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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하늘 '외계인의 고향' 찾기

안드로메다자리 국부은하군

“저 혹시 고향이… 안드로메다 아니십니까?”

2003년 개봉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강만식(백윤식 분) 사장을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믿는 병구(신하균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외계인 이야기만 나왔다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안드로메다은하. 깊어가는 가을 밤하늘에서 ‘외계인의 고향’을 찾아보자.
 

안드로메다자리 근처에는 우리은하의 이웃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와 삼각형자리 나선은하(M33)가 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겉보기 밝기가 5등급으로 맑은 날 어두운 곳에 가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안드로메다은하가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 외계인과 관련된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고 큰 은하기 때문이다.

3000억 개가 넘는 별로 이뤄진 대형은하인 안드로메다은하는 밝기가 5등급이라 어두운 곳에 가면 가을철 맑은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겉보기 크기(시직경)는 2°로 보름달이 4~5개 들어갈 정도 크기다.

안드로메다은하가 우리은하와 ‘쌍둥이 은하’라고 불릴 만큼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한데다 약 220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웃은하라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의 지름이 각각 10만 광년과 16만 광년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은하를 지름이 2cm인 동전에 비유하면 동전 2개가 44cm 떨어져 있는 상황에 견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하 주변에 안드로메다은하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주변에는 또 다른 대형은하인 삼각형자리 나선은하 M33을 비롯해 여러 개의 은하가 밀집해 있다. 우리은하를 중심으로 반지름 300~400만 광년 범위에는 안드로메다은하를 비롯한 외부은하가 십여 개 있는데 이들을 합쳐 ‘국부은하군’이라 부른다.

안드로메다은하를 찍은 고해상도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부은하군에 속하는 작은 은하를 더 찾을 수 있다. 안드로메다은하의 핵 위아래에 별보다 조금 더 크고 뿌연 천체 2개가 있는데, 이들은 각각 M32와 M110이라는 안드로메다은하의 위성은하다. 이들은 서로 중력을 미치며 안드로메다은하 주변을 움직인다.

안드로메다은하와 마찬가지로 대형은하에 속하는 우리은하도 위성은하를 갖고 있다. 가장 유명한 은하가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다. 이 두 은하는 서기 964년 아라비아의 천문학자 알 수피가 처음 발견해 언급했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16세기 초 포르투갈의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배를 타고 세계일주를 하던 중 남반구 밤하늘에서 이 은하를 발견하고 과학자들에게 알린 일이 계기가 돼 마젤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은하에서 17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대마젤란은하는 대형 은하 중에서는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깝다. 그래서 밤하늘에서 엄청나게 크게 보인다.

시직경이 10° 가량으로 보름달이 20개 들어갈 만한 크기다. 밝기는 약 0.1등급으로 맨눈으로 보면 뿌연 구름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젤란은하는 적도 근처나 남반구에서만 볼 수 있다.

마젤란은하에서 우리은하를 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우리은하의 크기와 밝기 그리고 두 은하 사이의 거리를 고려하면, 밝기 -2등급에 시직경이 약 40°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의 원반형 나선은하를 상상할 수 있다.

더구나 마젤란은하에서는 우리은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상이라 우리은하의 빛을 가리는 성간먼지나 암흑물질의 방해를 받지 않기 때문에 하늘의 약 4분의 1을 덮는 장관을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궁수자리에 있는 NGC6822나 사자자리에 있는 LEO1도 우리은하의 위성은하다. 이 두 은하는 우리은하에서 약 50만~1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01안드로메다은하의 핵 위아래에는 별보다 조금 더 크고 뿌연 천체 2개가 있는데 이들은 안드로메다은하의 위성은하인 M32와 M110이다. 02 우리은하를 중심으로 반지름 300만~400만 광년 범위에는 외부은하가 10여 개 있는데 이들을 모두 합쳐‘국부은하군’이라고 부른다.


은하세계에도 ‘약육강식’ 통해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는 무엇일까. 천문학자들은 최근 몇년 사이에 마젤란은하보다 우리은하에 더 가까이 있는 작은 은하를 여럿 발견했다.

