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보단 하늘을 더 좋아하게 만들고 말리라!’굳은 결심도 잠시, 이내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어요.사실 아무리 사람에게 쫓겨도 새니까 날아서 도망가면 그만인데, 녀석은 날 줄 모르니 당연히 잡히죠. 튤리오 박사 말고도, 저와 블루를 팔아 돈을 챙기려는 세력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긴 것도 여러 차례, 함께 블루의 비행을 도와줄 ‘라파엘’ 을 만나고서야 안정을 찾았어요.
라파엘의 화끈한 성격 덕분에 저와 블루는 어느새 벼랑 끝에 서 있었게 됐죠. 저야 오랜만에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만났으니 행복했지만, 블루는 파란 얼굴이 더 새파랗게 질렸더라고요. 그래서 라파엘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우선 비행을 체험하는 것! 우리는 바로 행글라이더에 몸을 맡겼어요.
행글라이더는 사람들이 타는 비행기 중 활공 비행이 가능한 비행기예요. 블루가 활공비행을 체험하기에 안성맞춤이죠. 행글라이더는 엔진이 없어서 땅에서부터 출발할 수 없어요. 높은 곳에서 출발해 활공 비행을 해야 하죠. 행글라이더라고 해서 무조건 하강비행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낙하산이 아니니까요. 비행 중 *상승기류를 만나면 이 기류와 바람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비행경로는 물론 아래쪽을 향하지만요.
블루는 곧 안정을 되찾고 생애 첫 행글라이더 조종에 만족한다고 했어요. 맙소사! 앞으로 계속 행글라이더로 날겠다는 거예요. 아니 멀쩡한 자기 날개를 놔두고 왜 사람들이 날고 싶어서 만든 허접한 비닐로 날겠다는 걸까요? 자기는 행글라이더만큼 거의 수평으로 활공 비행할 자신이 없다나 뭐라나….블루에게‘활공각’에 대해 설명해 주었죠.
활공각은 수평선과 비행경로가 이루는 각도를 말합니다. 만약 두 행글라이더가 다음 그림과 같이 비행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눈으로 보기에도 활공각이 서로 다르잖아요. 활공각이 작은 비행기일수록 하강한 높이가 같을 때 더 멀리 날아 더 천천히 착륙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비행기는 착륙할 때 적당한 높이에서 엔진을 끄고 활공비행으로 착륙하는데, 활공각이 작은 비행기일수록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거죠. 활공각은 활공비와 날개의 가로·세로 비도 관련이 깊어요. A 비행기의 활공비는 4 : 1이며 활공비의 값은 4이고,B 비행기의 활공비는 10 : 1이며 활공비의 값은 10이죠. 이때 활공각을 비교해 보면 활공비의 값이 클수록 활공각은 작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활공비와 날개의 가로·세로 비는 비례한다고 했으니, 날개의 가로·세로 비의 값도 클수록 활공각은 작아지는 거죠.
휴~. 다행히 블루를 설득할 수 있었어요. 행글라이더의 활공각은 정해져있지만, 블루의 활공각은 연습하기 나름이니까요. 활공각을 최대한 작게 만들도록 비행 연습을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뻥뻥 큰소리치긴 했는데…, 아직 설명할 게 많네요.
비행을 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각’은 활공각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한가지만 더 설명하도록 하죠. 비행을 공부하면서, 비행기마다 날개가 달려 있는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비행기 날개가 비행기 몸체의 어느 부분에 달려 있느냐에 따라 분류할 수 있어요. 날개가 몸체의 가장 윗부분에 달리면 ‘고익기’ , 중간에 달리면 ‘중익기’, 몸체의 바닥에 달리면 ‘저익기’ 라고 해요.이들의 위치는 비행기 만드는 사람이 마음대로 정한 게 아니라 조종사의 시야, 이착륙 시 필요한 안전거리, 비행기 운행 시 필요한 힘 등을 고려해 쓰임새에 맞도록 알맞은 위치에 날개를 부착한 거죠.이때 비행기마다 몸체에 알맞은 날개 위치는 나비에-스톡크스방정식을 이용해 계산한 뒤 붙인답니다.
새들은 비행기 날개의 분류로 따지면 고익기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새들이 나는 힘(양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해 비행할 수 있는 거거든요. 비행기 날개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상반각’ 이에요.
일반적으로 비행기 날개를 좌우로 기울이면 기울어진 날개 쪽으로 비행기 몸체가 쏠리죠. 이럴 때 비행기가 다시 균형을 잡으려면 상반각의 원리를 잘 알아야 해요. 블루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바로이 부분이거든요. 한쪽으로 몸이나 날개가 기울면 추락하는 기분이 들어서, 날개가 굳어버린대요. 그래서 차근히 상반각을 설명해주기로 했죠.
상반각은 비행기를 정면에서 봤을 때, 그림과 같이 날개의 $\frac{1}{4}$ 지점과 수평면이 이루는 각을 말해요. 날개의 가장 바깥쪽 부분이 꺾여 있는 경우도 있고, 몸체와 맞닿아 있는 부분부터 바깥쪽으로 갈수록 여러 번에 걸쳐서 꺾여 있는 경우도 있죠.
날개의 상반각이 큰지 작은지에 따라 날개가 기울어졌을 때 원래의 상태로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느냐가 결정됩니다. 상반각이 클수록, 양 날개에 작용하는 힘의 크기가 달라지면서 더 빨리 회복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순간적으로 비행기 몸체가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야 하니, 위험성을 무시할 순 없겠죠. 때에 따라 알맞은 비행을 안전하게 하려면, 날개를 어떤 각도로 펴야 하는지 반드시 잘 알아야겠죠?
*상승기류
위쪽으로 향하는 공기의 운동을 말한다. 예를 들어 따뜻해진 공기덩어리가 부력에 의해 떠오르거나, 산의 경사면을 따라 바람이 불 때 상승기류가 생긴다.
나비에-스톡크스 방정식
비행기마다 몸체에 알맞은 날개 위치는 나비에-스톡크스방정식을 이용해 계산한다. 나비에-스톡크스방정식은 비행기를 만드는 유체역학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정식 중 하나다. 예를들어 3차원 나비에-스톡크스방정식의 해를 구해 헬리콥터가 비행할 때, 헬리콥터 날개의 성질을 파악할 수 있다. 보통 이 결과는 헬리콥터 날개의 디자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날개 위치에 따른 특징
고익기의 날개는 조종사의 시야가 넓게 확보되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날개가 비행기의 무게중심보다 위쪽에 있어서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비행기의 자세를 바꿀 수 있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비행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고익기는 군용 수송기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표 여객기 보잉747은 저익기 형태다. 대부분의 여객기가 저익기인 이유는 날개가 지면에 가까울수록 이착륙 시에 받는 충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날개가 몸체 아래쪽에 있어 시야가 넓게 확보돼 방향전환이나 상승비행 중 조종사가 안전비행을 할 수 있다. 중익기는 고익기와 저익기의 중간 형태고 흔히 전투기에 많이 사용된다. 땅에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고익기의 특성과 기동성이 좋은 저익기의 장점을 모아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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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힘을 알면 비행이 보인다
PART 4 수학으로 날아오른 블루의 첫 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