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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vs 호세 홈런 경쟁 누가 이길까

8월 21일 현재 31개로 홈런 1위인 삼성의 이승엽. 그 뒤를 30개의 홈런으로 바짝 쫓아가는 롯데의 호세. 올 프로야구 시즌에서 홈런왕은 과연 누가 차지할까.

홈런을 잘 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빠른 방망이다. 홈런왕은 보통 선수보다 방망이 속도가 시속 10-20km 정도 더 빠르다. 이를 얻으려면 강력한 파워를 갖춰야 한다. 타자들은 근력을 키우기 위해 동절기뿐 아니라 시즌 내내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또한 허리가 잘 돌아가야 하고, 하체가 튼튼해서 타격자세가 흔들리지 않아야 방망이를 빨리 휘두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망이 속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요소인 방망이 자체의 회전에는 손목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야 한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어떨까. 이승엽의 트레이드마크는 외다리 타법. 이 타법은 한쪽 다리를 올렸다가 몸의 중심을 앞으로 이동하면서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방망이에 실어주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외다리 타법의 경우 ‘힘을 몰아친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변화구에 약하다는 것. 외다리 타법을 구사하는 타자는 한쪽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면서 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이밍을 맞춘다. 대개 타이밍을 직구에 맞추기 때문에 느리게 오는 변화구를 제대로 칠 수 없다. 그러나 이승엽은 외다리 타법의 이 단점을 극복해서 성공한 경우다.

하지만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 때 이승엽이 외다리 타법을 포기했었다. 그가 타격폼을 바꾼 이유는 특별히 몸쪽으로 들어오는 변화구에 약하다는 단점이 상대팀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타격을 바꾼 결과 타율은 높아졌지만 대신에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타이밍을 맞추기는 쉬워졌지만 파워가 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승엽은 시즌이 시작되면서 외다리 타법으로 복귀했다.

호세의 경우는 어떨까. 만약 1루에 도루를 잘하는 주자가 나가있다면, 투수가 변화구보다 직구를 던져야 유리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직구보다 느린 변화구를 던지면 1루의 주자가 도루를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자는 투수가 직구를 던질 거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미리 직구에 맞는 타이밍을 준비한다. 따라서 홈런을 칠 가능성은 높아진다.

맥과이어와 소사 관계와 비슷

호세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것. 마치 마음을 읽는 듯 투수가 다음에 무슨 공을 던질지 미리 눈치를 챈다. 야구의 표현에 따르면 ‘수읽기에 능하다’는 것. 물론 강한 파워 면에서 호세는 이승엽을 앞지른다. 뿐만 아니라 찬스에 강하다. 예를 들어 9회말 동점 상황에서 홈런을 친다면 게임은 끝나고 상황이 종료된다. 팀이 위기 상황일 때 홈런을 친다면 더이상 반가울 수가 없을 것이다. 호세는 이 면에서 매우 강하다.

반면 이승엽의 경우 찬스에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이 상대보다 한참 앞서가는 상황이거나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친다면 팀의 입장에서는 별 ‘영양가’가 없다. 호세가 찬스에 강할 수 있는 이유는 경기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주자가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적절히 배분해 찬스가 오면 때를 놓치지 않고 충분히 능력 발휘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면에서 이승엽과 호세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맥과이어와 소사와의 관계로 비유되기도 한다. 1998년 맥과이어는 한 시즌에 70개의 홈런을 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에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68개의 홈런을 친 소사에게 MVP가 돌아갔다. 그 이유는 소사가 찬스에 강했기 때문. 호세는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의 올스타였던 36세의 노장이다. 반면 이승엽은 25세로 아직 젊고 패기에 차있다. 이 둘의 홈런 경쟁이 과연 어떻게 끝날지 사뭇 기대가 된다.
 

200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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