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꼴을 해부하다
❶ 기둥: 홀자(모음)에서 세로로 길게 뻗은 획으로 글자내에서 가장 굵다. 과거 세로쓰기 한글에서는 기둥의 위치에 따라 글자의 가지런함이 결정됐다. 쓰기 방향 변화로 글줄 흐름에 대한 기여도는 줄었지만 시각적 안정감을 잡아주는 중심 역할을 한다.
❷ 부리: 획 끝의 돌기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 과거 붓으로 글씨를 쓸 때 획에 붓끝의 가는 부분이 드러났던 흔적이 이어져 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❸ 돌기: 줄기나 보의 첫 부분, 맺음 부분 등에 미세하게 튀어나온 부분이다. 한자에서도 같은 구조가 나타나는데, 국한문 혼용기를 거치며 한글에도 돌기가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돋움체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돌기의 유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❹ 삐침: 닿자(자음) ‘ㄱ ㅋ ㅅ ㅈ ㅊ ㅍ’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내려쓴 사선 획이다. 돋움체 계열에서는 ‘ㅅ ㅈ ㅊ’의 사선 획이 모두 대칭되는 형태가 자주 보인다. 삐침 획의 상단과 중단 사이는 내림, 중단부터 돌기 형태로 나타나는 부분은 내리점이라고 한다. 내림 없이 내리점만 점 형태로 있는 글자도 있다.
●한글 낱자의 기준선
한글은 글자에 따라 폭과 높이가 달라진다. 글자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기준선을 사용하고 있다. 디자이너에 따라, 글꼴에 따라 다른 기준선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글 글자의 조합 구조
한글은 닿자, 홀자, 받침이 옆 또는 위아래로 조합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 덩이 글자다. 일렬로 배열되는 로마자의 방식과 대비된다. 받침의 유무, 홀자의 종류에 따라 총 6가지 구조로 나뉜다.
로마자꼴을 해부하다
❶ 꼭대기(apex): ‘A’의 가장 윗부분으로 기본적으로 뾰족한 삼각형이지만 글꼴에 따라 평편하거나 사다리꼴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❷ 크로스바(crossbar): 세로획과 세로획을 이어주는 획이며 ‘A, H, e’ 등에서 나타난다. 대체로 수평이며 위로 획이 모이는 특성을 고려해 A의 크로스바를 H보다 가늘게 하는 경우도 있다.
❸ 팔(arm): 한글의 보에 해당하며 ‘E F K T V Y’ 등에서 나타난다. 끝이 한쪽이라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평으로 뻗거나 오른쪽 위로 상승하는 획을 가리킨다.
❹ 줄기(stem): 한글의 기둥에 해당하며 대개 글자 내에서 가장 굵다. 특히 세리프체에서는 다른 획과의 굵기 차이가 두드러진다.
❺ 세리프(serif): 획의 시작과 끝 부분에 나타나는 돌출된 형태다. 세리프체는 ‘O’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획에서 돌기가 나타난다. 세리프가 줄기와 이어질 때 직각이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채워지는 부분을 ‘브라켓(bracket)’이라고 부른다.
●로마자의 기준선
로마자에서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높이에 따라 글꼴의 분위기가 결정된다. 전체적인 균형을 완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선을 사용한다.
● 일정한 간격처럼 보이는 기술, 커닝
글자 사이를 일정한 간격으로 디자인하면 글자의 모양에 따라 멀어져 보이는 경우와 가까워 보이는 경우가 생긴다. 커닝은 글자의 모양에 따라 적절한 간격으로 조절해 시각적으로 균형있어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한글에서도 커닝을 활용하지만, 로마자는 글자의 모양에 따라 느껴지는 공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커닝 값 조절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