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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은 산업화 이후 지구 대기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유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 결과, 전 세계 대기 평균 온도는 이미 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0.4℃를 지키려면 기후변화의 주범인 탄소를 잡기 위한 기술이 필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잡는 기술을 알아봤다.

 

탄소 배출의 주범은 화석 연료다. 지구 대기 평균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 대기 중 탄소 농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다.


수력, 지열,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 신에너지가 후보로 거론된다. 재생에너지는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 땅속 마그마와 방사능이 만드는 에너지 등 이미 지구에 만들어진 에너지를 변환해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에 풍력 발전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연구가 시작됐고, 2000년대 이후 태양광 발전, 지열 발전 등이 도입되며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17년 정부는 탈원전 선언과 함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전체 발전량의 20%까지 확대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01
화석 연료를 대체할 
새 에너지원 찾는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가장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는 수소 에너지다. 수소는 우주에 가장 풍부한 원소인데다 물을 분해해 얻을 수 있어 원료 걱정이 없는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더구나 태우면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되므로 연소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 에너지 기술은 생산·저장·사용의 관점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아직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수전해 기술)도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지금은 주로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모아 활용하거나 천연가스에서 수소만 추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들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약점이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수전해 기술의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수전해에 필수지만 가격이 비싸 수소 생산 단가를 높이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백금 촉매를 대체할 그래핀이나 마그네슘 촉매를 개발하고 있다. 수전해에 필요한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수소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다 보니 다른 물질에 비해 질량 대비 부피가 크고, 저장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용량의 수소를 압축해 저장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수소를 극저온인 영하 253℃로 액화해 보관하는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LOHC)’ 기술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액화시켜 통에 담는 것이 아니라, 액상화합물에 수소를 결합시켜 화학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이다. 수소를 사용할 때는 온도를 250℃ 이상 올려 추출해 사용하면 된다. 분리된 액상화합물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02
공장·발전소 
배출 탄소 가로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시설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온실가스 저감 대책도 있다. 화석 연료를 태운 배출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기술인 탄소 포집 기술이다.


중공업처럼 대량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공장이나 발전소 굴뚝에 적용되는 기술로, 환풍기를 이용해 배출가스를 흡입한 뒤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걸러낸다. 가장 대표적인 포집 기술은 ‘습식 아민 포집법’이다.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질소화합물의 일종인 아민계열 흡수제에 녹여낸 뒤 가열해 포집하는 방법이다. 흡수제는 온도가 낮을 때는 마치 스펀지처럼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80~120℃ 이상으로 가열하면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배출한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때 적지 않은 에너지가 들고, 기술 적용시 전체 전력 생산 단가가 오히려 60~70% 증가할 정도로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현재는 암모니아수, 탄산칼륨 등 대체재를 이용해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효율적으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일단 고농도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저장 장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파이프라인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 미국에 있는 이산화탄소 파이프라인의 길이를 모두 더하면 7200km가 넘는다.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 힘든 경우 선박을 이용하기도 한다.


저장 장소에 도달한 이산화탄소는 주로 화학적 방법으로 변환해 저장한다.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저장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해양 산성화를 유발할 수 있어 2007년부터는 북동대서양 해양환경보호조약(OSPAR convention)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땅속이나 바닷속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직접 주입해 저장한다. 해저 750~1000m 깊이에서 이산화탄소는 초임계 유체 상태로 존재해 주변 지중 유체나 지층에 녹거나 내부에 갇힌다. 지중저장기술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과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실용성 높은 기술로 평가받는다. 1996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개발해 실제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를 칼슘, 마그네슘 등 금속산화물과 반응시켜 탄산염광물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03
예측하고 적응하고…
피할 수 없다면 대비하라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중이다. 지금도 많은 국가와 도시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의 피해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 확률이 높아진 극한기상 현상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한 연구가 있다. 주로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시간적 변화를 설명하는 방정식인 ‘기후 모형’을 이용해 계산한다.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비가역적기후변화연구센터는 2019년 31개의 기후 모형에 새로운 통계 기법을 적용해 기후변화 예측 모델을 제작했다. 과거 기후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를 토대로 각 기후 모형이 내놓는 미래 기후 전망치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doi: 10.1038/s41467-019-10561-x


안 교수는 “기후는 굉장히 비선형적으로 반응하는 시스템”이라며 “그 안에 존재하는 특이점을 찾아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이 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온난화가 시작된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작물 재배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극한기후에서도 생존력이 높은 작물을 개발하기도 한다. 지난해 1월 극지연구소가 개발한 벼는 남극 식물에서 발견한 유전자를 삽입해 온도와 습도 내성을 높였다.


방글라데시처럼 이미 기후변화에 의해 태풍과 폭우, 홍수 등의 피해를 자주, 강하게 겪고 있는 나라들은 좀 더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는 국토 대부분이 해발 10m 이내에 위치한 나라로, 해수면이 1.5m 상승하면 국토의 16%가 사라질 예정이다. 이미 잦은 범람을 겪고 있는 해안가 주민들은 수상가옥을 지어 생활하고, 물에 뜨는 정원(floating garden)을 만들어 조롱박, 단호박 등 각종 채소를 재배한다. 

 

●나라별  기후대책 전략

파리협정에 참여한 189개국(2020년 12월 18일 기준)은 한마음 한뜻으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상황, 자연환경, 인프라 등 저마다 사정에 따라 기후대응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한국환경공단 기후변화대응처와 함께 주요 국가 별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분석했다.


 

202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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