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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뛰라는 동현의 호들갑에 깜짝 놀라서 다 같이 복도 안쪽으로 일단 들어왔다. 
그런데 앞에서 봤던 퍼즐과 비슷한 조각들, 벽에 쓰인 글, 그리고 신문기사를 발견했다. 단서다!

 

인터넷 거래에서 주로 쓰는 암호는 RSA다. 현재 컴퓨터로는 매우 큰 수를 소인수분해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컴퓨터와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언젠가 RSA 암호는 깨질 수 있다. 예로 양자컴퓨터가 개발된다면 실시간으로 매우 큰 두 소수의 곱을 소인수분해할 수 있는 쇼어 알고리듬을 적용할 수 있어, 자릿수가 아무리 큰 소인수라도 쉽게 분해할 수 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면 RSA 암호가 깨질 것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양자컴퓨터도 못 깨는 암호


암호학자들은 RSA가 깨지는 걸 대비해 다양한 암호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평문을 암호문으로 만드는 암호 알고리듬에 수학 난제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양자컴퓨터도 풀 수 없는 수학 난제를 이용한 암호를 ‘양자 내성 암호’라고 한다. 이 암호는 수학 난제를 풀어야만 깰 수 있다. 


2018년 천정희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팀은 연립방정식을 이용한 암호를 개발했다. 이 암호는 연립방정식의 해를 간격이 1인 격자 위에 표현하는 격자 기반 암호다. 만약 일차 연립방정식 x+y=26과 x-3y=-2가 있다면 바로 해를 구할 수 있다. 두 개의 방정식과 두 개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30개나 되고 만족해야 할 일차 연립방정식이 매우 많다면 계산이 오래 걸린다. 거기다 연립방정식 계수의 값을 정확히 주지 않고 약간의 오차를 주고 풀라고 한다면 해를 찾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천 교수의 암호는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특히 격자 기반 암호는 일부러 문제를 복잡하게 내지 않아도 대부분이 양자컴퓨터가 풀 수 없는 문제라 안전성이 보장돼 있다. 이외에도 양자 내성 암호로 ‘다변수 다항식 기반 암호’, ‘코드 기반 암호’ 등이 있으며 전세계에서 앞다퉈 개발 중이다.


이렇게 새로운 암호를 만드는 과정과 암호를 푸는 과정을 통해 암호학과 수학 모두 발전했다. 암호의 설계 방법과 개념은 단순하지만, 만든 암호의 안전성을 분석하려면 정수론과 대수기하학 등 현대 수학의 이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학과 과학이 발전하면서 암호를 만드는 과정과 암호를 푸는 과정이 동시에 발전해 날카로운 창과 튼튼한 방패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수동일보 2020년 6월 1일 월요일

 

양자컴퓨터로 깰 수 없는 
다변수 이차식 기반 암호 개발

 

2020년 4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 암호기술연구팀이 양자컴퓨터에도 안전한 다변수 이차식 기반의 공개키 암호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 개발한 암호는 변수가 많은 이차식의 연립방정식을 풀지 못하면 전자서명을 위조할 수 없게 한 것으로, 양자컴퓨터가 구현되면 RSA를 깰 수 있는 쇼어 알고리듬에도 안전하다. 또 이번에 개발한 양자 내성 암호 알고리듬은 국제표준 전자서명 알고리듬보다 30배 이상 빠르며, 다른 양자 내성 암호보다도 속도가 빠르다. 이 암호는 앞으로 국내 표준화를 통해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기기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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