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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바닷속 소용돌이 에디(EDDY)를 아시나요?



싸이클론, 태풍, 허리케인…, 위치만 다를 뿐 대표적인 열대저기압이다.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회오리 형태의 구름 모양이 선명하다. 이런 소용돌이가 바다 위에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모든 바다 속에는 크고 작은 소용돌이 ‘에디(Eddy)’가 언제나 존재한다. 에디는 크기가 반경 몇 십m에서 100km가 넘는 것도 있다.

에디는 해저 지형 때문에 발생한다. 해류와 돌출된 지형이 기본 조건이다. 수도꼭지에 호스를 끼우고 물을 세게 틀어놓아 보자. 처음에는 잠잠하던 호스가 물을 점차 세게 틀면 끝부분이 머리를 흔드는 뱀처럼 요동을 치며 움직인다. 천천히 흐르던 해류도 유속이 빨라지면 수도꼭지에 끼운 호스처럼 움직인다. 뱀처럼 움직이던 해류가 돌출된 지형을 만나면 구불구불한부분이 원 형태를 이루면서 물줄기가 하나 떨어져  나온다. 이것이 바로 소용돌이 에디다.

에디는 스스로 회전을 하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육지의 하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지만 땅과의 마찰 때문에 금방 소멸된다. 반면 넓은 바다에서는 에너지가 소비될 때까지 계속 남아 있는다. 에디는 심해에도 존재한다. 심층을 흐르는 해류가 돌출 지형을 만나서 속도가 변하면 생길 수 있다.

에디는 모양과 크기, 내부 에너지에 따라 1~2년이나 지속되기도 한다. 때문에 바다 전체에 항상 꽉 차 있다. 1년이 지난 것도, 1~2주밖에 안 된 것들도 있다. 에디는 덧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벼운 존재가 아니다.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 박사는 “에디는 하나의 고립된 현상이기 때문에 내부와 외부의 수온이나 염도 차, 밀도 차, 플랑크톤 함유량이 달라진다”며 “바닷속에서 수없이 많은 에디들이 떠다니며 해양 환경과 생태계를 다이내믹하게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씩 따져 보자. 수온은 소용돌이 내부가 바깥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고기압, 저기압과 유사한 형태다. 염분도 마찬가지다. 염도가 내부에서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이는 밀도의 차이를 만든다. 반경 100km 크기를 감안해 볼 때 수온과 밀도의 차이는 국지적인 기상 현상을 만든다. 소용돌이가 지닌 에너지가 주변 해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디 때문에 생태계도 달라진다. 소용돌이 내부의 바닷물에 식물이나 동물 플랑크톤이 부족한 상태로 1~2년간 고립된 채 유지된다면 에디 내부의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경 100km가 넘는 에디라면 그 피해는 더욱 커진다.

해양물리학자들은 에디의 생성과 특성, 소멸 등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한번 생겨난 에디의 형태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발생되는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에디를 연구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해양 환경을 예보하기 위해서다. 이재학 박사는 “태풍의 발생과 소멸에 대한 연구만큼 에디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인근 바다에 생성된 ‘에디(Eddy)’를 촬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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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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