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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연필 모양이 정육각형인 이유

창고에 삼각형 모양 연필도 있네. 보통 연필은 정육각형 아닌가. 그런데 왜 정육각형 모양으로 연필을 만들까? 

 

최초의 연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점토판에 새겨진 쐐기문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점토판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갈대나 나뭇가지 끝을 다듬어 뾰족하게 만든 것을 최초의 연필로 볼 수 있다. 요즘처럼 흑연을 사용한 연필은 1565년 영국에서 탄생했다. 1564년 흑연 광산이 발견되자, 이듬해 바로 흑연 막대에 실을 감거나 나무에 흑연 막대를 끼워 만든 연필이 등장한 것이다.

 

초창기 연필의 모양은 사각형이었다. 나무에 홈을 파고 흑연 덩어리를 넣어 갈아낸 다음, 그 위에 다른 나무 조각을 붙여 만든 것이다. 하지만 흑연 덩어리를 홈에 맞추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흑연이 많았다. 순수한 흑연은 부드러워 잘 부러지는 것도 문제였다. 

 

1795년 프랑스의 기술자 니콜라스 자크 콩테는 처음으로 흑연에 점토를 섞어 잘 부러지지 않는 연필심을 만들었다. 뒤이어 위아래의 모양이 같은 홈 사이에 연필심을 넣고 붙이는 방법도 개발됐다. 연필심이 튼튼해진 덕분에 연필의 모양과 길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럼 연필은 어떤 모양으로 만드는 게 가장 좋을까? 연필을 잡을 때를 생각해보자. 가운뎃손가락으로 연필을 받친 다음,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쥐는 것이 연필을 잡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엄지와 검지는 자연스럽게 둥근 모양이 된다. 종이와 연필의 각도는가 적당하다. 각도가 크면 글씨를 쓰는데 힘이 많이 들고, 각도가 작으면 글씨를 바르게 쓰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때 세 손가락은 삼각형을 이룬다. 그래서 연필을 삼각형으로 만들면 가장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 연필의 세 면이 각 손가락과 가장 넓게 맞닿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각형 연필은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 공장에서 연필을 찍어낼 때 위아래의 나무 모양을 다르게 만들어야 하고, 연필을 만든 다음에 버려지는 나무도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삼각형과 역삼각형을 섞어 만들면 버려지는 나무는 없앨 수 있지만, 연필심의 높이가 달라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사각형으로 만들면 잡기가 불편하다. 원 모양 연필은 연필심을 감싸는 나무가 가장 적게 들고 모양도 예쁘지만, 책상 위에서 굴러떨어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연필 모양은 정육각형이다. 정육각형 연필은 둥근 연필심을 감싸는 나무가 적게 들고, 만들 때 버려지는 나무도 적다. 연필을 쥘 때도 삼각형 연필처럼 세 손가락과 맞닿는 면이 넓다. 원 모양 연필처럼 책상 위를 구르지도 않는다. 

 

연필을 쓰다 보면 심이 금방 뭉툭해진다. 칼로 천천히 깎아도 좋지만, 연필깎이가 있으면 편하다. 연필깎이가 금세 연필을 쓰기 편하게 깎아주기 때문이다. 연필깎이는 연필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기준을 갖고 있다. 그 기준은 연필을 바르게 잡고, 글자를 편하게 쓰도록 돕는 데 있다.

 

연필은 연필심에서 2.5~3cm 떨어진 부위를 잡을 때 글쓰기가 가장 편하다. 그래서 연필 앞쪽의 경사진 부분의 길이는 2cm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연필 앞부분의 각도도사이가 적당하다. 심 끝의 굵기는 0.6mm를 넘지 않도록 뾰족하게 깎아내야 한다. 그렇다고 연필심이 완전한 원뿔이 되면 안 된다. 끝이 바늘 끝처럼 뾰족하면 쉽게 부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필깎이는 연필심을 완전한 원뿔은 아니면서 끝의 굵기가 0.6mm를 넘지 않는 원뿔대 모양으로 깎는다.

 

 
러시아 보스크레센스크 VKF 연필 공장에서 연필을 제조하는 과정이다.

 

샤프 굵기에 숨겨진 비밀

 

 

샤프는 줄곧 깎아줘야 하는 연필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개발됐다. 가는 심이 들어있는 몸통의 끝을 누르거나 돌리면 심이 조금씩 밀려 나와 쓸 수 있게 만든 필기구다. 샤프심의 굵기는 쓰임새에 따라 다양하다. 학교나 사무실에서는 가는 심을 사용하고, 그림을 그릴 때는 굵은 심을 쓴다.

 

한국공업규격(KS)에 따르면 우리나라 샤프심의 굵기는 0.3mm, 0.5mm, 0.7mm, 0.9mm, 2.0mm 모두 5가지다. 하지만 KS에서 이름 붙인 지름은 실제 샤프심의 지름과 차이가 난다. 예를들어 0.5mm 샤프심은 실제 지름이 0.55~0.58mm인 샤프심을 뜻한다. 샤프심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까지 포함한 수치다.

 

 
샤프 끝의 지름과 샤프심 굵기의 차이가 크면 심이 쉽게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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