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일 담임선생님께 전화해서 제 짝 좀 바꿔달라고 해주세요~. 오늘 짝이 바뀌었는데 이상하게 생긴 애가 됐단 말이에요.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라 그런지 곱슬머리에 얼굴은 까맣고 쌍꺼풀은 굉장히 진해요. 많고 많은 애들 중에 왜 하필 그 애인지…. 정말 속상하다구요!
서로 다르게 생겼어요!
짝이 다르게 생겨서 싫다고? 피부가 까매서 싫은 거 아니니?
솔직히 금색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를 가진 친구가 훨씬 예쁘단 말이에요!
저런! 우리 인종이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나. 세상에는 하얀 피부에 파란 눈을 가진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단다. 피부색부터 팔다리의 길이, 코의 모양까지 제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 이 다양한 사람들을 몸이나 얼굴에 나타난 공통적인 특징들로 묶은 것이 인종이란다. 피부색, 앞니의 모양, 머리카락의 두께와 곱슬거리는 정도, 지문의 유형, 입술의 모양부터 특정 질병이나 혈액형의 비율 등 그 기준만도 수십 가지나 되지. 그리고 기준에 따라 적게는 3종, 많게는 60종으로 인종이 나뉜단다. 파란 눈에 흰 피부를 가진 친구도, 곱슬머리에 검은 피부를 가진 네 짝도 그 중 한 종에 속하는 거야. 더 좋은 인종과 나쁜 인종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흑인종
검은색 피부에 물결 모양 또는 짧고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가졌다. 콧구멍은 크지만 코는 낮다. 두껍고 넓은 입술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황인종 북방계
살구색 피부에 *몽고주름이 있고 머리카락은 검고 뻣뻣한 편이다. 얼굴은 대체로 넓적하고 광대뼈가 솟아 있다. 눈썹은 흐리고 코는 길지만 높이는 낮거나 보통이다. 입의 너비는 좁다.
*몽고주름 : 눈의 양 끝에 덮여 있는 눈꺼풀 주름
황인종남방계
날씬한 몸매에 팔과 다리가 길고 쌍꺼풀이 짙으며 눈이 크다. 아시아 지역에 비해 아메리카 지역에 살고 있는 황인종의 코가 더 높고 크다.
백인종
흰 얼굴에 눈 부분이 움푹 들어갔으며 눈이 크고 쌍꺼풀이 짙다. 머리카락은 곧거나 물결 모양으로 금색, 빨강색, 연갈색 등 다양하다. 눈동자는 파랑, 연한 회색, 짙은 회색, 연갈색 등이다.
수염이 많고, 코는 좁고 높다. 콧구멍은 세로로 길며 큰 편이고 입술은 곧고 얇다. 드니케르에 따르면 백인은 얼굴의 길이와 머리색, 키에 따라 여섯 집단으로 나눠진다. 그 중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푸른 눈에 평균 170㎝ 이상의 큰 키, 금발을 가진 백인이 많다.
DNA로 나누면 다섯 인종
DNA를 기준으로 보면 인류는 공통된 특성을 갖는 다섯 집단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지난 2002년 12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로젠버그 교수팀은 과거 어디에서 인종이 생겨났는지를 기준으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유럽 및 중앙아시아,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다섯 집단으로 인종이 구분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세계의 서로 다른 52개의 집단, 1056명의 혈액샘플에서 DNA를 분석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이 다섯 인종 간의 유전적 차이는 불과3~5%. 이 차이가 머리색부터 키, 코의 생김새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 가장 큰 유전적 차이를 보이는 곳은 아프리카와 호주이다. 반면 한국, 중국, 일본의 유전적 차이는 0.1% 미만으로 아주 작다.
오스트랄로이드
호주와 인근의 섬에 살고 있는 인종이다. 백인의 조상이지만 피부색은 초콜릿 색에 가깝다. 머리는 길고 좁으며 눈은 움푹 들어간 데 반해 턱은 나와 있다. 코는 낮고 넓으며, 입은 크고 입술은 두껍다. 고인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몸에 털이 많고 키는 중간 정도다. 머리털은 대다수 검지만 가끔 금발에 가까운 머리도 눈에 띈다.
