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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뱃속이 지옥

미국 산타바버라 자연사박물관의 큐레이터인 미쉘 버먼 박사는 해안에 고래의 사체가 밀려오면 곧장 그 곳으로 달려간다. 고래 연구를 위해 사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돌고래 같은 소형고래는 그대로 연구실로 가져온다. 하지만 집채만 한 큰 고래라면 현장에서 내장을 일일이 해부해 분리해야 한다.

실제로 대왕고래, 향유고래 등 길이가 10m를 훌쩍 넘는 고래들은 피부를 절개한 후 사체 속으로 들어가 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하는 동안 피가 무릎까지 차오른다. 피부와 머리카락은 고래 기름으로 범벅이 돼 아무리 닦아내도 비릿한 냄새가 수년간 간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부패한 고래 사체는 가스가 들어차 있어 절개를 조금만 잘못해도 폭발을 일으키며 피와 내장을 해안 전체에 흩뿌려 놓는다. 이렇게 해부한 고래는 해양생태계는 물론 오래 전 육상생활을 했던 고래가 어떻게 해양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했는지 연구하는 자료가 된다.



곤충채집 살인범 잡는다

1889년 독일 크라카우대 법의학 연구소 잔디밭은 한동안 산책이 금지됐다.

병리학자 에두아르트가 죽은 송아지, 고양이, 여우, 쥐와 고슴도치의 사체를 잔디밭에 펼쳐놨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밤 밭에 가서 썩은 시체에 사는 곤충을 채집했다. 어떤 곤충들이 사체속에 사는지, 계절이 사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체를 뼈만 남기고 먹어치우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관찰했다.

그는 사체에서 11종의 곤충을 발견했다. 금초록빛 파리 구더기는 사체를 발견한 첫날, 연한 부분의 4분의 3을 먹어버렸다. 딱정벌레가 사체의 뼈만 남기고 해치우기까지 여름에는 14일 정도, 봄과 가을에는 그보다 조금 더 걸렸다. 하지만 사람 사체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곤충을 찾지는 못했다. 그는 논문에서 사체에 사는 곤충을 활용하면 사망시점을 알려주는 단서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 지식이 바로 범죄곤충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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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연구
Part1. 이 걸 먹는다고?
Part2. 세균을 찾아서
Part3. 별 걸 다 맡아!
Part4. 사체는 내 사랑
Part5. 원초적인 더러움, 똥
Part6. 엽기적이라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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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이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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