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주택, 학교, 아파트, 초고층건물 같은 모든 건물은 고유한 주기로 계속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는 범위가 아주 크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렇게 건물이 흔들리는 건 평소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진이 일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면 어떤 건물이든 위험하다. 그런데 꼭 강한 지진만 위험한 건 아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정말 위험한 경우는 ‘공진’ 현상이 일어났을 때다.
지진 대비하려면 ‘대칭’이 안정적
공진이란 어떤 물체가 흔들리고 있는 고유 주기와 지진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발생한 진동의 주기가 일치하면서 진동의 위력이 커지는 현상이다. 즉 초고층건물의 고유 주기와 지진의 진동 주기가 일치하면 초고층건물은 강력한 힘을 받는다.
공진에 의한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1831년에 발생한 영국 브로튼 현수교 붕괴 사고다. 군인들이 발을 맞춰 브로튼 현수교를 행진했는데, 발을 구르는 주기와 현수교의 고유 주기가 일치해 공진이 일어났고 결국 다리가 무너졌다.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초고층건물을 기하학적으로 ‘대칭’인 형태로 설계하는 것이 좋다. 하태훈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건축연구팀 수석연구원은 “지진은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닥쳐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진에 대비하려면 초고층건물을 ‘수평 방향으로 자른 평면(이하 ‘평면’으로 표기)’을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힘으로 버틸 수 있는 대칭 모양으로 설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높은 초고층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의 평면도 꽃잎이 세 개 달린 방사형 대칭 모양이다.
삼각형을 이용한 트러스 구조를 활용해 지진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도 한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초고층건물인 말레이시아 IB타워는 10층 높이에 이르는 거대한 삼각형으로 거대한 트러스를 세로로 세우고, 그 안에 58층 초고층건물을 집어넣은 모양이다. 트러스는 건물의 무게를 안전하게 지탱하고 지진 같은 강력한 진동에 저항하는 역할을 한다.
[초고층보다 높은 상상 3]
화재 예방용 초고층건물
공모전 3위는 칠레 건축가의 작품으로, 바람을 억제하고 물을 분사하는 시스템을 갖춘 화재 예방 초고층건물이다. 칠레에서 자주 발생하는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초고층 아파트 컨셉이다.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