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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 몸매에 행운이 따르는 팔방미인의 수 8

재미있는 숫자 이야기

대칭 몸매에 행운이 따르는 팔방미인의 수 8


안녕! 나는 숫자 8이라고 해~. 한여름인 8월 때문에 나를 그다지 반갑지 않게 생각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 덕에 방학도 있고, 시원한 물놀이도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봐. 게다가 나를보면 왠지 팔팔한 기운이 샘솟는 거 같지 않니! 아직도 내가 팔방미인이라는 걸 모르겠다고? 그렇다면 내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팔팔열차 탑승권을 선물할게. 곧 8로 떠나는 재밌는 열차를 탈 수 있을 거야. “팔팔열차, 출발!”


제 1 코스 순환과 무한의 상징

8을 절반으로 쪼개면 어떻게 될까? 정답은 다양해. 8÷2=4가 될 수 있고, 8을 위 아래로 나눠서 0이 될 수도 있고, 8을 좌우로 나눠서 3이 될 수도 있지. 8이란 숫자가 대칭적인 구조로 돼 있어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는 난센스 문제도 나올 수 있는 거야. 그림처럼 8은 점대칭 구조이자 선대칭 구조인 재밌는 숫자지.
 

점대칭구조이자 선대칭구조인 8


8은 옆으로 누이면 수학에서 무한대를 나타내는 기호와 같아져. 이 ∞ 기호는‘무한대’라고 불러.

그런데 무한을 나타내는 ‘누워 있는 8자’ 기호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 기호는 1655년 영국 옥스퍼드대의 수학자인 존 월리스가 처음 만들어 사용했어. 그는 로마시대에 수 1000을 나타내는 M 대신에 가끔 사용된 기호⊂|⊃를 약간 변형해서 무한대 기호를 만들었지. 로마시대 기호가 곡선 모양으로 바뀌면서 ∞가 된 거야.

이런 점에서 착안해 ∞의‘무한성’을 재미있게 회사이름으로 활용해 의미를 부여한 곳도 있어. 바로‘잠자는 8’을 뜻하는 ‘슬리핑 에이트(sleeping eight)’라는 회사지.

또 고대 로마의‘행운의 여신’인 포르투나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쉼 없이 돌리고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은 인생의 순환을 상징한다고 해.

재미있는 점은 하필이면 그 수레의 바퀴가 딱 8개의 바퀴살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8을 누이면 무한대(∞) 외에도 2개의 수레바퀴가 나란히 놓인 모양을 떠올릴 수 있어. 8을 누인 모습에서 인생의 수레바퀴 같은 순환을떠올릴 수 있는 셈이지.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일주일이나 음계 등이 7개의 순환구조로 이뤄진 것이 많은데, 이때 8(=7+1)은 순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일주일이 지난 다음 날이 바로 8번째 날이고‘도레미파솔라시’가 끝나고 다시‘도’가 시작되는 것도 바로 8번째 음이거든. 또 골프에서는 한 홀에서 8타를 쳤을 때‘스노우맨’이라고 불러. 8이 눈사람과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지.


tip 종교에서의 8

종교에서 8은 재생, 부활, 구원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숫자다. 기독교에서 메시아가 죽고 다시 부활한 것도 일주일이 지난 첫날, 즉 8번째 날이었다. 불교에서‘8정도’는 해탈, 즉 구원에 이르는 8가지 길을 말한다.


제 2 코스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에 무슨 일이 있었나?

8은 모양뿐 아니라 발음 때문에 의미가 크게 달라지기도 해. 중국어는 다른 문자인데도 같은 발음인 경우가 매우 많아. 이 중에서 숫자 8(八)의 중국어 발음인‘빠’는‘돈을 벌다, 재산을 모으다’의 의미를 가진 ‘빠차이(發財)’의‘빠(發)’와 발음이 같아.

이런 이유 때문일까? 중국어를 사용하는 홍콩인과 중국인은 8을 부자가 되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숫자로 생각해 누구나 좋아해. 그래서 8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강하지. 서양이나 우리나라에서 숫자 7을 좋아하는 것과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아.

실제로 중국에는 8이 들어간 자동차 번호판 숫자, 휴대전화 번호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기에붙는 웃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야. 2004년에 전화번호 경매에서 한 회사가 숫자 8이 8번 들어간 ‘8888-8888’ 번호를 약 3억 3900만 원에 낙찰받았어. 당시 한 상점에서는 8이 4개 들어간 끝자리 번호 ‘8888’을 5500만 원에 판다고 전시하기도 했지. 중국에서 휴대전화 번호 가격은 8000원에서 8만원 사이인데, 8이 한두 개 들어가면 수십 배 이상 올라간데.