우리 조상은 아프리카 사람?
세상에는 참 다양하게 생긴 사람들이 많네요!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이렇게 생겼었나요?
처음엔 모두 똑같이 생겼었단다. 아프리카 기원설에 따르면,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처음엔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살았다고 해. 그러다 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대륙 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대.
그리고는 그 곳의 기후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피부색과 체형 등으로 변해 현재의 다양한 모습이 됐다는 거지. 즉, 지금 우리는 살구색 피부에 쌍꺼풀 없는 눈을 가지고 있지만, 2000세대 정도 앞선 우리의 먼 조상은 검은 피부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흑인이었다는 거야. 너와 네 짝도 지금은 서로 다르게 생겼지만 아주 먼 친척인 셈이지. 그럼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❶ 5만 년 전, 빙하기가 시작되자 현생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아프리카는 메마른 사막으로 변했다. 현생 인류는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눠져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 집단은 남아시아 연안을 따라 남인도를 거쳐 호주로 이동했다.
❷ 다른 한 집단은 중동으로 향했다.
❸ 중동에 도착한 무리 중 일부는 풀을 찾아 이동하는 순록을 따라 중앙아시아로 갔다. 추운 지방에서는 순록의 가죽으로 집을 짓고 옷을
만들기 때문에 순록은 생존에 꼭 필요하다.
❹ 아프리카에서 중동에 도착한 무리는 중앙아시아와 인도, 동아시아로 이동했다. 동아시아에 도착한 집단은 험준한 티베트 고원을 피해 동남아시아로 갔다. 그 중 한 무리는 남쪽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남태평양 섬으로 갔다. 지금의 남방계 황인종이다. 또 한 집단은 중국으로
이동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갔다.
❺ 중앙아시아까지 온 무리 중 일부는 유럽으로 갔다.
❻ 계속 순록을 쫓아 이동하던 집단은 러시아까지 올라가 러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베링해를 건너 이동했다. 지금은 깊은 바다인 베링해는 당시 빙하기로 기온이 떨어지고 해수면이 낮아져 베링지아라는 새 대륙이 드러나 있었다. 그 결과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이어 주었다.
피부색과 몸은 환경에 적응한 진화의 선물!
제 먼 조상이 제 짝보다 더 피부가 검은 흑인이었다니! 말도 안 돼요! 흑인 조상에서 어떻게 저처럼 살구색 피부를 가진 자손이 나올 수 있겠어요! 그리고 피부색이나 눈코입의 생김새가 조금 바뀐다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커진다고요?
지금 우리의 생김새는 몇 만 년 동안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이야.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와 지형에서 살아남기 유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만 살아남아 자손에게 대물림한 거지. 어떻게 피부색과 콧구멍 크기 등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주는지는 지금부터 가르쳐 줄게.
열을 빨리 내보내는 두꺼운 입술, 큰 콧구멍, 짧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열대 지역 사람들의 두꺼운 입술과 큰 콧구멍은 열을 빨리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반면 작은 콧구멍은 추운 지방에서 동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작아 차가운 공기가 폐까지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주기 때문이다. 또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자외선을 막아 주고, 짧은 머리는 열을 바깥으로 빨리 내보내 준다.
몸을 보호하는 검은 피부, 비타민 D를 만드는 하얀 피부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 색소는 햇빛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 주는 자연 선글라스다. 피부는 햇빛을 많이 받으면 우리 몸
의 신경계를 발달시키는 물질과 정자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파괴한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와 같이 햇빛이 많이 내리쬐
는 열대 지역에서는 멜라닌 색소가 많은 검은 피부로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반면 뼈를 만들고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아야 몸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햇빛이 적게 드는 고위도에 사는 사람들은 최대한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 피부가 하얗게 변한 것이다.
몸을 시원하게 하는 날씬한 다리와 통통한 엉덩이
날씬한 다리와 통통한 엉덩이는 더위에 적응한 결과다.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음식이 풍부할 때 체지방을 몸에 저장한다. 그런데 지방층은 몸이 열을 내보내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열이 많이 나는 내장이나 근육을 지방층이 덮게 되면 더위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내장이나 근육이 없는 엉덩이로 지방층이 몰리게 되었다. 반면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체열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장이 있는 배에 지방층이 몰려 있다.