대표적인 예가 1994년 발견된 궁수자리 왜소타원은하(SagDEG)다. 이 은하는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위쪽으로 5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며 태양에서는 7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지름이 1만 광년 정도로 작은 이 은하는 은하의 일부가 현재 우리은하 평면에 거의 수직 방향으로 걸쳐 있다. 그래서 이 부근에 있는 어떤 천체는 왜소타원은하 소속인지 아니면 우리은하 소속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소형망원경으로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상성단인 궁수자리 M54는 그동안 이런 혼란의 중심에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그동안 M54를 우리은하에 포함된 천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M54가 우리은하가 아니라 궁수자리 왜소타원은하 중심부에 있는 성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3년에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천문학자팀이 왜소타원은하보다 우리은하에 더 가까운 은하를 발견했다. 바로 큰개자리 왜소은하가 주인공이다. 이 은하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약 4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과의 거리는 불과 2만5000 광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은하는 크기가 작은데다 겨울철 은하수 중심의 암흑물질과 먼지에 가려 그동안 발견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 은하를 이루는 많은 천체들이 큰개자리 주변에 흩어져 있어 어려움이 더했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워 적외선 관측으로 발견했다.

이 은하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천체는 NGC1851라는 구상성단으로 큰개자리를 벗어나 비둘기자리에 있다. 이렇게 왜소은하를 이루는 천체들이 넓게 흩어진 이유는 왜소은하가 우리은하를 통과할 때 우리은하의 중력이 이들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인 이 두 은하는 현재 우리은하를 통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은하를 이루는 천체들은 우리은하의 엄청나게 큰 중력에 이끌려 흩어진다.

천문학자들은 두 은하가 수 억년동안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결국 우리은하에 모두 흡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허하고 조용할 듯 보이는 은하의 세계에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하는 셈이다.


이달의 천문현상_소행성 세레스를 찾아보자.
 

소행성 세레스의 위치^세레스는 11월에 황소자리에서 고래자리로 넘어간다. 9일 충의 위치에 이르며 가장 밝아진다. 하지만 밝기가 7등급 정도라 쌍안경이 있어야 볼 수 있다.


1801년 1월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주세페 피아치가 황소자리에서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행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피아치는 건강이 악화 돼 이 행성을 6주 동안밖에 관측하지 못했다.

그가 다른 천문학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을 때는 이 천체가 이미 태양 뒤편으로 자리를 옮긴 뒤라 밤하늘에서 관측할 수 없었다. 게다가 관측기록이 너무 적어 이 천체가 언제쯤 다시 나타날지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어렵게 발견한 행성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을 반전시킨 사람은 독일의 천재 수학자 칼 가우스였다. 당시 불과 24살이었던 가우스는 6주의 관측 기록만으로 이 행성의 궤도를 계산했다. 피아치가 이 행성을 처음 발견한지 꼭 1년 되는 날, 가우스가 예측한 위치에서 세레스가 빛나고 있었다.

세레스가 발견된 뒤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지금까지 8만 개가 넘는 소행성이 발견됐다. 이들 소행성 가운데 가장 크고 밝은 세레스를 가을 밤하늘에서 찾아보자.

세레스는 현재 황소자리에서 고래자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11월 9일 충의 위치에 온다. 즉 지구에서 볼 때 태양 정반대편에 있으므로 이 날을 전후해 자정 무렵 하늘 높이 가장 밝게 빛난다. 세레스는 가장 밝을 때가 7등급으로 맨눈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쌍안경을 이용하면 밝기가 7등급 이상인 별까지 표시돼 있는 별자리 지도를 참고해 세레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별자리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은 7등급 천체가 있다면 세레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만약 그 천체가 정말 세레스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며칠 더 관측해 보자. 세레스는 충의 위치에 있을 때 하루 사이에 대략 달 시직경의 절반만큼 이동한다. 따라서 2~3일만 관측해도 주변별과 세레스를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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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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