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마술사용 카드
마술이 더 잘 보이도록 일반카드보다 크다. 정성훈(06학번) 씨의 특기는 카드 마술이다.
정 씨는 중학교 때 마술을 시작해 올해로 8년째를 맞는 베테랑이다.
B 고양이 액자
빨간 손수건으로 덮으면 고양이의 눈이 사라지는 액자 마술.
김희영(07학번) 씨는 “새로운 마술도구를 직접 만드는 일은 마술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C 링
고리처럼 하나로 연결된 링이 눈 깜짝할 사이에 분리된다. 황태운(08학번) 씨는 평소에는 약간 소극적이지만 공연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D CD
최정민(07학번) 씨는 CD를 자유자재로 사라지게 만드는 ‘CD마술의 달인’이다.
최 씨는 언젠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처럼 헬기를 없애고 만리장성을 사라지게 하는 큰 규모의 마술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E 플로팅 로즈
공중에 뜬 흰 ‘종이’ 장미가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곽현정(08학번) 씨는 “마술공연 연습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F 로프
이미리내(08학번) 씨의 특기는 2m 길이의 로프가 3갈래로 끊어졌다가 다시 하나로 붙는 로프 마술이다. 이 씨는 우연히 마술공연을 본 뒤 마술의 매력에 이끌려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자, 여기를 보세요. 얍!”
왼손에 있던 음악 CD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딱’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손에 나타난다. 2m 길이의 로프는 조각조각 끊어졌다가 콧기름을 바르자 다시 하나로 붙는다.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고려대 마술동아리 ‘미스디렉션’(misdrection) 회원들의 시범 공연에 박수와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미스디렉션’은 마술사가 트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객의 시선을 다른 곳에 집중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마술사가 갖춰야할 기본 기술 중 하나지만 가장 중요한 기술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뛰어난 화술이나 동작이 여기에 해당한다.
2003년 마술에 관심 있는 학생 2~3명이 모여 만든 미스디렉션은 올해로 6기 회원을 모집했다. 동아리가 생긴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회원들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대학마술동아리연맹(SKUM)에 가입된 13개 대학 마술동아리 회원들이 연말에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겨루는 일종의 아마추어 마술 경연대회인 ‘하이라이트 쇼’에서 매년 미스디렉션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는 각 학교를 대표하는 마술사 1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올해는 회장 최정민(07학번) 씨가 CD를 자유자재로 사라지게 했다가 다시 나타나게 하는 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씨는 “시상을 하거나 순위를 가리지는 않지만 학교를 대표해 나가는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6일에는 동아리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정기 공연이 고려대 4·18기념관 강당에서 있었다. 회원들은 마술 공연 팀과 무대 조명, 음향 등을 조절하는 스텝, 연출과 홍보를 맡은 기획팀으로 나눠 여름방학부터 9월까지 총 세 달을 공연 준비에 쏟았다. 마술공연을 할 때는 마술사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팀원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민영(08학번) 씨는 “마술은 일종의 종합 예술”이라며 “음향과 조명, 마술공연 3박자가 맞아야 멋진 공연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공연 한 번 할 때마다 회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적지 않다. 회원마다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90만 원까지 든다. 마술 도구들이 수입품이 많아 비싸기 때문이다. 개인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면서도 회원들이 마술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정성훈(06학번) 씨는 “관객들이 환호할 때면 소름이 돋을 정도의 희열을 느낀다”며 “이 희열을 느끼기 위해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황철호(07학번) 씨는 “마술에서 다양한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며 “마술을 눈속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마술은 과학”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겨울방학에는 양로원이나 고아원을 찾아가 공연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정민 씨는 “미스디렉션은 더 많은 사람이 마술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공연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