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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교과과정이 전자계산기를 이용할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통계와 확률처럼 큰 수를 다루거나 복잡한 계산이 필요할 때 전자계산기를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고등학교 수준에서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만들 경우 다루는 수는 초등학교나 중학교보다 훨씬 크고 대상도 복잡하다.

또 고등학생 정도면 계산력이 일정 수준에 이르러 전자계산기 때문에 계산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적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비해 자기 조절 능력도 높아 불필요한 계산에까지 전자계산기를 사용할가능성도 낮다. 게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활동을 할 수도 있는데, 이때 현장에서 쓰게 될 전자계산기를 미리 쓰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셈이다.


그래프나 도형을 이용한 시각적 효과

그렇다면 어떤 전자계산기를 사용할까? 미국 고등학생은 수식이나 값을 넣으면 그래프나 표를 그려주는 그래픽 계산기를 쓴다. 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 Ti83와 Ti84등이 쓰이는데,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SAT)에도 쓰인다. 국내 이공계 대학생이 쓰는 카시오 FX9860, 샤프 EL9900 등도 그래픽 전자계산기다.

이들 그래픽 전자계산기의 주요한 기능은 도형과 함수, 행렬, 표, 확률, 그래프 기능이다. 그래픽 전자계산기에서 2차 이상의 함수를 그래프로 그린 뒤 특정 부분을 계속 확대해보자. 이때 확대한 부분이 미분했을 때 0이 되는 극점이라면 어느 시점에 직선으로 바뀐다. 하지만 극점이 아니면 아무리 확대를 해도 직선으로 나타나지 않고, 곡선으로 나타나거나 뾰족한 점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그래프는 미분 같은 어려운 수학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미국 같이 전자계산기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나라를 참고할 때 우리도 도형이나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그래픽 전자계산기를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 과정을 미리 공부하거나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전자계산기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미국 뉴욕 존 아담스 고교의 김숭운 수학교사는“전자계산기를 미적분 계산에도 쓰는 이유는 값을 구하는 것보다 전자계산기에 나타나는 그래프 등을 보면서 기울기나 면적의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것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전자계산기를 이용해 수치해석 방법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는데, 이때 세상의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많은 나라에서 수학 시험을 볼 때 전자계산기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사진에 미국 고등학생이 주로 사용하는 Ti84 전자계산기가 보인다.



계산력 부족한 학생에게는 안경과 같아

전자계산기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에게만 유용할까? 그렇지 않다. 고등학생인데도 초등학생 수준의 계산력을 보이는 학생이 있다. 전자계산기는 이들이 고등학교 과정을 따라가게 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또 숫자에 약하지만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도 좋은 도구가 된다. 장경윤 교수는“전자계산기를 안경 같은 도구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눈이 나쁠 때 안경을 쓰고 보듯 전자계산기로 부족한 계산력을 보완해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오래전부터 전자계산기를 쓰고 있는 호주 빅토리아주의 수학문제를 보고 우리 수학교육의위기감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간단했지만 처음에는 문제가 굉장히 어려워 보였다는 것.상황이 복잡하고 응용이 필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은 수학실력이 뛰어나지만 현재의 수학학습으로는 그런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수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장 교수는“전자계산기는 중학교에서도 필요하다”며 직사각형을 잘라 부피가 최대인 상자를 만드는문제를 예로 들었다. 이 문제는 중학교 1학년 정도가 관심을 가질 주제인데, 3차 함수 미적분을 다루는 고등학교 때가 돼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중1 때는 부피를 구하는 식만 세우고 끝나기 때문에 이런문제의 현실감을 느낄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를 풀게 되는 고등학생들은 상자의 부피에는 관심이 없는 나이라는 것. 오히려 학생에게 맞지 않는 주제나 소재를 다뤄 수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그래픽 전자계산기를 쓴다면 3차 함수 미적분을 배우지 않더라도 중학교 1학년 때 값을 구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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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전자계산기가 수학실력을 올려준다고??
PART 1. 왜 수학시간에 전자계산기를 쓰려고 하지?
PART 2. 어떨 때 전자계산기를 쓰나?
PART 3. 왜 고등학교에서 쓰나?
PART 4. 전자계산기 도입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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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도움

    장경윤 교수
  • 도움

    권오남 교수
  • 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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