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닷가는 여름이면 피서를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파도는 바람에 의해 바다 표면 위의 물 입자가 가속될 때 잔물결을 일으키며 생겨난다. 파도의 움직임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파동’에 대해 알아야 한다.
파동은 어느 한 곳에서 시작된 진동이 퍼져나가는 현상으로, 어떤 파동이든 파장, 진동수, 진폭의 3요소로 이뤄져 있다. 파장은 파동이 한 주기 동안 진행하는 거리로, 파도로 치면 마루와 마루 사이, 골과 골 사이의 거리를 말한다. 진동수는 1초 동안 진동이 일어나는 횟수로, 파도에서 1초 동안 생기는 마루의 수를 세면 된다. 이 진동수의 역수를 통해 파동이 각 지점에서 1번 진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인 주기를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진폭은 평균 수면에서부터의 파동의 높이로, 마루와 골의 높이 차이를 말하는 파고의 로 구할 수 있다.
파도는 파장, 진동수, 진폭 세 변수의 영향을 받아 마루와 골을 반복적으로 형성하는 ‘주기함수’다. 2차원 평면 좌표에 파도의 일부를 그리면 y = sinx와 같은 사인 곡선 그래프의 형태가 그려진다. 하지만 실제 파도는 y = sinx와 같은 한 종류의 파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파도는 서로 다른 진동수를 가진 파동이 사방에서 모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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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움직임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예측할 수 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유체의 흐름을 설명하는 비선형 편미분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의 3차원 해가 있는지 밝히는 문제는 미국 클레이수학연구소가 2000년 선정한 밀레니엄 문제 7개 중 하나로, 이를 해결하면 100만 달러(약 13억 원)의 상금을 받는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학자들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여러 근사해를 구할 수 있는 식을 개발해 해류의 흐름이나 파도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해변에서 수학 문제를 푼 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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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스메일은 이 해변에서 카오스 이론의 ‘혼돈계’를 쉽게 설명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카오스 이론은 겉으로는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안에 일정한 규칙이 있고, 그 속의 작은 변화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혼돈계’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그는 혼돈계를 찰흙 덩어리에 비유했다. 다양한 색이 섞인 찰흙 덩어리에 두 점이 있을 때, 찰흙을 늘렸다 반을 접는 행위를 반복하면 두 점의 거리가 확연히 달라진다. 이처럼 일정한 규칙대로 행동해도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찰흙의 비유는 혼돈계의 성질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혼돈계를 설명하는 모형 중 하나를 그의 이름을 딴 ‘스메일 편자’라고 하는데, 찰흙을 반으로 접을 때의 모양이 마치 말발굽처럼 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