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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다리가 고무 찰흙으로 돼 있어서 원하는 만큼 길이를 늘일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면 가능한 일이에요. 먼저 왼쪽 다리를 허벅지 쪽으로 아주 짧게 줄여요. 찰흙으로 사람을 빚다가 다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리의 찰흙을 엉덩이 쪽으로 합치는 상상을 하면 이해하기 쉬워요. 이제 짧아진 다리를 팬티에서 빼내요. 그러면 팬티가 오른쪽 다리에만 걸려있는 상태가 돼요. 이 팬티를 발목까지 끌어내리면 바지를 벗지 않고도 팬티를 벗을 수 있어요. 고무로 만든 팬티라면 더욱 쉽겠죠.
말도 안 되는 실험이라고 생각하지요? 구멍을 내지 않고, 자르거나 이어붙이지 않는 한 아무렇게나 모양을 바꿔도 되는 세계가 바로 위상수학이에요. 손잡이가 있는 물컵과 도넛이 같은 것도 물컵에 구멍을 내지 않고 도넛을 만들 수 있어서랍니다. 위상수학에서는 이 물컵과 도넛의 ‘위상이 같다’고 표현해요. 첫 번째 실험에서 다리를 비현실적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었던 것도 구멍을 내지 않는 한 다리의 위상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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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고무고무 박사의 위상수학 실험실
Part 1. [첫 번째 실험] 바지 입은 채로 팬티 갈아입기
Part 2. [두 번째 실험] 한 점도 겹치지 않게 모나리자 구기기
Part 3. [세 번째 실험] 가마가 생기지 않게 고양이 털 빗기
괴짜 수학자의 실험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