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scar goes to Yuh-Jung Yoon!(오스카 수상자는 윤여정입니다!)”
2021년 4월 25일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에 여우조연상을 시상하러 나온 브래드 피트는 위와 같이 외쳤다.
이로써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세계 각지에서 이미 37개의 상을 탄 그는 진작부터 오스카 트로피의 주인이 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후보들이 모두 쟁쟁했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한편 미국의 한 집에서도 TV 앞에서 숨죽여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야구 분석가 벤 자우즈머다. 시상식 하루 전날 벤은 윤 배우의 수상 확률은 61.6%로, 후보 중에서 가장 높다고 미국 연예 전문 매체인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 발표했다. 윤여정이라는 이름이 불리자 자신의 예측이 틀리지 않았다고 안도하며 맘껏 기뻐했다.
벤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응용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로야구 팀인 ‘LA 다저스’를 거쳐 현재는 ‘뉴욕 메츠’에서 야구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벤이 야구 외에 가장 관심 있는 건 바로 영화! 그중에서도 오스카다. 오스카를 향한 열렬한 팬심이 그를 수상자 예측으로 이끌었다.
첫 시작은 2012년, 대학교 1학년 때였다. 벤은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누가 상을 받을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통계 자료를 분석해 야구에서 우승팀을, 선거에서 당선인을 예측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이미 어느 후보가 수상할지 예측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봐도 오스카 수상 예측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응용수학과 학생이던 벤은 본인이 직접 해보기로 결심했다. 한 달 내내 도서관에 출석하며 방대한 자료를 모아 오스카 수상 예측 모형을 만들었다.
첫 시도치고 꽤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 20개 중 15개 부문에서 예측이 들어맞은 것이다. 2017년과 2021년에는 단 하나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적중했다. 올해는 작품상을 포함해 14개 부문에서 예측을 성공했다. 지금까지 열두 해 동안 예측한 오스카 수상 적중률은 77%나 된다.
아쉽게도 현재 소속된 야구팀과의 기밀 유지 계약 때문에 야구 분석에 관한 이야기는 풀지 못했지만, 대신 벤의 오스카 수상 예측 비결을 숨김 없이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