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이 66년 전 발표한 방정식으로 상어 피부비늘의 이빨 모양 패턴을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렛 프레이저 영국 셰필드대학교 동식물학과 교수팀은 상어의 비늘 생성 과정이 튜링의 ‘반응-확산 방정식’을 따른다는 것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월 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닭의 깃털이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하던 중 닭과 상어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닭은 깃털이 피부의 점무늬 패턴에서 자라기 시작하는데, 상어의 등에서도 닭과 비슷한 점무늬가 나타나는 걸 찾은 것이죠.
연구팀은 발생 중인 상어 배아에 난 점무늬를 튜링의 반응-확산 방정식에서 억제제 역할을 하는 변수로 설정했습니다. 튜링이 1952년 발표한 반응-확산 방정식은 동물의 복잡한 무늬가 형성되는 원리를 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합니다. 즉 확산하려는 분자와 억제하려는 분자가 동물마다 다르게 상호작용하면서 고유한 무늬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방정식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변수를 적절히 조정하면 상어의 비늘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또 작은점박이두툽상어의 배아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닭의 깃털 무늬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상어의 비늘 패턴을 만드는 데 관여한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로리 쿠퍼 박사과정 연구원은 상어가 고대 척추동물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고대 척추동물의 초기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