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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로니아 점토판에 쓰여 있는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길가메시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저승으로 여행을 떠난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저승을 찾기 위해 길가메시는 어떤 준비를 했을까?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아무래도 길을 찾는 데 쓸 지도가 있어야 한다. 수천 년 전 바빌로니아에서는 어떤 지도를 이용했을까?

미지의 세계까지 담긴 지도
 
실제로 바빌로니아인은 점토판에 쐐기문자로 설명을 달아 놓은 지도를 만들었다. 지도에는 고대 바빌로니아 이전 시대인 아카드 왕국의 창시자 사르곤 대왕의 원정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비록 일부가 부서져
나갔지만, 가운데 둥근 동심원 두 개를 기준으로 사방에 7개의 삼각형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보통 지도와는 조금 다르다. 바빌로니아인은 지도에 현실 세계뿐 아니라 미지의 세계까지 나타냈기 때문이다. 바빌로니아인은 세계가 평평한 대지와 바다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개의 동심원 중 안쪽에는 현실 세계인 바빌로니아 왕국을 나타냈고, 바깥쪽 원은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소금 바다로 표현했다. 바다 밖의 표현한 삼각형은 바빌로니아인이 생각한 미지의 세계다.

원 중심에는 송곳으로 쿡 찍어 놓은 듯한 자국이 보인다. 바빌로니아인이 컴퍼스와 같은 도구를 사용했다는 증거다. 바빌로니아인은 컴퍼스로 원을 그리며 척도를 계산해 지형의 위치를 파악했다.

미지의 세계를 표현한 삼각형도 그냥 새겨 넣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뾰족뾰족하게 뻗어 있는 7개의 삼각형은 모두 이등변삼각형이다. 원을 정확히 그리고 이등변 삼각형을 새겨 넣은 것으로 보아 바빌로니아인들은 기하학에 대한 식견도 높았을 것이다.

피타고라스보다 1000년 앞서 발견한 피타고라스 수

바빌로니아인의 기하학 지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피타고라스 수를 담고 있는 플림프톤322 점토판이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삼각형이 있을 때 빗변 길이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길이를 제곱한 수를 합한 것과 같음을 말한다. 이 피타고라스 정리에 맞는 수의 쌍을 피타고라스 수라고 부른다.

바빌로니아인은 피타고라스가 태어나기 1000년 전에 이미 피타고라스 수를 알고 있었다. 플림프톤322에는 60진법으로 나타낸 쐐기문자가 4열 15행으로 나란히 새겨져 있다. 60진법을 10진법으로 고치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맞는 수가 된다. 15쌍의 피타고라스 수를 새겨 놓은 것이다.

[플림프톤322 미국 컬럼비아 대학 플림프톤 소장품 322목록이란 뜻으로,바빌로니아어로 쓰인 수학 점토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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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기타

    [참고자료]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Babylonian Numerals>, <A History of Mathematics: From Mesopotamia to Modernity>, “Ancient Babylonian astronomers calculated Jupiter’s position from the area under a time-velocity graph”
  • 일러스트

    오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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