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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왜 수학시간에 전자계산기를 쓰려고 하지?

왜 수학시간에 전자계산기를 쓰려는 걸까? 공학적 도구 활용을 연구하는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장경윤 건국대 수학교육과 교수는“전자계산기를 이용하면 계산 자체보다 해석하고 생각하는데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며 “다양한 사례를 다루게 해 학생들을 수학적 탐구와 문제해결 활동에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줄어든 계산 시간만큼 개념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실생활 문제해결력을 높여줘

특히 전자계산기가 있으면 실생활에서 쓰는 현실적인 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생활에서 쓰는 수는 복잡한데다 매우 크다. 그러나 실생활 문제를 다룬 현행 교과서엔 계산 시간을 줄여주려고 이보다 작은 수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통계 분야를 보면 교과서에서는 대상을 주로 100명 수준에서 분석한다. 하지만 실제로 보통 1000명 이상을 다루며, 국가 수준에서는 수십만 명에서 수천만 명까지 다룬다. 현재는 무늬만 실생활 교과서인 셈이다. 많은 성인들이 학교에서 어렵게 배운 수학을 사회에서 쓸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수학 교사가 전자계산기 같은 공학적 도구를 활용하면 도형이나 그래프를 시각화해서 보여줘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수학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프를 칠판에 직접 그려서 보여줄 수도 있지만 정확한 값을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는 반면, 전자계산기는 누구나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권오남 교수는“전자계산기라는 도구를이용해 수학을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학생들에게새롭고 흥미로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지적 호기심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수학 학습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계산기가 학생들에게 수학을 좋아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전자계산기를 수학시간에 활용하는 정재훈 창원과학고 교사는“같은 계산이 반복되거나 복잡하지만 수학실력 향상과 무관한 계산일 때 전자계산기가 유용하다”며“학생들이 값을 빨리 확인하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적극 활용한다”고 말했다. 실생활에는 정형화된 과정이나 공식을 적용하기 어려운데, 전자계산기가 도입되면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어 문제해결력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수학적 사고력을 높이는 데 필요
 

서울 버스는 요일에 따라 평일, 토요일, 공휴일과 일요일 3단계로 나누고, 시간대에 따라 출퇴근, 오전·오후, 새벽 3단계로 나눠 총 9단계로 배차시간을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노선버스가 오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행한다. 버스가 출발점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평균 3시간이 걸린다. 이때 평균 배차시간을 6분에 맞추는 데 필요한 버스의 최소 대수는?

전자계산기가 없다면 이 문제처럼 버스 대수 이상의 답을 요구하기가 어려우며, 학생들은 많은 고민없이 계산하며 답을 구한다. 하지만 전자계산기를 활용한다면 조금 더 복잡한 상황을 제시할 수 있어단순한 계산을 넘어서는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과 한적한 새벽과낮 등 시간대별 운행 시간을 추가할 수 있다. 또 시간대별 승객수와 출퇴근 시간에 못 탄 승객수까지추가해 승객을 모두 태울 수 있는 차량 대수를 구하도록 문제를 바꿀 수 있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은 시간대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해야 하므로 답을 찾으려면 기존 문제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로 학생들은 다양한 생각을 하게 돼 사고력이 증진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수학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수학적 사고력 향상’이다. 전자계산기 사용도 여기에서 출발했다. 권기석 교과부 수학교육정책팀 팀장은“수학의 본질은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수학교육으로 키운 사고력은 다른 교과에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수학교육의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학교육이 사고능력보다 연산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며 연산능력보다는 증명하고 추론하는 사고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권기석 팀장은“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전자계산기가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계산기를 수학시간에 쓴다는 것은 계산은 기계의 도움을 받고 개념 이해와 과정에 더 집중시키려는 의도다. 전자계산기를 쓰면 수학적 추론과 문제해결, 의사소통, 추측과 설명 등에 더 집중할 수있다. 또 시험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로 바뀔 수 있다. 전자계산기를 사용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문제해결력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사람이 3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실생활 수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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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어떨 때 전자계산기를 쓰나?
PART 3. 왜 고등학교에서 쓰나?
PART 4. 전자계산기 도입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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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도움

    권오남 교수
  • 도움

    장경윤 교수
  • 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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