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수학교육개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황선욱 숭실대 수학과 교수는“위원회의 14명 전원은 원칙적으로 전자계산기 사용에 찬성한다”며“언론에서 잘못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전자계산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전자계산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것. 이에 수학동아는 전자계산기 도입에 관한 오해와 진실 4가지를 소개한다.
1 전자계산기 쓰면 수학실력 떨어진다?
미국의 김숭운 수학교사는“전자계산기는수학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반면,수학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기기 사용조차도 어려워한다”며“수학실력을 떨어뜨리기보다 오히려 높이는데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실력이 떨어진다는 경험적인 연구결과는 없다”며“반면 공학적 도구를 잘 이용하면 수학학습에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다만 전자계산기가 어느 정도의 계산력 약화를 초래할 개연성은 있다”며“전자계산기 도입을 문제해결력과 계산력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둘 것인가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산력과만 관련지으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학적 사고력을 높이고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킨다는 장점을 보고 전자계산기를 써야 한다는 뜻이다.
2 전자계산기 올해부터 쓴다?
교과부가 밝힌 올해 계획은 고교 평가에서 전자계산기 같은 공학적 도구를 사용했을 때의 장단점을 연구하겠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올해 고교 평가에서 전자계산기를 만날 가능성은 없다. 권기석 팀장은“전자계산기 사용에 대해서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나와도, 사용하기까지 적합한 수업안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며“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시범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자계산기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먼저 교과과정과 교과서를 바꾸고, 수학교사의 공감을 얻어 교사 연수와 평가문항 개발이 이뤄져야 하며, 전자계산기 구입도 국가가 보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싱가포르는 교과과정을 그대로 둔 채 전자계산기를 도입했다가 별로 달라지지 않아 최근 수학교육체계를 크게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자계산기가 본격적으로 쓰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 우리나라는 전자계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수학교육에 전자계산기를 이번에 처음 도입하려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2년 6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전자계산기 사용을 권장해 올해로 20년째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사용이 다소 완화됐다.
현재 과학고를 중심으로 일부 학교에서 전자계산기를 사용해 수학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수학평가에 도입할 경우 지금보다 파급효과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계산기를 시험에 쓴다면 수업이나 평소 수학 공부를 할 때도 써야 하니까.
4 모든 나라에서 수학교육에 전자계산기 쓴다?
2007년 ‘수학과학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TIMSS)’에 따르면 정책적으로 수학교육에 전자계산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도 있지만 실제 수학교육 현장에서는 조사 대상 50개국 모두가 조금이라도 사용하고 있다. 미국, 호주, 핀란드 같은 나라는 정책적으로 전자계산기를 허용하고, 우리나라와 일본은 교육과정에서는 허용하나 시험에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정책과 다소 다른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TIMSS 조사 대상 학생 5488명 중에서 전자계산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교사에게 수학을 배우는 학생 비율이 42%나 됐다. 또 답을 확인하거나 반복계산, 복잡한 문제해결에 1~6% 정도의 학생만 전자계산기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일본도 비슷했다. 반면 2009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위를 한 싱가포르나 3위를 한 홍콩은 조사에서 50~70%의 학생이 전자계산기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인도네시아처럼 전자계산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도 10% 이상의 학생이 전자계산기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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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전자계산기가 수학실력을 올려준다고??
PART 1. 왜 수학시간에 전자계산기를 쓰려고 하지?
PART 2. 어떨 때 전자계산기를 쓰나?
PART 3. 왜 고등학교에서 쓰나?
PART 4. 전자계산기 도입에 관한 오해와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