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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건물은 무게가 엄청나다. 이 무게는 지구가 초고층건물을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지구 중심 방향으로 생긴다. 초고층건물이 중력을 견디려면 기둥이나 벽 같이 수직으로 세우는 부재★의 크기를 키워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재가 너무 커지면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다.

 

부재★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여러 가지 재료를 뜻한다.

 

이 문제는 고강도 콘크리트 같은 신재료로 해결할 수 있다. 정란 단국대학교 초고층빌딩 글로벌 R&BD 센터장은 “신재료의 개발로 200층까지도 기둥이나 벽을 과거보다 훨씬 작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재료의 개발로 가능해진 대표적인 설계가 ‘메가기둥 구조’다. 이는 건물의 척추 역할을 하는 ‘코어 벽’을 중심에 세우고 건물 모퉁이나 모서리에 ‘메가기둥’이라는 튼튼한 기둥을 세우는 건축 구조다. 여기에는 큰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콘크리트가 쓰인다. 그래서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큰 힘을 견딜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에는 주사위만 한 크기로 성인 남성 10명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콘크리트가 쓰였다.

 

메가기둥 구조에 코어 벽과 메가기둥을 단단하게 연결해 주는 ‘아웃리거 구조’와 트러스★를 이용해 메가기둥을 단단하게 연결하는 ‘벨트 트러스 구조’를 건물의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면, 더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다. 단순히 개별 기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저항력이 생긴다. 나뭇가지 여러 개를 묶었을 때 부러뜨리기 어려운 원리를 적용했다고 생각하면 쉽다.

 

트러스★

여러 개의 직선을 1개 이상의 삼각형으로 배열해 구성한 뼈대 구조다.

 

 

승강로에 수학자 베르누이가 나타난 이유는?

 

초고층건물에서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 구조물이 있다. 바로 엘리베이터다. 초고층건물에 설치하는 엘리베이터는 100층 이상을 움직여야 하는 만큼 빨라야 한다. 그래서 초고층건물에는 분당 360m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엘리베이터는 사람이 탑승하는 ‘카’와 카를 들어 올리고 내리는 역할을 하는 ‘권상기’, 카와 권상기를 연결하는 ‘로프’, 카 반대편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균형추’로 이뤄져 있다. 균형추는 카의 50% 정도의 무게를 가진 추로, 권상기는 균형추의 무게를 뺀 나머지 무게만 들어 올리면 된다.

 

 

그런데 초고층건물에서 생기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카가 지나다니는 길로 생기는 바람이다. 건물이 높아지면 카가 들어가 있는 공간인 승강로에는 ‘굴뚝효과’가 생긴다. 굴뚝효과는 위아래의 온도와 기압차로 인해 공기가 승강로 같은 긴 통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는 현상이다.

 

이 상승 기류(바람)는 카를 흔들거나, 엘리베이터 문을 오작동시킬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일 때 승강로 벽이 받는 풍압은 스위스 수학자 야코프 베르누이가 밝혀낸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해 아래와 같이 구할 수 있다. 베르누이 정리는 바람과 같은 유체가 넓은 통로에 비해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속도가 빨라지며 압력이 감소한다는 정리다.

 

 

굴뚝효과로 인해 생기는 바람의 압력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상승 기류가 엘리베이터를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겉모양을 유선형으로 설계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승강로를 넓게 설계해 카와 승강로 면적의 비율 H( 카의 단면적/승강로 단면적 )를 작게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 승강로가 커지면서 건물에서 쓸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초고층보다 높은 상상 2] 

 

쌀농사 짓는 초고층건물

 

 

공모전 2위는 홍콩 건축디자이너 토니 룽이 아이디어를 낸 초고층 신사 프로젝트다. 도쿄 번화가인 긴자 거리에 종교시설과 논을 결합한 초고층 신사를 세운다는 프로젝트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수학으로 쌓아올린 미래도시, 초고층건물

Part 1. 피라미드는 초고층건물일까?

Part 2. 메가기둥 구조로 중력을 거스르다

Part 3. 지진으로 인한 ‘공진’을 막아라

Part 4. 바람에 넘어가진 않을까?

Part 5. 수학으로 새 옷 입은 초고층건물

Part 6. 상상할 수 있는 초고층건물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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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호 수학동아 정보

  • 김경환 기자(dalgudot@donga.com)
  • 도움

    하태훈(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주택건축연구팀 수석연구원), 서인석(롯데건설 잠실 제2롯데월드 현장 기획 팀장), 김영학(롯데건설 잠실 제2롯데월드 현장 품질기술 팀장), 정란(단국대학교 초고층빌딩 글로벌 R&BD 센터장), 구화기(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이사), 김치경(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 기타

    [일러스트] 박장규
  • 참고자료

    초고층빌딩 설계·시공기술 연구단 ‘초고층빌딩 건축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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