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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이해부터 수행평가까지, 챗GPT 수학공부법

챗GPT는 수학 계산을 잘하지 못 한다. 대량의 언어 정보를 학습해 언어로 답을 내놓는 ‘대규모 언어 모형(LLM)’이라 다른 것에 비해 수학에 약하다.

 

그런데 나보다 수학을 못하는 친구한테 수학을 배우라니! 어불성설 같지만 수학을 학교에서 왜 가르치는지를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수학은 정확하고 빠르게 답을 맞히기 위한 학문이 아니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과정에서는 수학을 통해 ‘문제 해결’, ‘추론’, ‘창의융합’, ‘의사소통’, ‘정보처리’, ‘수학 가치 실천’이라는 6가지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최근 저서 을 쓴 조향숙 한국과학창의재단 원격교육연수원장은 “컴퓨터가 이미 계산은 우리보다 잘하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이기에 AI 시대에서는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컴퓨팅 수학 등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현장의 많은 수학 교사들은 챗GPT를 통해 진정한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추천한다. 챗GPT를 이용해 어떻게 수학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걸까.

 

 

내 수준에 딱 맞는 취향 저격 설명

 

새로 나온 수학 개념이 이해가 안 될 때 챗GPT를 활용하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순열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확률과 통계에서 순열의 개념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해줘’라고 챗GPT에 물을 수 있다. 만약 처음 나온 대답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중학교 3학년이 이해할 수 있게 다시 설명해줄래?’처럼 원하는 수준으로 조건을 설정하면 그에 맞춰 쉽게 설명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상황을 설정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네가 해리 포터라고 생각하고 순열 개념을 설명해줘’라고 물으면 챗GPT는 ‘좋아요, 저는 가정상 해리 포터가 되어서 순열 개념을 설명해드릴게요’라면서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마법 세계를 예시로 답변한다. 또한 ‘A개념과 B개념이 어떤 연관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통해 개념 사이의 관계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챗GPT를 활용해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건 수학 성적을 올리는 밑거름이다. 수학 교육과정은 전형적인 ‘나선형 교육 과정’이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저학년 때 배운 개념을 기초로 점차적으로 심화되는 교육과정이라는 뜻이다. 기본 개념을 탄탄히 다져놓지 않으면 나중에 나오는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때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유형의 수학 문제 제시

 

챗GPT가 학생이 자주 틀리는 유형의 문제를 출제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에게 ‘y = x2 + 1의 그래프 상에서 x = 2인 지점에서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문제와 유사하지만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 3개를 제시해줘’라고 물어보자. 그러면 ‘함수 y = -4x + 3의 그래프 상에서 x = 0.5인 지점의 접선의 기울기를 구해보세요’처럼 기존 문제에서 숫자 및 수학 기호가 살짝 바뀐 문제 3가지를 제시해준다. 만약 비슷한 유형이면서도 고등학생 수준에서 풀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달라고 하면 문제를 새로 출제해준다. 언어 모형인 챗GPT가 수식 자체를 잘 이해 못할 때가 있어서 엉뚱한 답을 내놓을 수 있으니 그때는 챗GPT가 이해할 수 있는 컴퓨터 문법으로 수식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방법이 궁금하다면 아래 QR코드를 찍어 알아보자. 

 

 

 

또한 문제를 제시한 뒤, 풀이 방법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추가로 ‘다른 방법으로 또 풀어줘’라고 물어보면 챗GPT는 같은 문제에 대한 다른 풀이를 계속 제시한다. 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풀이 방법을 고민하는 태도는 문제해결력과 탐구력을 상승시킨다. 이는 챗GPT가 있기 전 공부 방법에서는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물론 챗GPT는 복잡한 풀이 과정이 필요한 문제에서는 비슷한 문제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틀린 풀이 방법을 내놓기도 한다. 오세준 이대부속고등학교 교사는 “챗GPT의 답변에 이상이 없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과정이 번거롭겠지만 수학에서 반드시 필요한 비판적인 사고력을 자연스레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조사, 첨삭, 풀이 검토까지 척척

 

챗GPT가 언어 모델인 만큼 작문 실력을 요구하는 수행평가에서 탁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문석 포항제철고 교사는 “먼저 학생이 글을 작성한 뒤에 챗GPT의 도움을 받아 문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거나 글을 매끄럽게 다듬고 오탈자를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주제를 생각해야 할 때 다양한 키워드가 들어간 글을 써달라고 요청하면, 그 답변에서 주제를 떠올릴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인터넷과 책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가 필요한 과제를 할 때도 유용하다. 수학 시간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미적분과 해석기하학’에 대해 보고서를 쓰라는 과제를 받은 이서윤 세과영 2학년 학생은 “국내 검색 포털에서 알기 어려운 기하학의 역사를 챗GPT가 바로 알려줘서 편했다”면서도, “수학자의 국적이나 연도가 잘못된 정보도 섞여 있어서 검증을 꼼꼼히 했다”고 말했다. 

 

수학 수행평가의 단골 주제는 수학을 배우는 이유 찾기다. 이때도 챗GPT가 해결사다. 수학이 쓰이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줄 수 있어서다. 

 

‘사인 법칙을 도대체 실생활에서 어디에 쓰는 거야?’라고 물으면 ‘태양과 지구 간의 거리 계산’, ‘다리 길이 계산’ 등 사인 법칙의 여러 실생활 사례를 제시한다. ‘다리 길이 계산을 더 자세히 설명해줘’라고 말하면 이 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방탄소년단도 사인 법칙을 사용할까?’처럼 뜬금없는 질문을 넣어도 ‘방탄소년단이 사인 법칙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추측하지만, 삼각함수와 관련해 방탄소년단이 음악이나 춤을 구성할 수 있다’며 예시를 든다. 

 

이렇게 수학 공부를 하며 떠오르는 질문을 챗GPT에 넣다보면 수학과 가까워지고, 수학을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싶게끔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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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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