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 가서 춤 못 춘다고 빼면 분위기 망치기 십상이다.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서로 질세라 현란한 몸놀림으로 댄스신고식을 치른다.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몸짱 열풍과 함께 몸으로 표현하는 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말 잘하는 것 못지않게 춤 잘 추는 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나이트클럽에서 온몸을 흔드는 젊은이들, 동호회에 가입해 라틴댄스를 즐기는 마니아들, 학원까지 다니며 재즈댄스를 배우는 웰빙족들. 이들은 왜 춤을 출까. 기분이 좋아서 또는 기분을 전환하려고, 취미생활로, 아니면 몸매를 가꾸거나 건강해지기 위해서일 것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 춤을 추는 셈이다.
고전발레나 현대무용처럼 일정한 규칙 아래 고안된 동작들로 이뤄진 춤도 있다. 이런 춤은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스스로 즐기거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추는 춤을 사회무용, 남에게 보여주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춤을 예술무용이라고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춤이란 말의 의미는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원주민의 말 가운데 춤과 가장 비슷한 단어는 ‘봉골’(bongol)이다. 그런데 이 말에는 춤뿐만 아니라 음악이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 스페인어에는 춤을 뜻하는 말로 ‘단사’(danza)와 ‘바일레’(baile)의 두 가지가 있다. 단사는 의식이나 공연활동을 위한 춤을, 바일레는 그 외에 세속적인 의미의 춤을 말한다.
직접 추는 춤이건 공연으로 보는 춤이건 어떤 감정이나 의미를 ‘말’이 아닌 ‘몸’을 통해 표현하거나 전달한다는 점은 같다. 결국 춤은 몸의 언어다. 톨스토이도 “춤은 음성언어보다 더 확실하게 감성과 인지를 전달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현 수단이 몸이니 우리는 누구나 춤을 출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이다. 어떤 언어로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려면 학습이 필요하듯이 춤도 마찬가지다. 몸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려면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라. 거기에는 분명 감성뿐 아니라 이성도 존재한다. 이성의 눈으로 춤을 바라보자. 춤의 주위에는 인류학, 정신분석학, 의학, 운동역학, 공학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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