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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즉문즉답. 슈넵스 박사에게 묻다!

 

Q 이성적인 도구인 ‘수학’이 왜 법정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요?


가장 쉬운 답은 ‘수학이 어렵기 때문’이에요. 특히 확률은 사람의 두뇌로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예요. 논리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잘못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법정에서 자주 쓰이는 확률’은 아주 복잡하진 않아요. 전문가가 아니라도 훈련을 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수학이 주로 쓰이죠. 따라서 변호사나 판사들에게 자주 쓰이는 확률 유형을 교육해서 문제가 일어나는 걸 막아야 해요. 그게 제가 법정 수학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Q 확률이 그토록 잘못 이해될 소지가 많다면 왜 여전히 법정에서 널리 쓰이나요?


어떤 피의자를 확실하게 범인으로 지목하기 위해서는 여러 증거가 필요해요. 그런데 이 증거가 ‘완벽하게 명백한’ 경우는 잘 없어요. 따라서 모든 증거는 기본적으로 확률에 의존해요. 판사와 배심원은 구체적인 숫자를 쓰지 않더라도 확률적으로 생각해 판단을 내리죠. ‘매우 그럴 것이라 여겨진다’는 식으로요. 게다가 현대의 재판은 과학 수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수학 없이는 과학 수사 결과를 증거로 쓸 수 없어요. DNA가 증거로 쓰이는 한 확률 계산을 피하는 건 불가능하죠. 

 

Q ‘법정에 선 수학’ 책을 읽을 학생들에게 특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 책은 단순히 수학의 오류를 보여주는 게 아니에요. 수학이 어떻게 사람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지도 보여주죠. 그래서 우리는 항상 경계심을 가져야 해요! 제가 강의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는데요. “정확히 무엇에 대한 확률이죠?”라는 질문을 하지 않고는 그 어떤 확률도 수용하지 말라는 거예요. 만약 누군가 “그런 일은 0.01%에게나 일어나 엄청나게 드문 경우지.”라고 말한다면 그냥 받아들이지 말고 몇 명 가운데 0.01%에게 일어나는지 질문하세요. 1000만 명 가운데 0.01%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여러분은 ‘그런 일’을 1000번이나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건 전혀 드물지 않죠. 확률은 다른 사람을 조종하는 데 자주 쓰이니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늘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경계심을 가지세요.

 

 

마무리 수학의 오용, 전문가에게만 미뤄선 안 돼

 

이쯤 되면 시청자 여러분 중에는 ‘수학적 오류가 그렇게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법정에서 수학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예요. 우리가 살펴본 사건들이 보여주는 건 수학이 법정에서 쓰여선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수학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교훈이에요. 슈넵스 박사님이 말했듯 수학을 쓰지 않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수학 오류를 줄일 수 있을까요? 슈넵스 박사님은 “법정에서 수학을 쓰는 데 필요한 기준을 마련하고 배심원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는 배심원을 이루는 ‘대중’이 법의학에 자주 쓰이는 기본적인 수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수학의 오용 문제를 전문가에게만 맡겨두는 게 아니라 누구나 생활에서 마주하는 숫자의 타당성을 판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는 거예요. 


어떤 학자는 대중이 수학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요. 하지만 DNA 분석도 처음에는 완전히 전문적이어서 아무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널리 알려지고 활용되면서 대중의 이해도가 높아진 거죠. 수학도 이처럼 잘못된 사례를 분석하고 알리고 공부하다 보면 점점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게 될 거예요. 


법정 밖에서도 숫자는 넘쳐나요. 비율을 잘못 그린 그래프가 여론을 몰아가기도 하고 숫자 놀이로 과장된 광고에 소비자가 현혹되기도 해요. 이런 일을 피하고 숫자 뒤에 숨은 함정을 피할 수 있도록 항상 비판적인 사고로 숫자를 대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습관, 잊지 마세요!

 

2020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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