도시의 ‘생산자’는 사람이다?
놀라긴. 도시생태계의 동물들에게 가장 중요한 먹이는 바로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야. 왜 쓰레기를 먹고 사냐고?
자연생태계의 먹이사슬은 영양분을 만드는 생산자(식물), 생산자를 먹는 1차 소비자(곤충, 초식동물), 1차 소비자를 먹는 2차 소비자(육식동물)로 이어져. 동물들이 죽고 나면 미생물이 몸을 분해해 영양분을 만들고, 생산자는 이 영양분으로 기름진 토양에서 광합성을 하지. 이 구조가 잘 되어 있는 생태계는 자신들의 힘만으로 살아가는 ‘자생 능력’을 갖춘 채 서로 먹고 먹히며 건강하게 살아가.
하지만 도시에서는 생산자 역할을 해야 할 녹지가 그 구실을 할 수 없어. 이미 이야기했듯이 토양이 건조하고 얕아서 자연에서처럼 미생물이 풍부하지도 않고 말이야. 이 때문에 도시에서는 자연생태계와 같은 먹이사슬이 사라졌지.
그대신 사람이 생산자부터 2차 소비자까지 모두 차지해 버렸어.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른 식물을 먹거나 그 식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통통하게 자란 가축도 잡아먹어.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쓰레기를 배출하지. 이 쓰레기가 도시 생물의 영양원이 되며 사람에 의존한 먹이사슬 아닌 먹이사슬이 만들어졌어.
즉 ‘생산자’가 사람이 되고, 나머지 소비자들은 모두 사람이 만든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특이한 생태계 구조가 된 거야. 이런 생태계를 ‘종속 영양 생태계’라고 해. 결국 쓰레기를 먹는 데 적응한 고양이, 참새, 비둘기, 쥐 같은 동물들만 도시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으로 남은 거란다.
비둘기가 도시로 다시 돌아온 이유는?
도시에 사는 대표적인 새로는 비둘기가 있어. 하지만 비둘기는 배설물이 산성이라 시멘트 건물을 녹이고, 몸에 붙은 병균을 퍼뜨릴 수도 있어서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골칫덩어리로 취급받고 있어.
그런데 이런 비둘기도 원래는 자연에서 곤충이나 곡물을 먹고 살던 야생동물이었어. 현재 도시에 사는 집비둘기의 조상은 지중해 연안에 사는 ‘바위비둘기’야. 바위비둘기는 기르기 쉽고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원전 5000년부터 애완용 집비둘기나 편지를 나르는 ‘전서구’로 길들였어. 유럽 사람들은 비둘기를 교배해서 아름다운 깃털을 자랑하기도 했지. 하지만 집비둘기가 반려동물로서 인기를 잃은 뒤에는 버려져서 다시 야생으로 돌아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