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의 침몰이나 원전 사고 등으로 바닷물에 방류된 유해 물질들은 해류를 타고 지구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심지어 입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해양 오염의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수학과 개리 프로일랜드 교수팀은 바다 속 유해 물질들의 농도가 높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찾아 주는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먼저 기존의 해류 순환 모델을 이용해 해류를 벡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인도양은 남태평양에 속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남대서양과 가장 밀접하게 결합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전체 해양을 기존의 5개 대양에서 7개 구역으로 다시 나누고, 모델을 새롭게 발전시켰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을 이용하면 해류를 따라 유해 물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추적하거나 예측할 수 있다. 또한 해양 중에 유해 물질의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을 찾아낼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의 해양 오염 자료를 토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유해 물질들은 해류를 따라 적도 부근을 벗어나 아열대 환류 부근에 모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은 ‘에르고딕 이론’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에르고딕 이론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입자의 움직임과 그 특성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인터넷과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상호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활발히 활용돼 왔다.
프로일랜드 박사는 “우리 모델은 오염의 근원지로부터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국제적 이슈인 해양 오염 문제를 두고 우리 모델이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