찬바람도 뚫고 나가게 하는 작고 두툼한 눈
우리가 속한 북방계 황인종은 3만 년 전 남방계 황인종의 일부가 북쪽으로 이동해 오늘날의 몽골고원과 고비사막에 살면서 생겨났다. 그런데 당시 내륙 아시아의 기후는 영하 50~60℃로 지금보다 훨씬 춥고 혹독했다. 이런 추위 속에서 살아야 했던 남방계 황인종은 점차 모습이 바뀌었다.
차갑고 센 바람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눈은 작아지고 몽고주름이 생겼다. 몽고주름은 눈 양 끝을 두툼히 덮으며 안구가 바람과 접촉하는 면을 줄여 준다. 눈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눈두덩에 지방이 쌓여 눈꺼풀도 두툼해졌다.
보이지 않아도 진화하고 있는 유전자
몸 속 유전자도 각 지역의 환경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우유를 소화시키는 유전자. 본래 인간은 어른이 되면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 우유를 소화시키는 젖당분해효소가 자라면서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축업을 주로 하는 유럽과 중동지역 사람들은 어른이 돼서도 우유를 잘 소화시킨다. 우유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남은 것이다. 또 산소가 부족한 4500m 높이의 고산 지대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일반 사람보다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말라리아로 사망률이 높은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사람들의 몸 속에는 일반인에 비해 더 강한 말라리아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 짝이 왜 피부가 검은지 이제 알겠니? 필리핀 같이 더운 기후에서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검은 피부가 필요했던 거야. 네 짝은 그런 필리핀 엄마의 유전자를 받았기 때문이고.
작은 생김새의 차이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이렇게 높여 주는 줄은 몰랐어요. 게다가 우리 모두가 같은 조상을 가진 먼 친척이라니…! 엄마, 이제 제 짝이 싫지 않아요. 오히려 환경에 적응한 모습이 멋져 보여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제 짝과 함께 태극전사를 응원할래요! 조상도
같고, 이제 사는 곳도 같은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니까요!
서로 다르게 생겼어요!
짝이 다르게 생겨서 싫다고? 피부가 까매서 싫은 거 아니니?
솔직히 금색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를 가진 친구가 훨씬 예쁘단 말이에요!
저런! 우리 인종이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나. 세상에는 하얀 피부에 파란 눈을 가진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단다. 피부색부터 팔다리의 길이, 코의 모양까지 제각기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 이 다양한 사람들을 몸이나 얼굴에 나타난 공통적인 특징들로 묶은 것이 인종이란다. 피부색, 앞니의 모양, 머리카락의 두께와 곱슬거리는 정도, 지문의 유형, 입술의 모양부터 특정 질병이나 혈액형의 비율 등 그 기준만도 수십 가지나 되지. 그리고 기준에 따라 적게는 3종, 많게는 60종으로 인종이 나뉜단다. 파란 눈에 흰 피부를 가진 친구도, 곱슬머리에 검은 피부를 가진 네 짝도 그 중 한 종에 속하는 거야. 더 좋은 인종과 나쁜 인종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흑인종
검은색 피부에 물결 모양 또는 짧고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가졌다. 콧구멍은 크지만 코는 낮다. 두껍고 넓은 입술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황인종 북방계
살구색 피부에 *몽고주름이 있고 머리카락은 검고 뻣뻣한 편이다. 얼굴은 대체로 넓적하고 광대뼈가 솟아 있다. 눈썹은 흐리고 코는 길지만 높이는 낮거나 보통이다. 입의 너비는 좁다.
*몽고주름 : 눈의 양 끝에 덮여 있는 눈꺼풀 주름
황인종남방계
날씬한 몸매에 팔과 다리가 길고 쌍꺼풀이 짙으며 눈이 크다. 아시아 지역에 비해 아메리카 지역에 살고 있는 황인종의 코가 더 높고 크다.
