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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2023 그 뒷 이야기 | IMO 문제 선정하고 갈등 중재하고

사실 IMO 2023을 위해 한국인 12명이 물밑에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IMO 문제선정위원인 김동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박사과정생과 코디네이션 부팀장 박성진 미국 예일대학교 박사과정생, 코디네이터 10명이 참가했는데요. IMO 주최 측에서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서 대회가 열리자 수학 실력이 뛰어나면서 영어를 잘하는 우리나라 학생을 많이 섭외했어요.

 

 

김동률 위원은 ‘경시대회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IMO와 대학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이번엔 IMO 문제선정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돼 롱리스트에서 문제를 추려 숏리스트를 제작해 단장 회의에 넘기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여러 분야 중 조합 분야를 담당한 김 위원은 전 세계 국가가 제안한 약 40개 조합 문제 중 7, 8개 문제를 선정했어요. 김 위원은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보며 국가대표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문제에 오류가 있지는 않은지 등을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은 “문제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 얼마나 즐거운가였다”면서,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이기는 하지만 9시간 동안 문제를 풀어야 하는 대표에게 재미없는 문제를 억지로 붙잡고 있게 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런 면에서 이번 여섯 문제가 전반적으로 잘 출제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설명했어요. 

 

특히 그는 조합 문제인 5번에서 한 기하학 패턴에 ‘닌자 경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닌자는 일본의 전투집단을 일컫는 말인데, IMO가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그 특성을 살려주고자 문제에 닌자 경로라는 이름을 썼어요. 이 용어 덕분에 많은 학생이 시험 시간에 더욱 문제를 친근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박 부팀장을 비롯해 여러 코디네이터들은 시험 2일 전 담당할 문제와 채점 기준을 전달받았어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4학년인 안정현 코디네이터는 “채점 기준을 숙지하고 문제를 풀면서 내가 올해 응시자였다면 문제를 얼마나 풀었을지를 상상하며 코디네이션을 준비했다”고 말했어요. 문제 유출을 막기 위해 코디네이터들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대표단 숙소와 멀리 떨어진 호텔에서 머물렀어요.

 

박 부팀장은 5번 문제 채점을 총괄했어요. 코디네이터와 대표단의 의견이 불일치하는 등 각 코디네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박 부팀장이 나서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찾았어요. 경우의 수를 세는 조합 문제를 풀 때는 수식 외에도 글로 많이 설명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풀잇법에 적힌 다양한 언어를 이해하는 게 어렵기도 했어요. 

 

그는 “조합 문제는 여러 풀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국가대표의 풀이 중 예상치 못한 것이 많아서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고도 회상했어요. 5번 문제의 경우 풀잇법이 10가지가 넘게 나왔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5번을 맡았던 서울대학교 의예과 2학년인 김지민 코디네이터도 스위스 대표단,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처음 주어진 30분 동안 의견이 너무 달라 코디네이션을 끝내지 못해 밥도 거르고 각 대표단과 4번이나 다시 코디네이션을 했다고 해요. 

 

이들은 학생으로서 볼 수 없었던 IMO의 모습을 본다는 점이 너무 설렜습니다. IMO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선 학생이 문제를 잘 푸는 것만큼 대표단 측에서 국가대표의 답안지를 꼼꼼히 이해해 코디네이션 때 답안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단 점도 깨달았어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4학년인 조영준 코디네이터는 “일부 대표단이 학생들의 답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씁쓸했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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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지바=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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