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 투어 공연을 열었어요. 2017년 내한 공연 이후 무려 8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공연이었죠. 그런데 8년 사이에 콜드플레이의 공연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과연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콜드플레이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은 트램펄린처럼 생긴 기구 위에서 방방 뛰며 공연을 관람했어요. 또, 불빛이 나는 팔찌를 손목에 차고 노래를 감상했죠. 독특한 관객들의 행동에는 사실 콜드플레이가 추구하는 친환경적 가치가 담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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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뛰면 조명 켜진다
“한국에 와서 생애 최고의 관객을 만났어요.”
영국의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멤버 크리스 마틴이 관객들의 떼창을 들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콜드플레이는 4월 16~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 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공연을 펼쳤어요. 콜드플레이는 지속 가능한 공연을 실천하는 밴드예요. 콜드플레이는 2016~2017년 사이 진행한 112번의 공연에서 약 250만 t(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는 분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2022년, 새로운 월드 투어를 시작한 콜드플레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전보다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어요. 공연연출가인 플랜에이 서동현 PD는 “콜드플레이는 친환경 기술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여 친환경 콘서트를 선보인다”고 말했어요.
콜드플레이는 관객의 움직임을 전기로 만드는 기계인 키네틱 플로어를 공연장에 둬요. 관객들은 트램펄린처럼 생긴 키네틱 플로어에서 뛰거나 달리면서 공연을 관람해요. 키네틱 플로어의 바닥 타일에 들어 있는 압전 소자는 관객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진동을 전기로 바꿔요. 압전 소자는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물질로, 관객이 압전 소자를 누르면 전기 입자들이 움직이며 전기가 흘러요. 키네틱 플로어 하나당 44개의 타일이 있고, 각 타일은 한 번 눌릴 때 5~20W(와트)의 전기를 만들죠. 이렇게 만든 전기는 공연장 조명을 켤 때 쓰입니다.
4월 24일 한국의 LED 밴드 회수율이 전 세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응원봉에도 친환경 기술이 쓰였어요. 콜드플레이는 플라스틱 일회용 야광봉 대신 손목에 차는 LED 밴드를 제공해요. 이 밴드는 옥수수 등으로 만든 플라스틱인 폴리락틱애씨드(PLA)로 이뤄졌어요. PLA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서 다른 플라스틱과 달리 땅에 오랫동안 남아 있지 않아요.
또, 콜드플레이는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LED 밴드를 반납할 것을 독려해요. LED 밴드를 새로 만들고 버릴 때 발생하는 쓰레기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죠. 콜드플레이는 LED 밴드를 수거한 후 소독과 충전을 거쳐 다음 공연 때 다시 사용합니다. 4월 24일, 한국 관객들은 무려 99%의 LED 팔찌 반납률을 기록했답니다.
4월 16일 콜드플레이 공연을 관람한 김포 신풍초등학교 한지호 어린이는 “환경에 도움이 되기 위해 LED 팔찌를 반납했다”고 말했어요. 이어 “공연장에 흩날린 색종이 꽃가루도 모두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듣고 신기했다”며 공연을 관람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채민지
➊ 관객들은 공연 관람 때 응원봉 역할을 하는 LED 밴드를 사용하고, 퇴장 시 반납한다.
채민지
➋ 콜드플레이 공연에 쓰인 생분해성 색종이.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돼 흙이나 퇴비로 쓸 수 있다.
한지호