또 중국인들은 1988년 8월 8일과 같이 8이 많이 들어간 날짜에는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 결혼식 축의금에도 80위안, 180위안처럼 8자를 집어넣는 경우가 많고, 중국 고층 건물 가운데에도 유난히 88층으로 이뤄진 곳이 많다고 해.

8에 대한 중국인들의 유별난 사랑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바로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에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시작됐지. 8로 수놓인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시간은 기상이나 다른 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됐겠지만 아무래도 8에 대한 중국인의 사랑이 한몫 단단히 했을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거야.

8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행운을 가져온다는 의미가 있어.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원래 회사이름인 도요다(とよだ:10획)를 도요타(とよた:8획)로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있지.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에 베이징올림픽을 개막한 것은 8에 대한 중국인의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금메달 8개로 중국인에게 숫자의 감동을 안긴 펠프스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국제규격의 수영장은 최소 8개의 레인으로 이뤄져 있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는 수영에서 8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것은 8을 좋아하는 중국인에게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펠프스는 8번 레인이 아닌 가운데 레인에서 경기를 펼쳐 8과 관련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지는 못했다. 수영에서는 물의 저항 때문에 경기에 유리한 레인과 불리한 레인이 있는데, 가운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래서 예선에서 좋은 기록을 낸 선수 순으로 4-3-5-6-2-7-1-8번의 레인을 배정한다.


제 3 코스 케이크를 3번에 똑같이 8조각으로 자르려면

케이크를 3번 만에 같은 크기의 8조각으로 자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8=2×2×2, 즉 8이 2의 세제곱과 같다는 사실과 관련 있어. 이때 중요한 것은 케이크를 3회 연속으로 절반씩 나누려면 어떻게 잘라야 하느냐야. 케이크는 3차원 입체도형이라 중심을 원점으로 하는 3개의 축을 이용하면 그림처럼 3번 만에 케이크를 같은 크기의 8조각으로 나눌 수 있지.

3번만에 케이크 8조각으로 나누기


이와 같이 8이 23이라는 특성 때문에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8을 무게와 치수를 표시할 때 사용해. 8을 절반으로 나누면 10보다 더 쉽고 빠르게 1을 얻을 수 있어서지. 10에서 1을 얻으려면 처음부터 10등분하거나, 2등분한 뒤 5등분, 또는 5등분한 뒤 2등분해야 하는데, 10등분이나 5등분보다는 2등분이 상대적으로 더 쉽거든. 이런 예로는 8온스(=1컵), 8파인트(=1갤런), 8갤런(=1부셸), 8펄롱(=1마일) 등이 있어.

8이 2의 세제곱이라는 성질은 팔괘 이론과도 관련 있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같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8에 대한 독특한 믿음이 있어. 이 중에서도 8개의 괘로 우주를 설명하는 팔괘 이론은 중국철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 팔괘는 기본 구조인 선의 모양에 적극적인 양의 의미를 가지는 연결된 선(-)과 소극적인 음의 의미를 가지는 끊어진 선(--) 2가지가 있고, 각각의 괘는 위에서부터 아래의 세 자리에 각각 연결된 선이나 끊어진 선이 들어가지. 이렇게 하면 괘의 총수가 8(=2×2×2=23)개가 돼, 팔괘가 된 거야.


팔괘 건, 태, 리, 진, 손, 감, 간, 곤


은 차례로 우주의 8가지 기본요소인 하늘, 늪(못), 불, 번개, 바람, 물, 산, 땅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8가지 방위인 팔방, 즉 서북, 서, 남, 동, 동남, 북, 동북, 서남을 뜻하며, 인생의 여정 같은 의미도 담고 있어. 그래서 팔괘 이론은 무술과 풍수지리,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으로도 응용되고 있지. 팔괘는 우리나라 태극기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는데, 태극기에는 이 팔괘 중 선별된 건, 곤, 감, 리 네 괘가 들어 있어.
 

팔괘



tip 8월의 코스모스

가을에 피는 꽃으로 알려진 코스모스는 꽃잎을 자세히 보면 8개다. 그런데 코스모스는 가을보다 여름막바지인 8월에 많이 핀다. 이처럼 코스모스는 8과 관련이 높다.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우리말로는 살사리꽃이라고 부른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보고 지은 이름이다.


제 4 코스 52장의 카드를 8번 섞으면 처음과 같아진다?!

