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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볍게 들고다니며 시간을 알아보자. 혼개통헌의

서양의 천문학이 조선으로 들어왔지만, 조선은 단순히 서양의 것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독창적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천문시계를 만들어 하늘을 관찰했죠. 그 시계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혼개통헌의는 나라에서 지정한 보물로 동양의 전통 우주론을 하나의 원판형 기기에 통합한 천문시계입니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를 조선의 실학자 유금이 재해석해 1787년에 만들었죠. 혼개통헌의는 모체판이라는 큰 판과 성좌판이라는 작은 부품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모체판의 앞면 중심에 하늘의 북극을 상징하는 구멍이 있습니다. 여기에 성좌판을 핀으로 끼워 회전하도록 했죠. 성좌판은 하늘의 북극과 1년 동안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 위의 춘분점과 동지점 등 세 점을 연결한 T자형 막대를 지닌 것이 특징입니다.

 

가볍고 작은 휴대용 천문시계

 

혼개통헌의는 약 12cm 정도 크기에 1kg도 되지 않는 가벼운 무게의 간단한 구조이면서도 현재의 날짜와 시간, 특정 별의 좌표 등을 알 수 있는 천문시계입니다. 혼개통헌의를 사용하려면 먼저 밤에 별을 조준할 때 사용하는 ‘규형’과 그 별의 고도를 측정하는 ‘정시척’이라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유금이 혼개통헌의와 더불어 두 도구도 함께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남아 있지 않죠.

 

혼개통헌의로 어떻게 시간을 측정했을까요? 먼저 규형으로 특정 별의 위치를 파악하고, 정시척으로 그 별의 고도를 측정합니다. 성좌판을 그 별의 고도와 현재의 절기에 맞춰 회전시키면 성좌판이 모체판의 특정 시간을 가리키는데, 그게 바로 현재 시간이 됩니다. 모체판에는 11개의 별자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별자리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천문학책 ‘혼개통헌도설’에 근거했지만 유금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독자적인 별을 그려 넣었죠.

 

혼개통헌의는 18세기 조선의 수학과 천문학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입니다. 동양에서 제작된 유일무이한 아스트롤라베(아래쪽 하단 박스)식 천문기구이며 18세기 조선의 금속 세공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높은 가치를 지녔습니다.

 

 

현대의 밤하늘, 편하게 실내에서 보자

 

혼개통헌의는 천체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보거나, 반대로 시간을 통해 천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시계입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사용해야 하고 관측차의 위치에 제약이 있으며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죠. 현대에는 이런 단점을 개선해 ‘플라네타리움’이라는 장비를 사용합니다. 플라네타리움은 천문학과 밤하늘에 대한 교육, 밤하늘을 보며 배를 운행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위해 쓰이는 일종의 3차원 천체 투영기입니다. 학술적으로는 천체의 분포와 운동을 연구하거나 천체의 운행을 계산할 때 쓰입니다. 민간에서는 밤하늘을 감상하는 용도로도 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80여 곳에 플라네타리움이 설치돼 있습니다. 주로 국립과학관이나 천문대, 연구소와 대학교의 부속 시설로 설립돼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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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윤태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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