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미세먼지가 뿌옇게 하늘을 뒤덮은 날, 집 안에 잔뜩 사다 놓은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KF94)를 집어 들었다. 마스크가 얼굴을 꽉 조이면 숨이 차는 데다 얼굴에 자국도 남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120μm/m3를 넘는다는 예보에 안 쓸 수가 없다.

 

마스크의 효과에 대한 반응도 저마다 다르다. ‘써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오히려 마스크를 쓰면 건강에 안 좋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의 일차적인 효과는 인정하고 있다.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며 “건강한 사람도 외부 활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또 “최근 미세먼지의 여러 성분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스크와 달리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는 호흡이 가빠질 수 있어 호흡기가 약하거나 폐 질환 환자에게는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입자 대부분 걸러내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3월 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에서 ‘마스크 밀착도 검사’를 직접 진행했다. 평소처럼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쓴 다음, 마스크 안쪽에 센서를 넣어 마스크 안팎의 미세먼지 농도차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마스크 고리를 귀에 걸고 콧등 부분을 뾰족하게 만든 뒤, 양 볼에 달린 끈을 잡아 당겨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시켰다. 꼼꼼히 잘 썼는데도, 측정 결과 밖에서 안으로 유입되는 먼지가 약 13.58%로 나타났다. 공기 중에 먼지가 1만 개라면 그 중 1358개는 마스크와 피부 사이의 틈을 통해 들어온다는 얘기다. 배 단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장하는 대로 올바르게 착용할 경우 약 5%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 3종(KF80, KF94, KF99)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마스크 등급을 나타내는 수치는 미세먼지 입자를 차단할 수 있는 비율(%)이다.

 

연구팀은 자동필터 검사장비에 마스크를 넣고, 염화나트륨이나 파라핀오일을 에어로졸 형태로 마스크 안면부에 통과시킨 뒤 분진포집효율을 쟀다.

 

염화나트륨 입자는 지름이 평균 약 0.6μm인 사면체 결정으로 황사나 고체먼지에 해당하고, 파라핀오일 입자는 지름이 평균 0.4μm인 액체로 세균이나 액상 대기오염물질 역할을 한다.

 

박원희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는 “마스크의 미세먼지 차단성능을 검사한 결과 KF80은 입자를 80% 이상, KF94는 94% 이상, KF99는 99% 이상 각각 걸러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마스크의 경우 미세먼지 입자 차단 효율이 약 46%로 낮게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일반 마스크는 큰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미세먼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문제”라며 “개인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권유하는 일도 좋지만, 노후 발전소를 없애는 등 사회적인 차원에서 미세먼지 양을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중일이 미세먼지 이슈에는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배 단장은 “미세먼지를 저감하려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미세먼지 속으로

Part 1. 예보, 못 믿겠다?

Part 2. 중금속, 발암물질이다?

Part 3. 디젤차가 주범이다?

Part 4. 중국 탓에 심해졌다?

Part 5. 서울이 가장 심하다?

Part 6. 일반 마스크도 효과 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화학·화학공학
  • 의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