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늘이 가는 곳마다 실이 따라가듯, 자물쇠에는 항상 열쇠가 필요하다. 모양이 비슷비슷해 다 열 수 있을 것 같지만 자물쇠에 딱 맞는 열쇠는 하나다. 열쇠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 걸까? 비밀은 비슷해 보이는 열쇠 모양에 있다.
열쇠는 톱니 부분(홈)의 높낮이에 따라 열 수 있는 자물쇠가 달라진다. 간단히 a, b, c, d 네 부분만 생각해 보자.
열쇠 톱니 부분의 높이를 각각 0, 1, 2, 3 네 단계로 정할 수 있다고 하자.
a 부분의 높이를 0이라고 할 경우, 왼쪽 그림과 같이 서로 다른 64가지의 열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은 a 부분의 높이가 0일 때의 경우의 수다. a 부분의 높이가 1, 2, 3일 때를 더 생각해 보면 서로 다른 256가지의 열쇠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톱니 부분의 개수와 높낮이도 여러 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선단과 날 부분의 홈의 개수까지 다양하게 한다면 모양은 비슷하지만 수천 개의 서로 다른 열쇠를 만들 수 있다.
모양이 비슷한 열쇠가 서로 다른 자물쇠를 여는 원리는 무엇일까?
자물쇠가 두 개의 상자로 돼 있다고 하자. 이 두 상자는 5개의 핀으로 연결돼 있다. 핀들의 길이는 모두 다르다. 5개의 핀은 각각 높이가 다른 두 개의 핀이 한 쌍을 이루고 있다.하나의 구멍에 쌍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핀을 각각 상핀과 하핀이라 부른다. 연결된 두 상자는 자물쇠의 잠긴 상태를 나타내고 분리된 두 상자는 자물쇠가 열린 상태를 나타낸다. 두 상자를 분리하려면 상핀과 하핀의 연결 부분과 상자의 경계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핀을 들어올려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이때 핀들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빗면의 원리를 이용한다.
빗면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에너지(일의 크기) = 힘×거리
오르막길에서 경사가 급하면 올라갈 때 힘은 많이 들지만 걷는 거리는 짧다. 반면에 완만한 경사의 길을 올라가면 힘이 덜 드는 대신 걷는 거리가 늘어난다. 두 경우의 일의 크기는 같아서, 이왕이면 적은 힘으로 같은 일을 하려고 할 때 빗면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물쇠의 핀을 들어 올리는데도 힘이 적게 드는 빗면의 원리가 사용된 것이다.
간단한 실험을 해보자.
❶ 가로로 긴 직육면체를 대각선 방향으로 잘라 빗면을 만든다. 이 빗면을 핀들의 높이를 조절하기 위해 핀의 아랫부분에 넣는다.
▶ 핀의 높이는 조절되지만 경계선을 일직선으로 맞추기 어렵다.
❷ 톱니 모양의 빗면 5개를 붙여 만든 도구를 준비해 각각의 핀 밑에 넣는다.
▶ 경계선을 맞추면 상자가 열리지만 도구가 다시 빠지지 않는다.
▶ ❶과 ❷, 두 단계를 통해 핀을 한 쪽 상자에 고정해야 열 수 있다는 사실과 빗면을 대신할 도구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❸ 핀을 고정하기 위해 상자 윗부분에 용수철을 매단다. 그리고 빗면 5개를 연결한 모양을 본 따 열쇠의 톱니 부분을 도구로 준비한다.
▶ 용수철로 상핀이 고정됐으므로 하핀의 높이가 각각 달라지는데, 열쇠 톱니 부분의 높낮이는 서로 다른 하핀의 높이로 결정한다.
열쇠에 있는 톱니가 빗면 역할을 해 핀을 들어 올리면 경계선이 일직선으로 맞춰져 상자가 열린다. 상핀은 상자 윗부분에 용수철로 고정돼 있고, 열쇠의 톱니 부분이 빗면 모양이어서 상자가 열린 뒤에 열쇠를 다시 꺼낼 수 있다. 용수철에 의해 핀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상자가 다시 닫힌다. 문에 설치된 자물쇠는 이런 원리로 만들어졌다.
실린더 자물쇠
문이 잠기면 스프링을 이용해 볼트를 문 사이로 밀어 넣는다. 열쇠를 구멍에 넣고 핀을 들어 올리면 실린더가 자유롭게 분리된다. 이때 열쇠를 돌리면 실린더가 회전해서 캠이 볼트를 끌어당기게 된다. 잡았던 열쇠를 놓으면 스프링이 볼트를 뒤로 밀어서 실린더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므로 열쇠를 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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