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다. 2023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최고 투수로 선정된 전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선수의 기록을 통해 투수 평가 지표를 알아보자.
ERA(평균자책점)
투수가 한 게임(9이닝)당 자기 책임으로 내준 실점의 평균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수치로, 수비 실책처럼 투수 책임이 아닌 이유로 실점한 것은 제외된다. 하지만 이 지표가 투수의 능력을 오롯이 평가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자책점을 구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투수의 자책점은 기록원의 판단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충분히 야수가 잡아 아웃시킬 수 있었던 공이 안타가 되어 타점을 올려도 투수의 자책점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ERA뿐만 아니라 여러 투수 지표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
ERA는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ERA가 3 이하인 투수는 KBO 역사를 통틀어 10명이 안 된다. 따라서 ERA 2점대 투수는 손에 꼽기 때문에 리그 전체의 에이스로 평가한다.
KBO에서 가장 최근 1점대의 ERA를 기록한 선수는 2010시즌을 한화 이글스에서 뛴 류현진 선수(1.82)다. 류 선수는 2019년 LA 다저스에서 2.32를 기록해 그해 MLB ERA 1위에 오르기도 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
한 이닝당 몇 명의 주자를 출루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실책과 몸에 맞은 공으로 인한 출루는 제외한다. 하지만 볼넷 수와 고의사구 수는 반영한다. 예를 들어 WHIP 1.00은 1이닝당 1명의 선수를 출루시켰다는 의미다. KBO 역대 가장 좋은 WHIP는 선동열 전 선수로 통산 기록이 0.80이다. 이는 2이닝은 투구해야 겨우 1명의 주자가 나가는 매우 좋은 기록이다.
FIP(수비 무관 투구 기록)
투수가 책임져야 하는 탈삼진, 볼넷, 홈런만을 고려해 투구를 평가한 지표다. FIP가 낮을수록 좋은 선수다. 계산식을 보면 삼진을 많이 잡을수록, 4사구와 홈런을 내주지 않을수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C는 리그 평균자책점에 맞게 조정한 상수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가장 대표적인 세이버메트릭스의 지표다. 공격, 수비, 주루, 투구에 대한 지표를 포함해 만든 것으로, 모든 선수를 한 줄로 세워 놓고 비교할 수 있다. 투수와 타자의 WAR을 구하는 방법이 다르고, 정확한 WAR 계산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야구 통계 분석 사이트마다 다른 식을 이용한다. 현재 모든 구단이 WAR을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