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지배하는 생물은 무엇일까. 해조류? 플랑크톤? 아니면 상어나 고래일까. 과학자들은 의외로 ‘와편모류’로 불리는 적조생물을 꼽는다. 정해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해양학전공 교수는 “와편모류는 전세계 어느 바다를 가든지 우점하고 있는, 실질적으로 바다를 지배하는 생물”이라고 말했다.
단세포 생물인 와편모류는 지금까지 약 2500종이 발견됐다. 전세계 바다 구역구역을 나눠 존재하는 생물의 양(바이오매스)을 조사해 보면 와편모류가 가장 많은 경우가 제일 빈번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해양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 바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와편모류는 식물성, 동물성, 혼합성, 기생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식물성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 중 가장 진화한 식물이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환경이 나빠지면 자신의 몸을 껍데기 같은 형태로 코팅한다. 몸 내부에 잠자는 휴면포자(Cyst)가 발현돼 몸을 감싸는 것이다. 이 휴면포자가 발현되는 온도나 수분, 대기 상태 등의 조건을 분석하면 다양한 와편모류 종이 생겨났던 시기의 환경 조건을 추적할 수 있다. 때문에 해양생물학자들은 최근 와편모류 연구에 욕심을 내고 있다.
와편모류가 더욱 놀라운 것은 단세포 생물인데도 염색체나 DNA가 매우 복잡하다는 점이다. 와편모류의 염색체 수는 250개 가량으로 인간의 약 5배에 달한다. 인간 세포 하나 속에는 염기서열이 약 30억개가 있지만 와편모류는 대다수 300억개가 넘는다. 최대 2900억 개가 있는 종도 존재한다. 유전정보가 염기서열 속에 담겨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와편모류는 엄청나게 많은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셈이다.
도대체 와편모류의 이런 엄청난 DNA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직은 명확한 답이 없다. 그나마 와편모류가 세균이나 다른 미세조류도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과의 내부 공생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식자가 섭취한 원시 세균들이 죽지 않고 포식자 내부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으며 공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정보를 갖게 되는 생물체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와편모류는 실제로 사용하는 유전정보가 0.0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엄청난 유전적 기능을 언제, 어떤 형태로 발현시키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라고 설명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5/10139668584fc5730871f18.JPG)
[한국에서 발견된 신종 와편모류 파라짐노디니움 시화엔스(Paragymnodinium shiwhaense). 몸 속에 회색 반점이 수많은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국에서 발견된 아열대성 와편모류 쿨리아 카나리엔시스(Coolia canariensis). 이 와편모류가 발견되는 바다는 아열대성 바다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맹독성 아열대 와편모류들이 지난해 말 발견돼 얼마나 서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우리를 유혹하는 바다의 비밀들
Part 1. 바닷물은 어디서 왔는가?
Part 2. 바닷속 소용돌이 에디(EDDY)를 아시나요?
Part 3. 라니냐는 남극 심층해류의 심술일까
Part 4. 와편모류 어떻게 바다의 지배자가 됐나
Part 5. 동해의 탄생에 얽힌 수수께끼
단세포 생물인 와편모류는 지금까지 약 2500종이 발견됐다. 전세계 바다 구역구역을 나눠 존재하는 생물의 양(바이오매스)을 조사해 보면 와편모류가 가장 많은 경우가 제일 빈번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해양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 바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와편모류는 식물성, 동물성, 혼합성, 기생성으로 분류된다. 이 중 식물성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 중 가장 진화한 식물이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환경이 나빠지면 자신의 몸을 껍데기 같은 형태로 코팅한다. 몸 내부에 잠자는 휴면포자(Cyst)가 발현돼 몸을 감싸는 것이다. 이 휴면포자가 발현되는 온도나 수분, 대기 상태 등의 조건을 분석하면 다양한 와편모류 종이 생겨났던 시기의 환경 조건을 추적할 수 있다. 때문에 해양생물학자들은 최근 와편모류 연구에 욕심을 내고 있다.
와편모류가 더욱 놀라운 것은 단세포 생물인데도 염색체나 DNA가 매우 복잡하다는 점이다. 와편모류의 염색체 수는 250개 가량으로 인간의 약 5배에 달한다. 인간 세포 하나 속에는 염기서열이 약 30억개가 있지만 와편모류는 대다수 300억개가 넘는다. 최대 2900억 개가 있는 종도 존재한다. 유전정보가 염기서열 속에 담겨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와편모류는 엄청나게 많은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셈이다.
도대체 와편모류의 이런 엄청난 DNA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아직은 명확한 답이 없다. 그나마 와편모류가 세균이나 다른 미세조류도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과의 내부 공생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식자가 섭취한 원시 세균들이 죽지 않고 포식자 내부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으며 공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정보를 갖게 되는 생물체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와편모류는 실제로 사용하는 유전정보가 0.0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엄청난 유전적 기능을 언제, 어떤 형태로 발현시키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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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바닷속 소용돌이 에디(EDDY)를 아시나요?
Part 3. 라니냐는 남극 심층해류의 심술일까
Part 4. 와편모류 어떻게 바다의 지배자가 됐나
Part 5. 동해의 탄생에 얽힌 수수께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