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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꿈의 소재, 그래핀에는 수학이 있다!

지난 5월 미국 컬럼비아대 김필립 교수는 그래핀으로 물리학계의 37년 된 난제 ‘호프스타터의 나비’를 구현했다고 발표했어요. 이때 수학적 구조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죠. 놀라운 것은 2005년 그래핀의 양자홀 효과에 이어 이번에도 영국 맨체스터대 안드레 가임 교수와 같은 시기에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는 거예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요? 김필립 교수와 안드레 가임 교수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알아봐요.


수학동아 : 김필립 교수님, 호프스타터의 나비를 구현하신 것 축하드려요! 그런데 이게 뭔가요?

김필립 교수 : 호프스타터의 나비는 2차원 격자 평면에서 전자가 자기장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함수로 나타낸 거예요. 이 이론은 여지껏 실험으로 검증된 적이 한 번도 없었죠. 이를 구현하려면 10억분의 1m의 간격으로 원자를 배열해야 하는데, 이 일은 무척 어렵거든요. 그런데 전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격자 구조의 매우 얇은 층으로 배열된 그래핀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질화붕소★층과 그래핀 두 개를 비스듬히 겹쳐 구현해냈죠.

질화붕소★ 질소와 붕소를 고온에서 반응시킨 것.

수학동아 : 호프스타터의 나비에는 수학적 구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건가요?

김필립 교수 : 전체 중 일부를 들여다봤을 때 그 안에 전체 구조가 반복되어 보이는 것을 ‘프랙탈’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그래핀에서 자기장 속의 전자 반응이 이런 프랙탈 패턴을 만들어 내죠. 사실 그래핀 자체에도 수학적 성질이 숨어 있어요. 그렇죠, 안드레 가임 교수님?

안드레 가임 교수 : 그래핀에서는 전자의 스핀 효과, 즉 전자가 계속해서 회전하기 때문에 양자홀 효과가 반정수($\frac{정수}{2}$)꼴로 나타나요. 좀 더 설명하자면, 특정 조건에서 전자에 자기장을 걸어 주면 전류가 휘어요. 즉 똑바로 가는 방향과 수직 방향인 전기가 생기는데, 이때 전기는 띄엄띄엄 생기지요. 이 현상을 ‘양자홀 효과’라고 불러요. 대개 이 값은 정수나 분수로 나타나죠. 그런데 이 값이 정수냐 반정수냐는 아주 중요해요. 이 값에 따라 입자가 두 가지로 나눠지거든요.

여기에 위상수학이 쓰여요. 위상수학에서는 어떤 물질을 자르거나 붙이지 않고, 늘리거나 휘게 해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면 수학적 성질이 같은 것으로 봐요. 그런데 양자홀 효과가 정수(또는 반정수)면 모두 위상 수학적 성질이 같은 거예요. 따라서 양자홀 효과가 정수면 ‘보손’, 반정수면 ‘페르미온’이라고 판단할 수 있죠.

수학동아 : 김 교수님과 가임 교수님은 계속해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계시네요. 이번에도 나란히 <;네이처>;지에 실렸구요. 우연인가요? 아니면 스파이라도 있는 건가요?

김필립 교수 : 하하~. 사실 저랑 가임 교수님은 서로 친해요. 서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는 언제나 알고 있답니다. 전 가임 교수님이 있어 오히려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가임 교수님의 활약을 보면서 연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고 있죠.

안드레 가임 교수 :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번에 김필립 교수님께서 간발의 차이로 먼저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더라구요. 다음엔 제가 먼저 해야죠. 하하~.

2013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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