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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 연구원 사건의 진실을 밝혀라!

“사건이야! 소중한 내 뽀로로 인형이 사라졌어!”
우린 ‘어린이과학동아’ 명예기자답게 침착하게 수사를 시작했어. 증거보존을 위해 일단 사건 현장을 노란색 접근 금지 테이프로 두르고, 대체
누가 범인인지 찾기 위해 증거를 수집했지. 그런데 범인의 지문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검은 털과 핏방울, 그리고 무언가에 젖은 휴지만이 바닥에 놓여 있지 뭐야. 대체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우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찾았단다!

 

X파일 1 현장에 남은 증거를 찾아라!

우리는 우선 사건 현장에서 얻은 증거들을 확인해 보기로 했어. 현장에 남겨지기 쉬운 피나 침 등은 특별한 시약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

침과 머리카락은 범인의 DNA를 담고 있는 아주 중요한 증거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현장에서 얻은 증거를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분석한단다. 우리가 발견한 털과 침도 DNA를 분석해 보면 범인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나올거야. DNA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어.
 

살리재 시약은 침 속의 아밀라아제와 반응하여 노란색이 된단다. 휴지 조각을 넣었을 때 살리재 시약이 노랗게 변했으므로, 침이 묻어 있는
것으로 판명!

무색 말라카이트그린 시약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피와 만나면 사진처럼 푸른색으로 변해. 하지만 우리가 찾은 빨간 자국은 푸른색으로 변하지 않아서 피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

잠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인기를끈 드라마 ‘싸인’의 무대가 되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범죄를 수사하면서 찾아 낸 증거물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기관이다. 사건마다 증거물이 다르기 때문에 수사관들은 현장을 꼼꼼히 살핀 후, 증거를 모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법의학부와 법과학부, 그리고 유전자감식센터로 나눠져 있다. 법의학부에서는 법의학과 범죄심리, 문서나 영상 등을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고, 법과학부에서는 독물이나 마약, 그리고 아주 작은 증거물과 함께 화재, 폭발, 교통 사고 등을 담당한다. 유전자감식센터에서는 유전자와 관련된 모든 증거를 처리한다.

X파일 2 명확한 사건 현장을 밝혀라!

우리가 분석한 DNA는 강아지의 것으로 밝혀졌어. 생물마다 DNA 가 다르기 때문에 강아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 강아지라면…, 옆집에서 몽이라는 털이 검은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그렇다면, 유력한 용의자는 몽이! 평소에도 뽀로로 인형을 좋아하던 몽이가 열린 문으로 들어와 집 안을 엉망으로 만든 다음 인형을 물고 나갔을 가능성이 커.

DNA의 비밀

유전자를 만드는 DNA는 머리카락의 색 같은 생물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서로 다른 네 가지의 염기가 둘씩 짝을
이루며 DNA 이중나선구조를 만든다. DNA를 이루는 염기의 배열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나온 DNA와 용의자의 DNA 염기배열이 일치할 경우, 같은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198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수사에 도입된 이후, DNA 분석은 범죄를 수사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DNA를 분석하더라도, 비교해 볼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범죄 용의자의 DNA 분석 자료를 모으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지난 해 국회에서는 교도소에 복역하고 있는 성폭력, 살인, 강도 등 강력범의 DNA 자료를 만드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2010년 7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발생했던 사건 중 87건의 범인이 밝혀졌다. 이처럼 DNA 자료는 사건의 범인을 알려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함부로 다루면 안 되는 소중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DNA 자료를 만드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❶ DNA 이중나선구조의 모습.
❷ DNA 염기 배열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DNA 분석은 이 차이를 이용해 개인을 구분하는 것으로, 분석 결과가 그래프로 나타나면 용의자의 DNA 그래프와 같은지를 보고 범인을 가려 낸다.

잠깐! DNA 분석이 밝혀 준 35년 만의 진실

DNA 분석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범인으로 판결받았던 사람들의 누명이 밝혀지는 일들도 생겨났다. 미국에 사는 제임스 베인 씨는 21살이던 1974년, 아홉 살 남자 어린이를 유괴해 성폭행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베인 씨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결백을 입증할 자료가 없어서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보관된 증거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베인 씨는 35년 만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X파일 3 세상에 완전 범죄란 없다!

역시나! 몽이 집을 수색한 결과 뽀로로 인형을 찾을 수 있었어. 이번 일을 통해 과학수사에 DNA 분석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지.
물론 과학수사에서 DNA 분석 기술만 발달한 건 아냐. CCTV의 영상에서 범인의 얼굴을 추측할 수도 있고, 범인의 목소리를 분석해, 성별, 연령, 사는 지역 등을 추정할 수도 있거든.
어때? 과학 수사를 통해 사건을 밝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원들이 정말 멋지지 않니? 이곳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전자분석팀의 최동호 박사님께 여쭈어 봤어.

범죄 사건의 증거를 분석한다니 좀 무섭지만 아주 멋져 보여요. 어떻게 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일할 수 있나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어요. 각 분야를 오랫동안 공부해서 전문 지식을 가진 석사 학위 이상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답니다.

석사라니, 제겐 아직도 먼 이야기 같아요. 분야마다 서로 다른 전문가들이 일하는 건가요?

법의학 분야는 법의학이나 병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유전자 분야는 생명과학, 생화학, 생물공학 등의 전문가가 일하고 있어요. 실제 사건 현장에 나가거나 증거를 분석하고, 때로는 시체를 부검하면서 중요한 단서들을 찾아내는 거지요. 그러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 숙련된 연구원이라면 1㎕(100만분의 1ℓ)의 피에서도 DNA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1㎕는 마침표와 같은 작은 점 정도의 양이에요.

경험이 중요하군요! 범인이 아무리 증거를 조작해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작된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아무리 완벽하게 조작을 하려고 하더라도 어딘가 빈틈이 있기 마련이지요. 빈틈을 찾아서 피해자를 돕고, 범죄를 입증하는 것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목표랍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는 최동호 박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든든해졌어. 그리고 작은 증거에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단다.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날카로운 관찰력을 길러 보는 것은 어떨까? 미래의 중요한 사건을 풀어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원을 꿈꾸며 말이야.
 

2011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가희 기자
  • 기타

    고은서 명예기자
  • 기타

    최훈민 명예기자
  • 도움

    최동호 유전자감정팀장
  • 사진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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