백인종
흰 얼굴에 눈 부분이 움푹 들어갔으며 눈이 크고 쌍꺼풀이 짙다. 머리카락은 곧거나 물결 모양으로 금색, 빨강색, 연갈색 등 다양하다. 눈동자는 파랑, 연한 회색, 짙은 회색, 연갈색 등이다.
수염이 많고, 코는 좁고 높다. 콧구멍은 세로로 길며 큰 편이고 입술은 곧고 얇다. 드니케르에 따르면 백인은 얼굴의 길이와 머리색, 키에 따라 여섯 집단으로 나눠진다. 그 중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푸른 눈에 평균 170㎝ 이상의 큰 키, 금발을 가진 백인이 많다.
DNA로 나누면 다섯 인종
DNA를 기준으로 보면 인류는 공통된 특성을 갖는 다섯 집단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지난 2002년 12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로젠버그 교수팀은 과거 어디에서 인종이 생겨났는지를 기준으로,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유럽 및 중앙아시아,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다섯 집단으로 인종이 구분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세계의 서로 다른 52개의 집단, 1056명의 혈액샘플에서 DNA를 분석해서 얻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이 다섯 인종 간의 유전적 차이는 불과3~5%. 이 차이가 머리색부터 키, 코의 생김새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 가장 큰 유전적 차이를 보이는 곳은 아프리카와 호주이다. 반면 한국, 중국, 일본의 유전적 차이는 0.1% 미만으로 아주 작다.
오스트랄로이드
호주와 인근의 섬에 살고 있는 인종이다. 백인의 조상이지만 피부색은 초콜릿 색에 가깝다. 머리는 길고 좁으며 눈은 움푹 들어간 데 반해 턱은 나와 있다. 코는 낮고 넓으며, 입은 크고 입술은 두껍다. 고인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몸에 털이 많고 키는 중간 정도다. 머리털은 대다수 검지만 가끔 금발에 가까운 머리도 눈에 띈다.
우리 조상은 아프리카 사람?
세상에는 참 다양하게 생긴 사람들이 많네요!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이렇게 생겼었나요?
처음엔 모두 똑같이 생겼었단다. 아프리카 기원설에 따르면,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처음엔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살았다고 해. 그러다 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대륙 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대.
그리고는 그 곳의 기후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피부색과 체형 등으로 변해 현재의 다양한 모습이 됐다는 거지. 즉, 지금 우리는 살구색 피부에 쌍꺼풀 없는 눈을 가지고 있지만, 2000세대 정도 앞선 우리의 먼 조상은 검은 피부에 날렵한 몸매를 가진 흑인이었다는 거야. 너와 네 짝도 지금은 서로 다르게 생겼지만 아주 먼 친척인 셈이지. 그럼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❶ 5만 년 전, 빙하기가 시작되자 현생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아프리카는 메마른 사막으로 변했다. 현생 인류는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눠져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 집단은 남아시아 연안을 따라 남인도를 거쳐 호주로 이동했다.
❷ 다른 한 집단은 중동으로 향했다.
❸ 중동에 도착한 무리 중 일부는 풀을 찾아 이동하는 순록을 따라 중앙아시아로 갔다. 추운 지방에서는 순록의 가죽으로 집을 짓고 옷을
만들기 때문에 순록은 생존에 꼭 필요하다.
❹ 아프리카에서 중동에 도착한 무리는 중앙아시아와 인도, 동아시아로 이동했다. 동아시아에 도착한 집단은 험준한 티베트 고원을 피해 동남아시아로 갔다. 그 중 한 무리는 남쪽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남태평양 섬으로 갔다. 지금의 남방계 황인종이다. 또 한 집단은 중국으로
이동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갔다.
❺ 중앙아시아까지 온 무리 중 일부는 유럽으로 갔다.
❻ 계속 순록을 쫓아 이동하던 집단은 러시아까지 올라가 러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베링해를 건너 이동했다. 지금은 깊은 바다인 베링해는 당시 빙하기로 기온이 떨어지고 해수면이 낮아져 베링지아라는 새 대륙이 드러나 있었다. 그 결과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이어 주었다.
피부색과 몸은 환경에 적응한 진화의 선물!
