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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으로 나간 AI, 우주 정착 앞당긴다!

 

AI 이용하는 인간의 통찰력이 중요

 

최근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인공지능)’가 화제다. 대화형 AI로 유명한 ‘챗GPT’도 그중 하나다. ‘AI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여러 종류의 AI가 등장해 산업에 쓰이고 있다.  

 

워낙 많은 분야에서 AI가 쓰이다 보니 AI에 대한 정의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강력한 AI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로 불린다. AGI는 인간에 준하는 지적 수준을 갖추고, 인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척척 해내는 AI다. AI 진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AGI 수준까지는 개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상황을 두려워하는 이도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런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인간이 수학을 잘할 필요는 없다. GPS가 작동하는 원리에는 상대성 이론이 들어 있지만, 모든 사용자가 상대성 이론을 잘 알 필요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AI를 제대로 잘 활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수학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확률과 통계는 AI를 학습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하며, 선형대수나 미적분도 중요한 수학적 도구로 쓰인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AI가 성장하기 위해서도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빅데이터와 기계학습이 AI의 필수 요소인 셈이다. 빅데이터는 그 이름에 ‘크다’라는 뜻이 들어 있어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데, 빅데이터의 원래 정의는 ‘어떤 주제로 수집된 모든 데이터’다. 크다가 아니라 ‘모든’이라는 말에 빅데이터의 본질이 들어 있다. 

 

빅데이터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2002년에 미국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11년간 일본 스모 경기의 결과 3만 2,000건을 ‘모두’ 분석해 승부 조작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경기 동영상도 사진도 아닌 글자로만 구성된 경기 결과의 전체 데이터 크기는 몇 메가바이트 수준이었다. 고화질 사진 한 장도 안 되는 크기지만, ‘모든’ 경기 결과를 담고 있으니 분명 빅데이터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인간의 통찰력’이다. AI가 승부 조작을 밝힌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빨리하는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인간이 승부 조작 가능성이 있는 시합을 추려낸 것이다. 인간의 통찰력은 여차하면 테라바이트 규모가 되는 빅데이터를 대상으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이처럼 인간과 AI는 함께 학습하며 상호 보완해야 한다. 

 

AGI가 화성 개척 앞당긴다!

 

AI는 우주 분야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장비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드는 최적화 설계와 관측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캐나다 스타트업 ‘AIR(AI Redefined)’은 인간과 AI의 상호학습을 가치로 내걸고 창업한 회사다. AI 오픈 소스 플랫폼인 ‘코그먼트(Cogment)’를 개발해 서비스하는데, 인간과 AI가 서로 학습해 나가면서 실시간으로 복잡한 도전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돕고 있다. 운송, 건설, 에너지, 항공 우주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비상 대응, 교통 관제, 물류 수송과 같은 일은 작업량이 실시간으로 변해 순간 대응이 중요하다. 이런 일은 AI가 모든 것을 판단하기 힘들며, 인간이 해도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인간이 결정의 주도권을 쥐고, 시스템을 운용하는 동안 AI에게 현장에 투입할 자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최적인지 알아내는 2차 임무를 맡기는 게 효율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AI는 실제 상황에 관한 학습을 하고, 나중에 이 일을 처음 맡은 인간을 훈련시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실제에 가까운 모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이 인간의 학습 과정에 AI를 도입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정 사용자의 약한 부분을 AI가 감지해 강화학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도 가만 보면 학습 주체는 인간이고, AI는 인간의 교육을 위한 보조도구로 쓰인다.

 

더욱 많은 사람이 우주 탐험과 개척에 나서게 될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인간-AI 상호학습과 훈련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구의 생활과는 많이 다를 우주 환경에서 맞닥뜨릴 비상 상황은 우주 개척 임무의 다양성에 비례해서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결정을 주도하는 주체로서 AI 개발이 이뤄졌고, AI가 결정의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제한적 조건에서 조금씩 등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주 개발이 본격화되면 AI에게 결정권을 줘야만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통신 속도의 한계 때문이다. 지구와 달 사이의 왕복 통신은 대략 3초 남짓 걸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지구에서의 원격 제어 또는 인간의 결정을 큰 지연 없이 전달하기가 가능하다. 더구나 달은 지구의 위성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거리가 항상 일정해 통신 지연 시간도 똑같이 일정하다.

 

반면, 화성은 여러모로 다르다. 화성의 지구 근일점과 원일점에서의 왕복 통신 지연은 각각 6분과 45분으로 차이가 크다. 현장의 상황을 보거나 들은 후 명령을 내리고 이를 현장이 다시 받기까지 최소 6분이 걸린다면 실시간 대처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화성에서 많은 수의 인간이 장기 거주할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그 전에는 반드시 AI 로봇에 의한 탐사와 개척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도 몇몇 기계가 훌륭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지구에서 원격 제어를 하는 성격이 강하다.

 

의미 있는 규모로 화성 개척을 실행하려면 자체 판단 능력을 갖춘 AGI 수준의 로봇을 먼저 보내 알아보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입체적으로 사물을 보는 스테레오 비전을 갖춘 자율 주행 로봇과 드론이 화성 표면의 지형 정보를 더 정밀하게 만들어내면 인간의 장기 거주를 더 잘 준비할 수 있다. 

 

▲  2022년 12월 지구를 떠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무인 탐사차량 ‘라시드’가 4월 말에 달에 착륙해 임무를 개시할 계획이다. 라시드에는 AI 장비가 탑재됐는데 이는 AI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궤도를 벗어난 사례다. 이 AI는 카메라에 잡힌 달 표면 영상을 즉시 분석해 위험 장소를 피해 안전하게 주행한다. 

 

 

2023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상돈(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
  • 진행

    조가현 기자 편집장
  • 디자인

    최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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