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를 ‘스토브리그’라고 부 른다. 이 기간에 각 구단은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를 점찍고 협상을 통해 영입한다.
그렇다면 선수를 무엇으로 평가해서 영입할까? 최근에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를 통해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선수 영입 전에 뛰어든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수학과 통계로 분석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1970년대 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제안한 것으로, 이 방법이 프로야구에서 중 요하게 쓰이게 된 계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MLB)에서 저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하 오클랜드)가 세이버메트릭스를 통해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영입해 20연승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오클랜드는 자금이 충분치 않아 다른 구단의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는커녕 실력 있는 선수를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쑤였다.
그러던 1997년부터 새 단장으로 부임한 빌리 빈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많은 구단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소속 구단에 필요한 선수를 저렴한 비용을 들여 영입했다.
그는 타율이나 홈런 개수 대신 ‘출루율’에 주목해 선수를 영입하는 등 당시 기준에서 봤을 때 의아한 행보를 이어갔지만, 그 결실이 2002년부터 나타났다. 부임 이후 16년간 5할 4푼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재 LA 에인절스)에 이어 네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빈의 운영 방식이 성공을 거두자 이후 다른 구단에서도 데이터 야구에 관심을 가졌고, 선수를 평가하는 데 데이터를 중요하게 쓰고 있다. 이 이야기는 2011년 영화 ‘머니볼’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