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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근접 촬영한 혜성 ‘하틀리(Hartley)2’]
 
눈에 보이는 푸른 바다는 거대하다. 바다의 수심이 평균 4000m에 달한다는 걸 떠올리면 바닷물의 양은 압도적이다. 표면적이 가장 넓은 태평양이 약 1억 6500만㎢ , 대서양이 약 9800만㎢, 인도양이 약 6500만㎢로 남극해와 북극해를 합하면 전체 면적은 약 3억 6000만㎢에 달한다. 한반도 면적이 22만 2000㎢로 태평양은 한반도보다 약 750배 넓다. 바닷물의 양도 엄청나다. 면적과 평균 수심으로 계산한 바닷물의 양은 약 13억 7000만㎦로 무게로 환산하면 1.37×1018t이다. 저토록 많은 바닷물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바닷물의 기원을 찾으려면 우선 지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주의 가스와 먼지의 소용돌이가 태양을 만들고 주변 물질이 엉켜 지구가 만들어진 것으로 설명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원시대기에 포함된 수증기가 비가 돼 내리고 고인 것이 바다의 시초라고 설명했다. 이 이론이 맞다면 바다는 약 40억 년 전에 생겼다.

이와는 달리 이탈리아 니스대 알렉산드로 모르비델리 박사는 ‘물의 소행성 기원설’을 처음 제기했다. 이 이론은 이렇다. 태양계에 있는 목성이 강한 중력으로 소행성들의 궤도를 뒤엉키게 만들고 많은 소행성들이 서로 합쳐졌다. 이 때 물이 있는 소행성이 초기 지구에 충돌해 바다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 가설은 많은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지구가 태어난 초기부터 물이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지난 2001년 네이처에 논문이 하나 실렸다. 약 44억 년 전에 만들어진 광물 지르콘을 조사한 결과 물이 있는 곳에서 생성됐다는 것이다. 지구 생성 당시 먼지 알갱이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바닷물의 기원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다른 이론으로 혜성기원설이 있다. 지구에 떨어진 얼음 혜성이 바닷물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혜성기원설은 지구가 만들어질 때 온도가 너무 높아 많은 물질들이 우주로 날아갔다고 말한다. 지구가 식었을 때는 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음으로 이뤄진 작은 혜성들이 건조한 초기 지구와 부딪치면서 물을 가져왔다고 한다. 지난해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 과학자들은 ‘하틀리2’라는 작은 혜성에서 발견한 물 성분이 지구의 물과 똑같다는 사실을 발견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바닷물의 혜성기원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미네랄도 볼수록 신비롭다. 미네랄 성분은 바다 어디서나 비율이 일정하다. 칼륨을 1이라고 봤을 때 나트륨과 마그네슘, 칼슘이 각각 27.8, 3.3, 1.1의 비율이다. 이른바 일정성분비의 법칙이다. 이 법칙이 성립하는 이유는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칼륨이 물에 잘 녹고 침전하지 않는 데다가 거대한 바닷물 속에서 순환하면서 섞이기 때문이다(하천의 하류와 만나는 곳, 사해 같은 고립된 바다는 적용되지 않는다). 염소와 결합한 나트륨(염화나트륨)의 비율이 가장 높아 바닷물에서 짠맛이 난다.

왜 이러한 비율로 미네랄이 바닷물 속에 일정하게 녹아들어갔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지구 초기인 수십억 년 전 여러 물질들이 바닷물에 녹아들고 또 수십억 년 동안 순환해 섞이면서 이뤄진 결과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44억 년 전 만들어진 지르콘 광물이 물이 있는 곳에서 생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지구 생성 당시부터 물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NASA는 혜성 근접 관측을 위한 ‘에폭시’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010년 혜성 ‘하틀리2’ 근접 촬영에 성공했다. 사진은 하틀리2를 근접촬영하는 장면을 사실에 가깝게 그린 상상도. 2011년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과학자들이 하틀리2에 지구와 성분이 같은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바닷물의 혜성기원설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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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우리를 유혹하는 바다의 비밀들
Part 1. 바닷물은 어디서 왔는가?
Part 2. 바닷속 소용돌이 에디(EDDY)를 아시나요?
Part 3. 라니냐는 남극 심층해류의 심술일까
Part 4. 와편모류 어떻게 바다의 지배자가 됐나
Part 5. 동해의 탄생에 얽힌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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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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