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 강타자가 나오면 상대팀에서는 투수를 바꾼다. 그 타자에게 가장 강했던 투수로 상대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야구는 기록과 통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다. 야구 통계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타율왕에서 최우수평균자책점까지
프로야구에서 ‘3할 타자’ ‘평균자책점 3점대 투수’는 좋은 선수로 인정받는다. 타율과 평균 자책점은 타자와 투수의 실력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인정하는 상은 타자 8개, 투수 6개다. 이 중에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상이 있다.
타율은 쉽게 말해 안타를 칠 확률이다. 타자는 기본적으로 안타를 치기 위해 타석에 오른다. 타석에 선 횟수를 타석수, 줄여서 타석이라고 한다. 타자는 한 경기에 4번 정도 타석에 오르기 마련이다. 타석에 섰더라도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 희생타 등으로 온전한 타격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를 뺀 횟수를 타수라고 한다. 타율은 안타수를 타수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타율왕 박용택은 총 452타수(506타석)에서 168개의 안타를 쳐 0.372의 타율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타자가 1루를 밟을 확률을 뜻한다. 안타와 4사구를 더한 횟수를 타수에 4사구와 희생플라이를 더한 값으로 나눠서 구한다. 단,희생번트는 포함하지 않는다. 지난해 페타지니는 총 388타수에서 안타 129개와 4사구 104개를 얻었고, 희생플라이는 6개를 기록해 0.468로 출루율 1위를 기록했다.
출루율 = (안타수+4사구) ÷ (타수+4사구+희생플라이) = (129+104) ÷ (388+104+6) = 0.468
힘있는 타자를 알 수 있는 수치도 있다. 자신의 안타로 밟은 총 루의 개수를 타수로 나눈 장타율이다. 지난해 김상현은 448타수에서 총 141개의 안타 중, 2루타 30개, 3루타 2개, 홈런 36개를 쳐서 0.632의 장타율로 1위에 올랐다.
장타율 = {(1×1루타수) + (2×2루타수) + (3×3루타수) + (4×홈런수)} ÷ 타수 = {안타수 + (1×2루타수) + (2×3루타수) + (3×홈런수)} ÷ 타수 = {(1×73) + (2×30) + (3×2) + (4×36)} ÷ 448 = 0.632
상을 주진 않지만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공격공헌도는 타자에게 중요하다. 장타를 치거나 진루를 하는 등 타자의 임무를 잘 나타낸 값이기 때문이다.
공격공헌도 = 장타율 + 출루율
수학적으로 도루는 불가능?
지난해 이대형은 64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100m를 12초에 달리는 주자가 1루에서 2루까지 27.432m를 가려면 3.3초가 걸린다. 속도가 붙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더 늦다. 투수가 동작을 취해서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빨라야 1.3초. 2루를 지키는 수비수가 주자를 태그하는 데 0.2~0.3초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포수가 공을 2루까지 2초 안에 던지면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하지만 투수가 공을 던지는 동작을 크게 하거나 포수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도루를 허용하고 만다. 더구나 주자는 1루에 붙어 있지 않고 2루 쪽으로 몇 걸음 다가서 있다. 이 차이 때문에 발이 빠른 주자의 도루성공률은 70%를 훌쩍 넘는다.
*4사구 :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합쳐 부르는 야구용어
*평균자책점은 방어율이라고도 쓰이는데, 수학적으로 비율은 1을 넘을 수 없으므로 잘못 쓰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