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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지구의 전개도를 그리려고 마음을 먹으니, 지구의 크기를 알아야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정육면체의 전개도를 그리려면, 한 변의 길이를 알아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세계 최초로 지구의 전개도를 그린 사람이 된다니, 생각만 해도 뿌듯하다. 흐흐흐….

지금이야 지구의 크기를 이미 알고 있으니,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정보로 그린다고 해도 지구가 직육면체 모양이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엔 지구의 크기를 어떻게 알고 지도를 그렸을까?
 

✚수학으로 처음 잰 지구의 둘레

그리스의 수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기원전 200년경 최초로 지구의 둘레를 측정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다음 세 가지 가정을 세웠다.

➊ 지구의 크기는 완전한 구 모양이다.
➋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광선은 어느 지역에서나 평행하다.
➌ 평행한 두 직선과 또 다른 직선이 만나 생기는 동위각은 항상 같다.

그는 이집트의 아스완 지역에 있는 시에네 마을 우물에 하짓날(6월 22일경) 낮 12시에해가 수직으로 비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같은 시각에 시에네와 같은 경선 위에 있는알렉산드리아에서 해시계의 그림자를 재서 햇빛이 수직선과 약 7 ° 12´의 각도를 이루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를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구하기 위해 비례식을 세웠는데, 그 식은 다음과 같다.

지구의 둘레 : 두 지역 사이의 거리 = 360° : 7° 12´.

두 지역 사이의 거리는 지금의 값과 비교하면 오차가 있지만 비례식에 대입해 구한 지구의 둘레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값(약 4만km)과 비슷하다.

‘지구의 전개도?’ 순간 먹고 있던 귤을 바라봤다. 예쁘게 꽃 모양으로 펼쳐져 바닥에 버려진 귤껍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지구를 정확하게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실제 지구에서의 위치를 좌표로 표현해 지도에 일대일 대응으로 나타내서 지구의 전개도를 그리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구의 전개도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을까?

구는 평면이 아니라 둥근 곡면으로 이뤄져 전개도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원기둥이나 원뿔의 전개도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단순히 구가 곡면이어서 전개도가 없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독일의 수학자 카를 가우스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구의 전개도에 대해 수학적으로 증명했다고 해서 책을 찾아봤다. 이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구의 전개도의 없음이 증명됐다! 가우스의 증명을 이해해보자. 만약 구의 전개도를 그리려면 구면의 *곡률을 알아야 하고, 구면의 곡률을 계산하려면 곡선의 곡률을 먼저 알아야 한다. 곡선의 곡률은 접원의 반지름의 역수로 구한다. 자세히 살펴보자.

 *곡률이란 곡선 또는 곡면의 굽은 정도를 말한다.

✚구의 전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가 증명한 ‘놀라운 정리’ 를 이용하면, 구의 전개도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할수 있다. 이 정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곡면을 다른 곡면 위로 옮기려면 대응하는 모든 점의 곡률이 일치해야 한다.’

지구의 곡률을 구해보자. 지구 위에 있는 임의의 한 점에서의 *평면곡선은 항상 반지름이 지구 반지름(R)과 같은 원(대원)이 된다. 따라서 평면곡선 곡률의 최댓값과 최솟값이 모두 1/R로 같아 지구의 *가우스 곡률은 1/R²이 된다. 지구를 평면 위로 옮길 수 있다고 가정하면, 평면 위의 곡률도 1/R²이 돼야 한다. 하지만 평면에 그린 원 위에 존재하는 한 점의 평면곡선은 직선이 돼 곡률이 0이 된다.

‘놀라운 정리’에 의해 지구는 곡면 위의 곡률과 평면의 곡률이 같지 않아 전개도를 그릴 수 없다. 구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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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지도는 지구의 전개도?
Part 1. 지도, 어떻게 그리는 걸까?
Part 2. 지구의 전개도가 있을까?
Part 3. 삼각형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Part 4. 지도는 몇 가지 색으로 칠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