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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마침내 무한을 수학적으로 정의했고, 유한집합의 성질이 무한집합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무한이 무엇인지 확실히 모르면서 무한급수와 미적분을 연구했던 수학자들과 달리 지금은 고등학교부터 무한을 배운다.

 

하지만 무한은 아직 미지의 세계다. 지금도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무한집합의 크기가 다양하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궁금증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수학자 다비드 힐베르트는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20세기 수학자들이 풀어야 할 23가지 문제’를 발표했는데, 그중 첫 번째 문제가 바로 연속체 가설 증명이었다.

 

오스트리아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1938년에 현대 수학의 근간인 표준 공리만으로는 이 가설이 틀렸음을 보일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1963년, 미국 수학자 폴 코언은 표준 공리만으로는 이 가설이 참임을 증명할 수 없음을 보였다. 참이든 거짓이든 증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한을 향한 끝없는 도전


괴델과 코언 이후 자연수 집합과 실수 집합의 중간에 있는 집합을 찾으려는 노력은 줄어들었지만, 남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2013년, 마리안디 몰리아리스 미국 시카고대 수학과 교수와 사하론 셸라흐 예루살렘 히브리대 수학과 명예 교수는 연속체 가설이 틀렸다고 가정할 경우에만 생길 수 있는 두 가지 무한집합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증명했다. 두 무한집합은 원소를 뽑는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자연수 집합보다는 크고 실수 집합보다는 작다. 그동안 많은 학자가 표준 공리만으로는 두 무한집합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보이기 어려울 거라 추측했다.

 

 

그런데 몰리아리스 교수와 셸라흐 교수는 새로운 공리 없이도 두 무한집합의 크기가 같음을 보였다. 문제가 나온 지 50년만의 일이다. 2017년 7월 5일, 유럽집합론학회는 무한집합의 크기를 비교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 두 교수를 하우스도르프 메달 수상자로 발표했다. 독일 수학자 펠릭스 하우스도르프의 이름을 딴 이 메달은 최근 5년 사이에 나온 논문 가운데 집합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논문을 쓴 연구자에게 준다.

 

이밖에 ‘유한차원에서만 정의하고 풀 수 있었던 방정식을 무한차원에서도 풀 수 있는지’, ‘무한호텔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물리학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와 같은 물음도 최근에야 해결됐다. 인류가 언제 무한의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인류의 호기심과 도전은 끝이 없다. 힐베르트가 말한 것처럼 아무도 우리를 칸토어가 만들어낸 낙원에서 쫓아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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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웰컴 투 무한호텔

Part 1. 웰컴 투 무한의 세계

Part 2. 빈 방 없는 호텔에서 묵을 수 있을까?

Part 3. 실수 손님도 묵을 수 있을까?

Part 4. ‘줄어든’실수 손님은 묵을 수 있을까?

Part 5. 무한에 울고 웃는 사람들

Part 6. 무한은 칸토어가 만든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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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호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eunyoungko@donga.com)
  • 도움

    김병한(연세대학교 수학과 교수), 이정욱(연세대학교 수학과 박사후연구원), 조수남(서울대학교 및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사)
  • 참고자료

    ‘수학의 무한 철학의 무한’
  • 일러스트

    하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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