제 먼 조상이 제 짝보다 더 피부가 검은 흑인이었다니! 말도 안 돼요! 흑인 조상에서 어떻게 저처럼 살구색 피부를 가진 자손이 나올 수 있겠어요! 그리고 피부색이나 눈코입의 생김새가 조금 바뀐다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커진다고요?
지금 우리의 생김새는 몇 만 년 동안 환경에 적응한 결과물이야. 살고 있는 지역의 기후와 지형에서 살아남기 유리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만 살아남아 자손에게 대물림한 거지. 어떻게 피부색과 콧구멍 크기 등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주는지는 지금부터 가르쳐 줄게.
열을 빨리 내보내는 두꺼운 입술, 큰 콧구멍, 짧고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열대 지역 사람들의 두꺼운 입술과 큰 콧구멍은 열을 빨리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반면 작은 콧구멍은 추운 지방에서 동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작아 차가운 공기가 폐까지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주기 때문이다. 또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자외선을 막아 주고, 짧은 머리는 열을 바깥으로 빨리 내보내 준다.
몸을 보호하는 검은 피부, 비타민 D를 만드는 하얀 피부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 색소는 햇빛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 주는 자연 선글라스다. 피부는 햇빛을 많이 받으면 우리 몸
의 신경계를 발달시키는 물질과 정자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파괴한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와 같이 햇빛이 많이 내리쬐
는 열대 지역에서는 멜라닌 색소가 많은 검은 피부로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반면 뼈를 만들고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아야 몸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햇빛이 적게 드는 고위도에 사는 사람들은 최대한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 피부가 하얗게 변한 것이다.
몸을 시원하게 하는 날씬한 다리와 통통한 엉덩이
날씬한 다리와 통통한 엉덩이는 더위에 적응한 결과다.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음식이 풍부할 때 체지방을 몸에 저장한다. 그런데 지방층은 몸이 열을 내보내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열이 많이 나는 내장이나 근육을 지방층이 덮게 되면 더위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내장이나 근육이 없는 엉덩이로 지방층이 몰리게 되었다. 반면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체열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장이 있는 배에 지방층이 몰려 있다.
찬바람도 뚫고 나가게 하는 작고 두툼한 눈
우리가 속한 북방계 황인종은 3만 년 전 남방계 황인종의 일부가 북쪽으로 이동해 오늘날의 몽골고원과 고비사막에 살면서 생겨났다. 그런데 당시 내륙 아시아의 기후는 영하 50~60℃로 지금보다 훨씬 춥고 혹독했다. 이런 추위 속에서 살아야 했던 남방계 황인종은 점차 모습이 바뀌었다.
차갑고 센 바람이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눈은 작아지고 몽고주름이 생겼다. 몽고주름은 눈 양 끝을 두툼히 덮으며 안구가 바람과 접촉하는 면을 줄여 준다. 눈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눈두덩에 지방이 쌓여 눈꺼풀도 두툼해졌다.
보이지 않아도 진화하고 있는 유전자
몸 속 유전자도 각 지역의 환경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우유를 소화시키는 유전자. 본래 인간은 어른이 되면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 우유를 소화시키는 젖당분해효소가 자라면서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축업을 주로 하는 유럽과 중동지역 사람들은 어른이 돼서도 우유를 잘 소화시킨다. 우유에서 영양분을 섭취하는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남은 것이다. 또 산소가 부족한 4500m 높이의 고산 지대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일반 사람보다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말라리아로 사망률이 높은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사람들의 몸 속에는 일반인에 비해 더 강한 말라리아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 짝이 왜 피부가 검은지 이제 알겠니? 필리핀 같이 더운 기후에서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검은 피부가 필요했던 거야. 네 짝은 그런 필리핀 엄마의 유전자를 받았기 때문이고.
작은 생김새의 차이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이렇게 높여 주는 줄은 몰랐어요. 게다가 우리 모두가 같은 조상을 가진 먼 친척이라니…! 엄마, 이제 제 짝이 싫지 않아요. 오히려 환경에 적응한 모습이 멋져 보여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제 짝과 함께 태극전사를 응원할래요! 조상도
같고, 이제 사는 곳도 같은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