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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지도, 어떻게 그리는 걸까?

지도, 어떻게 그리는 걸까?
 

지구본 위에 소복이 쌓인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지구본을 이리저리로 돌려봤다.

익숙한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지난 3월 11일 대지진으로 고생한 일본을 지나 손가락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의 북쪽 연안까지 닿았다. 빙글빙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이번엔 서쪽 방향으로 가봤다. 중국, 인도를 지나 어느새 아프리카다. 지구본으로 세계를 둘러보니, 왠지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세상을 한눈에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아무래도 지도를 가져와야겠다.

책꽂이에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세계지도가 꽂혀 있다. 문득 호기심이 생겨, 바닥에 나란히 펼쳐보았다. 어라? 그런데 두 지도가 좀 다르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세계지도
 

왼쪽 지도(①)의 *위선과 *경선은 모두 직선인데, 오른쪽 지도(②)는 위선만 직선이고 경선은 지구본을 꾹 눌러 펴놓은 것 처럼 곡선으로 돼 있다.

또 왼쪽 지도(①)는 오른쪽 지도(②)에 비해 남극이 엄청 크다. 지구본과도 크기가 다르다. 혹시 지도를 그린 사람이 실수한 걸까?

가만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구본과 지도에 그려진 나라의 크기가 각각 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구의 표면은 곡면인데, 지도는 평면에 그려진 그림이 아닌가. 그러니 다를 수밖에.

그렇다면 같은 종이지도인데도 서로 다른 너흰 정체가 뭐냐? 분명 지도를 그리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두 지도는 서로 다른 도법으로 그려져 남극의 크기가 각각 달랐던 것이다!

와우~. 남극 세종기지에 다녀온 것만큼 이나 짜릿하다. 만약 지구본과 지도가 없었다면 지금쯤 여행을 떠나지 못한 절망감에 허덕였을 텐데…. 지도 이 녀석, 보면 볼수록 기특하다.

거대한 지구를 어떻게 달랑 종이 한 장에 담게 됐을까. 지구를 최대한 그대로 담은 나만의 울트라캡숑킹왕짱 지도를 그리고 싶어졌다!
 

각도가 정확히 그려진 지도 vs 넓이가 정확히 그려진 지도

첫 번째 지도(①)는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가 그린 지도다. 그의 이름을 본떠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라고 한다. 그가 살았던 16세기는 대항해시대로 탐험가들에게 목표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정북(N) 방향을 기준으로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에 생기는 각도정보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래서 메르카토르는 지구의 위선과 경선 사이의 각도를 정확하게 지도에 그려냈다. 하지만 각도에 집중하니 길이가 왜곡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극지방이 실제크기보다 크게 그려졌다.

두 번째 지도(②)는 19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카를 몰바이데가 그린 지도다. 그의 이름을 본떠 몰바이데 도법 지도라고 한다. 땅의 넓이를 정확하게 나타낸다. 지구본에서 양극 지방을 지나도록 세로로 반으로 자른 뒤, 앞에 보이는 한쪽 면은 지도에 원 모양으로 그대로 그리고, 반대쪽 면은 다시 둘로 나눠 처음 그린 원의 바깥쪽으로 연장해 그렸다. 이 지도는 적도를 지나는 위선과 양극 지방을 지나는 중앙 경선의 비가 2 : 1인 타원 모양이다. 지도의 모든 위선은 직선이고, 중앙 경선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은 곡선이다. 이는 세계의 다양한 분포도나 아프리카·북아메리카 등의 대륙지도, 유럽 중심의 세계지도에 많이 이용된다.

 

직접 그리는 세계지도
 

*위선은 위도를 나타내는 선이다. 지구를 동서로 나눈 가상의 선이다. 흔히 알고 있는 적도는 위도 0°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적도를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갈수록 위도가 커져 북극점과 남극점의 위도는 90°다.
 

*경선은 경도를 나타내는 선이다. 지구를 남북으로 나눈 가상의 선이다. 경선의 기준은 본초자오선이며 영국 그리니치로 정했다. 이는 경도 0°를 나타낸다. 경선은 시간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 경도 15°마다 1시간씩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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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지도는 지구의 전개도?
Part 1. 지도, 어떻게 그리는 걸까?
Part 2. 지구의 전개도가 있을까?
Part 3. 삼각형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Part 4. 지도는 몇 가지 색으로 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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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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