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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수동중학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 가이드를 맡은 ‘라티보’라고 합니다. 곧 로켓이 발사될 예정이니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이번 여행의 필독서 ‘수학동아’ 2019년 4월호는 읽어 보셨겠죠?
자, 그럼 출발합니다. 5, 4, 3, 2, 1, 발사!

 

‘콰과과광~! 슈~욱!’
진동 때문에 불편하셨죠? 우리 우주선은 조금 전 로켓에서 분리됐고 지구 대기권에서도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선체가 불안정하니, 계속 안전띠를 착용해 주십시오. 막간을 이용해 아름다운 우리별 지구의 모습을 배경으로 ‘셀카’를 촬영하시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수분해그램’에도 게시해 보시면 좋겠네요.

 

오일러와 라그랑주 덕분에 발전한 우주과학


말씀드리는 사이에 첫 번째 목적지인 ‘라그랑주 점’에 도착했습니다. 저기 우주망원경이 보이시죠? 저 망원경이 자리 잡은 지점이 라그랑주 점입니다. 라그랑주 점은 18세기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의 이름을 딴 우주 공간이죠. 그저 우주망원경 몇 대가 띄엄띄엄 떠 있는 평범한 우주 공간처럼 보이지만, 인류의 우주과학 발전에 획기적인 역할을 한 곳입니다. 그것도 수학자 덕분에 말이죠.
너무 궁금하다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라그랑주 점에 있는 물체는 지구에서 봤을 때 늘 멈춰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지구와 같은 주기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곳에 있는 망원경들은 지구에서 봤을 때 항상 같은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답니다. 덕분에 태양과 우주 공간에 대한 연구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죠. 다른 장소에서는 지구에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궤도를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인류가 우주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라그랑주와 18세기 스위스 출신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 덕분입니다. 두 수학자는 세 개의 천체가 아이작 뉴턴이 밝힌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계산하는 ‘삼체 문제’를 풀다가 라그랑주 점을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과 지구, 달을 생각해 보세요. 다만 수성과 금성, 화성, 목성 같은 다른 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태양과 지구, 달이 어떤 궤도를 그리면서 움직일까요? 뉴턴의 방정식을 이용해 이 문제를 푸는 게 삼체 문제입니다. 쉬워 보이지만 수학자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정확한 해를 찾을 수 없는 난제입니다.
수학자들은 어려운 문제를 풀거나 증명할 때 먼저 그 문제를 단순하게 변형한 쉬운 문제부터 접근합니다. 오일러와 라그랑주는 이 삼체 문제를 단순화시켜서 풀던 중에 특별한 조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먼저 오일러는 한 물체가 다른 두 천체에 비해 매우 작은 질량을 가졌다는 조건에서 그 물체를 나머지 두 천체와 일직선에 놓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랬더니 세 번째 물체를 일직선의 특정 지점에 놓으면 세 물체가 질량 중심점을 기준으로 원 궤도를 그리면서 회전 운동을 한다는 계산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이 일직선에 3곳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죠.
라그랑주는 이런 점이 두 천체를 연결한 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천체를 꼭짓점으로 한 정삼각형을 그렸을 때 나머지 꼭짓점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두 천체를 잇는 선분을 기준으로 만들 수 있는 정삼각형은 2가지입니다. 따라서 총 5개의 점에 물체를 놓으면 다른 두 천체에서 봤을 때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죠. 이 5개의 지점을 라그랑주의 이름을 따서 라그랑주 점이라고 부릅니다.

 

등비수열을 따르는 태양계 천체의 비밀

 


지금 우리 우주선은 어마어마한 속력으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저쪽에 붉은 화성이 보이는군요. 지구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화성을 살기 좋게 일구었죠. 화성 여행은 6~9월 사이가 가장 좋을 때입니다. 관심 있는 분은 저희 여행사를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말씀드리는 사이에 소행성들이 밀집한 소행성대에 도착했네요. 여러분께 소행성대 발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태양계 천체들이 등비수열에 맞춰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사실, 모르셨죠? 바로 18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한 티티우스와 요한 보데가 밝혀낸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입니다.
태양에서 토성까지의 거리를 100이라고 가정하면 태양으로부터 각 행성이 떨어져 있는 거리는 평균적으로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 수들이 왜 등비수열이냐고요? 
이제 각 수에서 4를 빼 보겠습니다. 그러면 순서대로 수성은 0, 금성은 3, 지구는 6, 화성은 12, 목성은 48, 토성은 96, 천왕성은 188, 해왕성은 297이 됩니다. 뭔가 눈에 들어오지 않나요?
첫 항을 제외하고 토성까지는 앞 항에 2를 곱한 등비수열 형태가 됩니다. 물론 화성과 목성 사이에 24가 비어 있고, 천왕성과 해왕성의 위치는 정확한 등비수열을 이루게 하는 196과 388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24에 해당하는 위치(28)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 수열이 알려진 18세기에는 아직 소행성대와 천왕성, 해왕성이 발견되지 않았었는데, 정확히 24에 해당하는 자리에서 소행성대가 발견됐죠. 
어떻습니까? 우주는 정말 수학적인 공간 아닌가요? 우주의 설계도는 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주는 수학적 원리에 맞춰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 그 사이에 이번 여행의 종착지인 목성에 도착했군요. 목성의 멋진 소용돌이 관광을 마친 뒤에 초고속으로 지구로 돌아가겠습니다. 모두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참고자료 이언 스튜어트 '우주를 계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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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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