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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공연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공연 물품을 알뜰하게 재사용하기도, 친환경 케이팝 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요.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을 만나봤어요.

6월 5일, 기자는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한 대형 창고를 찾았어요. 일반 창고와 분위기가 사뭇 다른 이곳은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위한 창고, ‘리스테이지 서울’이랍니다. 창고 안에는 한복과 드레스 등 여러 의상부터 악기와 무술 도구까지 알록달록한 소품들이 가득했어요. 창고에 방문한 사람들은 거울 앞에서 고심 끝에 고른 옷을 몸에 대보고, 줄자로 소품의 길이를 재기도 했어요.

  리스테이지 서울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연 물품 공유 플랫폼이에요. 5000개가 넘는 무대 소품 및 의상들을 보관하는 의상·소품 창고와 대형 가구처럼 부피가 큰 물품을 보관하는 대도구 창고로 나뉘어요. 공연에 필요한 물건을 리스테이지 서울에서 빌릴 수도, 공연이 끝난 후 쓸모 없어진 물건을 맡길 수도 있어요. 리스테이지 서울은 2024년 총 3416개의 물건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줬답니다.

공연 물품은 부피가 커서 보관하기 어려워요. 또 일상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서울문화재단 무대기자재공유센터 김유미 주임은 “리스테이지 서울이 문을 열기 전에는 서울 시내에서 열린 공연에 설치한 가벽, 바닥 합판의 80% 이상이 공연이 끝난 후 폐기됐다”고 말했어요. 공연 물품을 빌리고 빌려주는 문화가 퍼지면 버려지는 공연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김유미 주임은 “공연예술인뿐만 아니라 공연을 하고 싶은 학생들도 리스테이지 서울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들이 창고에서 필요한 물품을 빌리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친환경 케이팝 공연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바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케이팝 팬의 모임 ‘케이팝포플래닛’이에요. 케이팝포플래닛은 지난 2021년부터 연예기획사에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공연을 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케이팝포플래닛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해 공연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어요. 또, 공연 물품을 옮기거나 이동할 때 전기차나 바이오디젤● 자동차처럼 매연을 덜 배출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을 사용하라고 제안했어요. 

케이팝포플래닛 김나연 캠페이너는 “어린이들이 케이팝 공연을 관람하며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어요. 다만 “공연장에 방문했을 때 친환경 공연 관람법을 하나씩 실천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케이팝포플래닛

▲모두예술극장

➊ 2025년 5월 상연한 연극 <햄릿> 무대에는 리스테이지 서울에서 빌린 왕관과 검, 의자 등이 쓰였다.

▲연예기획사 하이브

➋ 하이브는 공연장에 걸린 현수막을 폐기처분하는 대신 가방과 지갑으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