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3D 지도 최초 작성
일본은 1990년 기술 검증 위성인 ‘히텐(Hiten)’을 쏘아 올려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달의 중력을 이용한 궤도변경 실험 등 달 탐사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히텐은 1993년 4월 10일 달의 분화구인 스테비누스와 푸르네리우스 사이에 계획대로 충돌하면서 임무를 종료했다.
일본이 처음으로 달 탐사에 성공한 건 2007년 9월 14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셀레네(SELENE) 1호 위성이다. 셀레네는 ‘가구야’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일본 전래동화에 나오는 달에서 온 공주를 뜻한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셀레네 1호를 통해 세계 최초로 달 전체의 3차원(3D) 지도를 제작했고, 빛이 닿지 않는 달 분화구 내부 지형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JAXA는 ‘우즈메(UZUME)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밝혔는데, 우즈메 프로젝트의 핵심은 로버를 실은 셀레네 2호를 달에 보내 땅 속을 조사하는 것이다. 달의 표면은 고운 먼지와 모래 입자 등으로 구성된 레골리스로 덮여 있는데,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지금까지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셀레네 2호는 무게 약 100kg인 로버를 싣고 달 표면에 착륙하고, 이 로버가 2주 동안 달의 지반을 탐사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달에 기지를 건설할 만큼 땅이 단단한지, 물이나 건축 자재를 조달할 수 있을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셀레네 2호는 2015년 3월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현재 일본은 미국의 달 유인 탐사와 달 기지 건설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시도 ‘노조미’
현재까지 일본이 수행한 화성 탐사 임무는 단 한 차례다. 일본어로 소망이라는 뜻을 가진 탐사선 노조미(NOZOMI‧PLANET-B)가 그 주인공이다. 1988년 옛 소련이 발사한 포보스 2호가 교신이 끊기기 직전에 태양 반대쪽의 화성 대기에서 산소의 존재를 확인한 뒤 화성 탐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이때부터 일본도 화성을 포함한 행성 탐사 계획인 노조미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노조미는 1998년 7월 3일 캐나다, 독일, 스웨덴, 미국 등이 제공한 탐사 장비 14종을 싣고 마침내 우주로 날아 올랐다.
노조미는 1999년 10월 11일경 화성 상공 약 4만7500km 타원 궤도에 안착할 예정이었다.
화성 대기권의 상부가 태양풍과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성의 희박한 대기권에서 산소 분자가 탈출하는 경로에 대한 데이터도 얻어낼 계획이었다. 여기에 포보스와 데이모스 등 화성의 두 위성도 촬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998년 12월 20일 달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의 속도를 조절하던 도중 밸브에 문제가 생겨 예상보다 많은 연료를 소모했고, 이로 인해 노조미는 2002년 12월과 2003년 6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지구 중력권을 근접 통과하면서 다시 속력을 얻어 화성으로 향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노조미는 수정된 계획대로 속력을 얻었지만, 화성 궤도 진입 예정일을 5일 앞둔 2003년 12월 9일 주엔진이 망가졌고, 결국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착륙선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의 살균 작업을 하지 않았던 노조미는 남은 보조엔진의 도움으로 화성 충돌을 가까스로 피했고, 예정됐던 임무는 모두 취소됐다. 노조미는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뿐 지금도 화성 궤도를 돌고 있다. 일본은 2019년 7월 현재 자체적인 화성 탐사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주에 머물기 위한 필수품, 우주화물선
일본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짐을 전달하기 위해 H-ⅡB 로켓을 사용하고 있다. 2009년 기술 검증을 위한 시험 발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7번의 임무를 수행했고, ISS로 짐을 보내는 데 모두 성공했다. 일본은 달 궤도 정거장인 ‘게이트웨이’에 들어갈 우주비행사 거주 모듈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