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미 약충 5단계 발달 과정
참매미 약충은 다음 단계로 커질 때마다 몸집이 약 두 배씩 커지며, 1령부터 3령까지는 몸이 흰색 빛을 띠고, 4령과 5령은 갈색빛을 띤다. 참매미 약충은 땅속에서 입으로 나무뿌리를 찔러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
알에서 깨어난 매미 약충은 어떻게 될까? 매미 약충이 땅속에서 어떤 일을 겪는지 과학자들은 잘 모르고 있었어. 그런데 이번에 참매미 약충이 5단계 발달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대!
지사탐 대원들과 함께한 삽질?!
흔히 매미는 7년 간 땅속에서 보낸 후 성충이 된다고 알려졌어요. 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의 주기매미는 13년, 17년 주기로 성충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대부분 매미가 땅속에서 어떻게 자라고,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지 미스테리였죠.
2017년 봄,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행동생태연구실에 있던 베트남 과학기술아카데미 호아 응우옌 연구원의 요청으로 지구사랑탐사대 김신혜, 곽수진, 이원재, 유상홍, 엄재윤 대원이 모였어요. 이들은 인천, 서울 등지에서 연구자들과 함께 땅을 팠습니다. 40~50cm 깊이로 나무 뿌리나 토양 곤충들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파낸 땅속에는 다양한 크기의 매미 약충들이 있었습니다. 이원재 대원(오른쪽 사진)은 “더운 날씨에 계속 땅을 팠는데 약충은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어요. 이어 “정말 힘들었지만, 뽀얀 매미 약충을 만나는 순간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덧붙였지요.
다섯 차례의 삽질 끝에 408마리의 매미 약충을 채집했습니다. 호아 연구원은 “매미 약충을 채집하려면 땅을 파야 하는데, 도심에서 땅을 파면 모두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봤다”며, “이번 연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과정”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처음에는 인천에서 16마리, 서초에서 29마리의 매미 약충을 채집했는데, 샘플이 충분치 않아 낙담했다”면서 “다행히 노원에서 268마리가 무더기로 발견돼 모두 환호했다”고 회상했지요.
유전자 분석과 크기 분석을 통해 비밀 밝히다
연구팀은 408마리의 약충이 참매미인지 알아내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했습니다. 유전자 분석 결과 404마리는 참매미, 나머지 네 마리는 털매미, 쓰름매미, 말매미 약충이었어요.
이제 404마리의 참매미 약충의 크기를 측정해 땅속에서 몇 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치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체 몸 길이와 머리, 가슴, 배의 너비를 측정했지요. 크기 측정 결과, 다섯 단계의 참매미 약충 발달 과정이 드러났습니다.
매미 약충의 단계는 ‘령’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알에서 막 깨어난 참매미 약충 1령은 몸 길이가 평균 1.1mm였고, 2령은 2.6mm, 3령은 5.8mm, 4령은 12mm, 5령은 22mm 정도 크기였습니다. 약 두 배씩 커진 걸 확인할 수 있지요.
색깔도 점차 짙어졌습니다. 1령부터 3령 약충은 몸이 흰색이었는데, 4령은 갈색, 5령은 어두운 고동빛을 띠었습니다. 호아 연구원은 “매미의 령 연구가 드물고, 참매미 약충이 5령까지 있단 사실을 처음 밝힌 연구”라며, “이번 연구는 매미처럼 생애주기가 긴 다른 곤충 약충의 수명 단계를 구분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