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빨간 양복을 입은 두 요원을 발견한 곳은 몬트리올 국제공항의 발권 창구입니다. 선물이 가득든 짐을 부치고 비행기 표를 받는 요원들을 보는 항공사 직원의 눈빛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특수 장비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어 보겠습니다.


요원이 비행기 표를 받고 발권창구를 떠나자 항공사 직원이 옆에 있던 신참 직원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여기서 몇 년 일했는데, 매년 이맘때쯤 저렇게 빨간 양복을 입고, 가방은 32kg을 꽉 채워서 나타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야. 짐을 다 합치면 비행기 한 대만큼 무거울지도 몰라. 만약 저 사람들이 전용 비행기를 띄운다면 그땐 비용을 얼마나 청구해야 할지 머리가 아프군.”

그러자 동료 직원이 물었어요. “비행기를 띄울 때 내는 비용도 있나요?”

“당연하지. 각 항공사는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의 대수에 비례하는 ‘착륙료’를 내야 해. 활주로를 짓는 데 들었던 건설 비용과 유지 비용을 항공사가 어떻게 나눠서 부담할지 계산해야 한다고.

먼저 활주로 건설 비용은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필요한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야. 비행기마다 다른데, 가장 긴 활주로가 필요한 항공기가 활주로 건설 비용을 가장 많이 부담하는 거지. 반면, 활주로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정비할 때 필요한 유지 비용은 비행기 운항 횟수가 많은 항공사가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이야.”


항공사의 활주로 비용 게임
요원을 뒤따라가기 전에 이 부분은 꼭 설명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비행기가 한 번 착륙할 때 내는 비용은 어떻게 정할까요? 항공사가 가장 합리적으로 비용을 분배할 때도 수학이 필요합니다. 바로 ‘협조적 게임이론’! 활주로 비용 분담이라는 게임에 참여한 항공사는 반드시 약속한 규칙대로 비용을 내야 해서 ‘협조적’이라고 합니다. 비용을 분담할 때는 활주로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을 정하고 나서 부담할 액수를 정합니다. 그 비율을 ‘공헌지수’라고 하는데, 비행기의 이착륙거리와 최대이륙중량에 비례합니다.

최대이륙중량은 이륙하는 비행기의 최대 무게입니다. 짐과 승객, 승무원의 무게 등을 모두 더한 값이지요. 비행기별로 이착륙에 필요한 거리는 큰 차이가 없어 최대이륙중량이 1회 착륙료를 계산하는 데 결정적입니다. 무거운 비행기일수록 활주로를 더 많이 상하게 하므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공항 비용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이미 비싼 착륙료를 내고 있으면서도 비행기가 최대이륙중량보다 가벼운 상태로 이륙하는 경우가 잦은 항공사는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활주로의 상태를 책임지는 공항은 당초 예상보다 무겁게 짐을 싣고 이륙하는 비행기를 찾아내 추가 비용을 부과하려 하겠지요.

 

2016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이관중 교수
  • 도움

    장윤석 교수
  • 기타

    참고 자료 이상원 외 <게임이론적 접근법에 의한 이착륙시설의 비용배분>
  • 일러스트

    오승만

🎓️ 진로 추천

  • 수학
  • 경제학
  • 항공·우주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