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귀한 물건이니 비쌀 수밖에 없군 그래! 역시 나 금도니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그런데 요즘 금을 왕관이나 반지, 금괴 말고도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대체 누가, 왜 그러는 거지?

스마트폰 속에도, 몸속에도 금이!
화학에서는 금을 ‘안정적인 금속’이라고 표현해요. 철이나 구리 등 다른 금속은 산소를 만나면 녹이 슬고 색이 변하지만, 금은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요. 염산이나 황산 같은 강력한 산성 물질을 만나도 녹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유지합니다.
또 금은 전기가 잘 통하는 성질 덕분에 미세한 전기 신호도 손실 없이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요. 전자기기의 회로 전체에 금을 입히거나, 금으로 아주 얇은 선을 만들어서 신호를 전달하는 용도로 쓰죠.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손석수 교수는 “1g의 금을 2km 이상의 가늘고 긴 실로 뽑을 수 있고, 0.1µm(마이크로미터)●이하의 얇은 박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전자산업,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등 우주공학 분야에서도 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은 의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재료입니다. 몸 안에 들어가도 알레르기나 염증 등의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그대로 다시 배출되어서 안전하죠. 이러한 안정성 덕에 금니 등 치아 보철물, 인공관절의 부품 등을 금으로 만들어서 씁니다.
최근에는 금이 암을 치료하는 재료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지난 1월 10일, 전남대학교와 영국 워릭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금 나노 입자로 대장암의 광열치료, 가스치료, 면역치료를 한 번에 진행하는 삼중 치료법을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금에 질소 산화물을 내뿜는 물질 등을 섞어서 새로운 나노 입자를 만들었어요. TAGNO라고 이름 붙은 이 입자는 레이저를 맞으면 열과 질소 산화물 가스를 내뿜어서 암세포를 죽게 만들어요.
이렇게 암세포 하나가 죽으면, 주변에 있던 다른 세포들에게 신호가 전달돼요. 암세포나 감염원을 공격하는 T세포가 죽은 암세포 근처로 쫓아와 다른 암 세포들도 없애고, 암세포가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막습니다. 연구를 이끈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박인규 교수는 “TAGNO의 효과가 매우 우수해서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양을 치료하는 데도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금으로 암을 치료하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