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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새해가 밝았어.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학교는 1학년부터 시작되지. 이처럼 숫자 1은 시작을 의미한단다. 이번 달에는 시작의 설렘을 안고 숫자 1에 담긴 수학 이야기를 만나 보자. 출발!


제1코스 티끌 모아 태산, 자연수 집합을 만드는 1


숫자 1은 일종의 티끌이다. 무슨 말일까? 1에 1을 차례로 더하면 2, 3, 4, 5,… 등 모든 자연수를 만들 수 있다. 즉, 1을 이용해 자연수라는 큰 집합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숫자 1의 역할은 19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인 주세페 페아노가 자연수 집합을 정의하기 위해 제시한 페아노 공리계에서 잘 드러난다. 수학에서 공리란, 어떤 이론의 기초로서 증명 없이 받아들이는 명제를 말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페아노 공리계가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우선 1이 자연수라는 첫 번째 공리는 매우 당연하다. 또한 1의 다음 수는 2, 2의 다음 수는 3인 것처럼 어떤 자연수 n 다음에는 자연수 n+1이 존재한다.

세 번째 공리에서는 어떤 자연수 n의 다음 수인 n+1=1이 되려면 n=0이 돼야 하기 때문에, 어떤 자연수의 다음 자연수는 1이 될 수 없다는 걸 이해할 수 있다.

네 번째 공리 역시 서로 다른 두 자연수 3과 4, 그리고 그 다음 자연수인 4와 5가 다른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다섯 번째 공리는 지금까지 살펴본 이전의 4개 공리를 만족하는 여러 집합 중 가장 작은 집합은 자연수 집합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페아노 공리계에서 보듯 1은 자연수의 시작점이자, 자연수 집합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티끌이다.


제2코스 소수와 합성수 나라의 영원한 이방인, 1

1은 소수일까? 합성수일까?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둘 다 ‘No’이다. 특이하게도 1은 자연수 중에서 유일하게 소수도 아니고, 합성수도 아닌 수다.

소수란 양의 약수가 1과 자신뿐인, 1보다 큰 자연수를 말한다. 따라서 소수는 약수를 2개만 갖는다. 북한에서는 소수를 ‘씨수’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가 수학적이다. 어떤 자연수라도 소인수분해를 통해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자연수의 근원은 소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에서 소수를 씨앗이 되는 수, 씨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면 1은 왜 소수가 될 수 없을까? 만약 1을 소수로 받아들인다면, 숫자 10을 소인수분해한 결과가 2×5 단 한 가지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1×2×5, 1²×2×5, 1³×2×5, …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것은 어떤 수를 소인수분해했을 때, 단 한 가지 형태로 나타나야 한다는 산술의 기본정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1은 소수가 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그렇다면 자연수 중에 소수는 몇 개나 있을까? 자연수가 무한히 많은 수들로 이루어져 있듯, 소수의 개수도 무한하다. 이 사실에 대한 증명은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가 쓴 책인 <;유클리드 원론>;에 기록돼 있을 정도로 역사가 매우 깊다.
 

1이 만드는 신기한 곱셈

모두 1로 이루어진 자연수를 제곱하면, 1부터 n의 자리까지 자연수가 순서대로 점점 커졌다가 다시 점점 작아지는 신기한 답이 나온다.
1×1=1, 11×11=121, 111×111=12321, 1111×1111=1234321, …
그 이유는 4자리의 자연수 1111을 제곱한 계산 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옆의 계산을 살펴보면, 1111²=1111×1111=1111+ 11110+111100+1111000이 된다. 따라서 일의 자리에서 1, 십의 자리에서 1+1, 백의 자리에서 1+1+1, … 이런 식으로 1이 차곡차곡 더해진 결과 1234321이란 답이 나오는 것이다.

이 계산 과정에서 1의 성질을 찾을 수 있다. 1은 0을 제외하고 원래의 값(1)과 제곱한 값(1²)이 같은 유일한 수다. 이를 방정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0도 원래의 값과 제곱한 값이 같기 때문에 0×0=0, 00×00=000, 000×000=00000과 같이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각 자리의 값이 0인 수는 모두 0이므로 의미가 없다. 위에서 본 계산 과정에 따라 9자리의 자연수 111111111을 제곱한 값은, 12345678987654321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계산은 각 자리의 값이 모두 1로 이루어진 9자리의 자연수까지만 적용이 된다. 9자리를 넘게 되면 덧셈의 과정에 서 올림이 일어나므로 위의 규칙을 완벽하게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로 이루어진 10자리 자연수 1111111111을 제곱하면, 덧셈의 과정에서 앞의 자리로 올림이 일어나 답은 1234567900987654321이 된다.


제3코스 자료를 조작했는지 알려 주는 파수꾼, 1

기업의 가계부에 해당하는 대차대조표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1로 시작하는 경우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각 숫자가 나올 확률은 숫자 1부터 9까지 동일하게 100÷9≒11.1%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왜 1이 30%라는 큰 비율로 나오는 걸까?

1937년 미국 가전회사인 GE의 물리학자 프랭크 벤포드는 자신이 사용하던 상용로그표 페이지를 넘기다가 이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고는 벤포드의 법칙을 만들었다. 상용로그표에서 벤포드가 신기하다고 생각한 점은 로그표의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더 때가 타고 너덜너덜해졌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상용로그표의 앞부분, 즉 1부터 10 중 1에 가까운 숫자를 더 많이 찾아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포드는 왜 찾아본 수가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1에 가까운 쪽에 집중됐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다른 통계에도 이런 경향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인구, 주식, 소득, 매출, 야구 기록, 강의 길이 등 다른 여러 경우에서 이와 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벤포드는 통계의 어떤 항목의 값이 1부터 9까지 각각의 숫자로 시작할 확률을 정리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인구수의 예를 통해 벤포드의 법칙에 대해 간단히 접근해 보자. 한 도시의 인구가 10년 만에 1만 명에서 2만 명으로 증가했을 때, 다음 10년 뒤 인구는 어떻게 될까? 얼핏 3만 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인구의 증가는 곱셈과 연관돼 이루어진다. 따라서 처음 1만 명에서 10년 만에 2배가 되어 2만 명이 되고, 다시 10년 뒤 인구는 2만 명의 2배인 4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10년 단위로 2배씩 변화하는 인구수를 표로 나타낸 뒤, 각 수가 어떤 숫자로 시작하는지 확인해 보자.
 


모든 통계의 결과가 벤포드의 법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통계의 항목들 중 곱셈과 관련이 있는 건 벤포드의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곱셈과 관련 있는 통계 항목에서 각 값의 처음 숫자가 1, 2, 3이 아닌 다른 숫자가 더 많이 나타나거나 모든 숫자들이 같은 빈도로 나타난다면, 이 장부는 누군가 허위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횡령, 조작, 탈세 등을 탐지하기 위해 벤포드의 법칙을 활용하고 있다.


#1은 자연수 중에서도 가장 작고, 약수도 1개뿐인 볼품없는 수로 생각하기 쉬워. 하지만 숫자 1이 쌓은 튼튼한 기초는 수학을 발전시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어.

우리도 2012년 새해를 숫자 1처럼 튼튼하게 기초를 쌓는 보람찬 해로 만들어 나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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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오화평 교사
  • 사진

    염지현 기자
  • 사진

    이한철 외
  • 진행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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