‘리플 셔플’은 카드를 섞는 방법 중 하나로, 52장의 카드를 절반으로 나눈 다음, 양손에 쥐고 왼손에서 1장씩, 오른손에서 1장씩 차례로 섞는 방법을 말해. 드라마나 영화에서 카지노 딜러가 양손에 절반씩 쥔 카드를 휘면서 순식간에 카드를 섞는 장면을 한 번쯤은 봤을 거야.

이렇게 카드를 섞으면 카드가 무작위로 배열돼 카드의 위치를 예측할 수 없어.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섞었는데, 처음과 같아진다면 어떨까? 정말 허무하겠지. 신기하게도 이 리플 셔플을 완벽하게 8번 반복하면 처음 카드의 배열과 똑같아져.

52장의 카드 중 1번째 카드를 C1, k번째 카드를 Ck, 52번째 카드를 C52라 하면 리플 셔플을 1회 한 뒤의 카드 배열을 다음과 같이 표로 나타낼 수 있어. 이때 두 묶음 중 첫 번째 묶음, 즉 1번째부터 26번째 카드로 이뤄진 묶음을 항상 먼저 섞는다고 가정해야 해.
 

리플셔플


표를 천천히 살피면 C2가 3번째 자리, C3가 5번째 자리로 이동하는 걸 볼 수 있어. 여기서 x번째 있던 카드 Cx가 리플 셔플로 y번째 위치로 이동한다고 할 때 x와 y의 관계를 다음과 같은 함수로 만들 수 있지. 표를 잘 보면 이 함수가 어떻게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함수


이제 연속으로 리플 셔플을 했을 때 2번째와 3번째 카드의 위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앞에서 구한 함수로 확인해보자. 그러면 다음 표처럼 8번의 리플 셔플에 의해 카드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리브셔플 횟수에 따른 카드의 위치


나머지 카드도 8회의 리플 셔플로 원위치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같은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지. 특히 재미있는 것은 첫 번째 카드와 마지막 52번째 카드는 위와 같은 리플 셔플로 위치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야. 이것은 함수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조금만 리플 셔플을 연습해본다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제 5 코스 October는 원래 8월!

영어로‘oct’라는 접두사가 쓰인 단어를 찾아보면 신기하게도 8과 관련이 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그건 oct가 라틴어의 8을 의미하는 숫자‘octo’에서 나왔기 때문이지. 즉 영어로‘oct’는 8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접두사야.

예를 들어‘옥타브(octave)’는 어떤 음에서 완전 8도의 거리에 있는 음을말하고,‘문어(octopus)’는 다리가 8개인 연체동물이지. 또‘팔각형(octagon)’과‘팔면체(octahedron)’에도 oct라는 접두사가 붙어 있어.

그런데 ‘October’는 oct라는 접두사가 쓰인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8월이 아니라 10월이야. 왜 이렇게 됐을까? 이것은 October라는 명칭이 처음 붙여진 고대 로마의 달력이 지금과 달랐기 때문이야. 처음 October가 쓰였던 고대 로마시대의 달력은 지금과 달리 1년이 10개월로 이뤄져 있었어. 이때October는 단어의 뜻에 맞는 8번째 달이었지.

하지만 특별하게 명칭이 없던 겨울을 현재의 1월과 2월을 뜻하는‘January’와‘February’로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1년이 총 12개월이 됐어. 이렇게 되면서 October가 10번째 달이 된 거야. 그 뒤 로마의 통치자 줄리어스 시저가 자신의 생일이 있는 7월의 명칭을 자신의 이름을 따서 July로 바꾸었고, 이후 아우구스투스가 자신의 생일이 있는 8월의 명칭을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따서 August로 바꾸었어.이때부터 지금과 같은 영어 이름으로 된 12달의 명칭이 자리 잡게 된 거지.


tip 스포츠에서 중요한 8

당구에서 포켓 게임은 에이트볼이 라고도 부르는데, 15개의 공으로 경기를 하지만 검은색 8번 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경기는 8개의 조로 구성된다. 특히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나 대회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할 때 8강부터는 한 경기도 빼놓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고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가 펼쳐진다.


팔팔열차 여행 어땠니? 8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니? 아직도 부족하다고? 우리가 숨 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산소의 원자번호도 8번이고,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행성도 8개야. 뭐든지 잘 하는 사람은 팔방미인라고 하지. 더운 여름인 8월이라고 너무 부정적으로, 팔자 좋은 8이라고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중심이 잡힌 8처럼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비판적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2011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오화평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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